⭐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을 보고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국내에서는 출간돠지 않아서. 중국어 본을 찾아보게 되었고 제가 보기 위해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블러그 이웃분들이 많아, 블러그에 적게 되어, 혹시라도 저작권 문제가 생긴다면 이 블로그의 글은 추후에 비공개 될수 있음을 미리 말씀 드립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흑월광나온 (한국어 번역)
16장 박정(薄情)
소소는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저 한 걸음씩 지켜보며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몇 명의 산파들이 속옷 차림의 여인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 여인은 아름다운 용모를 가졌지만, 이마는 땀에 흠뻑 젖어 있었고, 눈빛에는 고통이 가득했다.
"마마! 조금만 더 버티세요!"
산파들도 이마에 땀을 흘리며 허둥지둥 움직이고 있었고, 소소가 손에 들고 있던 뜨거운 물은 어느새 누군가에게 넘겨졌다.
그녀는 사람들 사이에 밀려나 더 이상 안쪽으로 다가갈 수 없었고, 그저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걸 어쩌면 좋지?" 한 산파가 초조하게 말했다. "유비 마마께서 아침부터 진통을 시작하셨는데, 지금 해가 질 무렵까지도 아이가 나오질 않으니…"
침대 위의 유비는 이미 기력을 다해 입에 인삼 조각을 물고 있었다. 얼마간 힘을 주려 애썼으나, 결국 기진맥진해 의식을 잃고 말았다.
붉은 피가 그녀의 드러난 다리를 따라 흘러내렸다.
비록 소소는 출산 장면을 직접 본 적이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산모가 의식을 잃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역시나, 산파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곧 누군가가 결정을 내렸다.
"황제께 상황을 보고드려라… 이제, 산모를 살릴지, 아이를 살릴지를 결정해야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바깥에서 황제가 분노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런 무능한 것들! 쓸모없는 놈들! 유비 마마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 만약 그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너희 모두를 함께 저승으로 보내겠다!"
소소는 유비의 불룩한 배를 바라보았다.
이 아이는 아마도 살릴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산파들과 의녀들이 움직이려는 순간, 유비가 기적적으로 눈을 떴다.
그녀의 시선은 흐릿했고, 입술이 살짝 움직이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내 아이… 나의 아이…"
유비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제발… 내 아이를 살려주세요!"
방 안의 모든 사람이 슬픔에 잠겼고, 소소 역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황제의 명령이 떨어진 이상, 모두가 유비를 살리는 데 집중할 것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한 산파가 환희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마마! 힘을 주세요! 아이의 머리가 보입니다!"
유비는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산파가 기쁨에 차 외쳤다.
"아이가 나옵니다!"
다음 순간, 산파들이 갑자기 비명을 질렀다.
소소의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이토록 큰 소란에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제가 문을 거칠게 걷어차고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그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핏물로 물든 침상 위에 한 아기가 핏덩이 속에 누워 있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또렷한 검은 눈을 뜨고 있었다.
작은 입 사이로 드러난 것은 새하얀 송곳니였다.
그리고 침대 위의 유비는 두 눈을 크게 뜬 채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산파들과 의녀들은 몸을 떨며 하나같이 바닥에 엎드렸다.
"황… 황상… 이, 이게 도대체…"
이 기이한 존재는 태어나면서 단 한 번도 울지 않았고, 이미 이빨까지 나 있었다!
소소는 단숨에 이 아기가 누구인지 깨달았다.
바로 담태신이었다!
설마 꿈속에서 우연히 담태신의 과거로 들어오게 될 줄이야, 그것도 그가 태어나는 순간을 목격하게 될 줄이야.
황제는 유비의 싸늘한 시신을 바라보더니, 슬픔에 소리쳤다.
"괴물, 이 끔찍한 괴물! 당장 죽어라!"
그러나 갓 태어난 사내아이는 그 소리에도 아링곳 하지 않고 해맑게 웃었다.
그 순진하고도 천진난만한 모습이 오히려 섬뜩하기 그지없었다.
산파 중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아기의 입가에는 선혈이 묻어 있었고, 칠흑 같은 눈동자로 소소를 똑바로 응시했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공간이 일그러지듯 뒤틀렸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을 때, 누군가가 낮은 목소리로 소소의 귀에 속삭였다.
"불쌍한 분, 저 버려진 악귀를 네 손으로 거둬야 한다니. 냉궁에 몇 날 며칠을 내버려 둬서, 이제는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할 것이다."
그 말을 남긴 궁녀는 조용히 사라졌고, 소소는 어느덧 한 궁전 문 앞에 홀로 서 있었다.
잠시 망설인 끝에 그녀는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에는 시든 풀더미 곁에 너덜너덜하게 찢어지고 피로 얼룩진 포대기가 내팽개쳐져 있었다.
알고 보니, 유비가 죽은 후 담태신은 이곳에 버려졌던 것이었다.
그것도 며칠이나 지난 상태였다.
소소가 다가갔다.
이것이야말로 마신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포대기 속의 ‘작은 마물’은 처참한 모습이었다.
포대기는 온통 흙과 마른 풀 조각으로 더러워져 있었고, 밖으로 드러난 그의 팔에는 온갖 모기 물린 자국이 가득했다.
게다가 여기저기 긁힌 상처와 넘어져 생긴 상처까지, 얼굴은 너무 더러워져 원래 모습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기저귀를 갈아주는 사람도 없었기에, 포대기에서는 지독한 악취가 났다.
그의 작은 몸은 계속 떨리고 있었고, 죽은 쥐를 꼭 끌어안은 모습은 마치 이 세상에서 유일한 희망을 붙잡고 있는 듯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자신을 돌봐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자신을 위해 울어줄 이조차 없다는 것을.
그의 몸은 심하게 다쳐 있었고, 입술은 검푸르게 변해 있었다.
소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녀는 그의 잔혹함을 목격했고, 동시에 그의 불쌍함과 나약함도 보았다.
그러한 모순된 감정은 그녀가 오백 년 전으로 넘어온 순간부터 줄곧 그녀의 마음을 괴롭혀 왔다.
만약 선택할 수 있다면, 그가 어린 시절일 때 죽이는 편이 나았을 것이다.
소소는 그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사골(邪骨)이 존재하는 한 마신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를 죽일지 말지는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녀는 몸을 숙이고 아기를 들어 올리려 했지만, 그때 바깥에서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소소는 얼른 몸을 숨겼다.
그녀가 본 것은, 바로 그날의 연분홍색 옷을 입은 궁녀였다.
붉어진 눈으로 방에 들어온 궁녀는 담태신을 품에 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불쌍한 우리 유비마마... 소전하(小殿下. 작은 전하, 왕의 자녀)... 소전하..."
궁녀는 슬픔을 참지 못한 채 오랫동안 울었고, 결국 입술을 질끈 깨물며 아기를 안고 떠났다.
소소는 생각에 잠겼다.
아마도 이 궁녀는 유비가 가장 신임했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담태신이 유비를 죽게 했다는 사실을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유비가 마지막 순간까지 지키려 했던 혈육이기에 차마 외면하지 못했던 것이리라.
그래서 결국, 버려진 담태신을 데려간 것이었다.
소소가 따라가려는 순간,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녀는 체념하며 생각했다. 또 강제로 장면이 전환되려나 보다.
소소가 다시 눈을 떴을 때 소소는 작은 새끼 고양이가 되어 있었고, 그 앞에 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궁녀가 말했다. "자, 다시 한 번 해봐."
남자아이는 고개를 기울이더니, 순순히 따라 했다. "멍!"
궁녀들은 입을 가리고 웃었다.
누군가가 탕후루 한 꼬치를 던졌다. "자, 주워 가."
아이는 재빨리 뛰어가 탕후루를 집어 들고, 묻은 흙도 신경 쓰지 않은 채 고개를 숙여 입에 넣었다.
그때, 연분홍 옷을 입은 궁녀가 성난 얼굴로 나타났다. "너희들 지금 뭐 하는 거야!"
궁녀들은 입을 삐쭉이며 흩어졌다.
연분홍 궁녀는 눈물을 머금고 아이를 일으켜 세우며 화난 듯이 말했다.
"전하, 어째서 이렇게까지 하십니까? 우리가 몰락했다고 해도, 당신은 황자이고 주인이십니다. 그런데 어찌 하인인 궁녀들에게 무릎을 꿇고 짐승 흉내를 내다니요!"
담태신은 순진한 얼굴로 고개를 들고 말했다. "란안, 그들이 제가 개처럼 짖으면 먹을 것을 준다고 했어요."
그는 입속의 사탕 조각을 씹으며, 바삭거리는 소리를 냈다.
란안은 분노에 차 말했다. "전하, 자존심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담태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자존심이 뭐예요?"
그의 새까만 눈동자에는 조금의 수치심도 없었다.
란안은 순간 아찔했다.
이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끄러움을 모르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란안은 입술을 달싹였다. "그건…… 그들이 전하를 조롱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래요?" 담태신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방금 전까지 있던 순진함을 지우고 차분히 물었다. "하지만 먹을 걸 주지 않았나요?"
란안은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요."
담태신은 입속의 사탕 찌꺼기를 삼키고, 혀로 입술을 핥았다. "그렇구나……"
이 모든 광경을 소소는 작은 새끼 고양이의 모습으로, 정원석 위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이틀 후, 연못에서 한 궁녀의 시신이 떠올랐다.
바로, 그에게 개 흉내를 내게 했던 궁녀였다.
그녀의 몸은 부풀어 올라 있었고, 시체는 흉측하게 변해 있었다.
소소는 고양이 발로 머리를 감싸 안으며 생각했다.
대체 이게 무슨 악몽이란 말인가!
소소가 다시 깨어났을 때, 소소는 어느 방 안의 어떤 선반 위에 있는 물건이였다.
방 안에서는 란안이 어린 소년을 안쪽으로 밀어 넣고 절망하며 울부짖었고 있었다.
"내가 잘못했어! 널 구하지 말았어야 했어! 폐하께 정을 생각해 한 번만 봐달라고 애원하지 말았어야 했어! 넌 유비 마마의 아이가 아니야, 넌 괴물이야!"
"란안?"
"그만!" 란안은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전하가 감히… 삼(三)황자를 독살하려 하다니!"
"그는 먹지 않았잖아." 담태신은 잠시 생각하더니, 얌전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결국 먹지 않았으니까. 그러니 화내지 마."
"그건 제가 막았기 때문이에요!" 란안은 입술을 떨며 말했다. "나는 전하를 더 이상 가르칠 수 없어요. 이제부터 전하가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닙니다."
담태신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 "란안도 날 배신하는 거야?"
란안은 대답하지 않고, 그를 밀쳐내고는 폭우 속으로 사라졌다.
담태신은 조용히 방석 위에 앉았다.
번개가 하늘을 가르며 그의 창백한 얼굴을 비췄다. 그는 얼굴 근육을 움직여 보며 순진하고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려고 했다.
그러나 곧 원래의 냉담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그의 싸늘한 표정을 보며, 소소는 깨달았다. 그는 전혀 상처받지 않았다. 어쩌면 속으로는 '란안도 날 배신했으니, 죽어 마땅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그것이 바로 '천생 사골(邪骨)'이란 것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피에 굶주리고, 폭력적이며, 살아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존재.
그는 동정심도, 연민도, 부끄러움도 없었다.
어쩌면…… 소소는 멍하니 생각했다. 그는 사랑과 감정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본디부터 차가운 존재로 태어난 것일 뿐.
그래서 아버지는 사골을 지닌 자는 영원히 감화될 수 없다고 했던 걸까.
란안은 그에게 그렇게 잘해주었고, 그를 키워주었지만, 그는 란안을 바라볼 때조차 무심하고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란안이 그를 떠나자, 그는 아쉬워하지 않았다. 단지 불쾌하고 짜증이 난 것뿐이었다. 그의 새까만 눈동자는 깊은 어둠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그때 번개가 번쩍이며 방 안을 환히 밝혔다. 담태신은 문득 높은 제단 위를 바라보았다.
거기엔 유리로 만든 신녀상이 서 있었다.
유리는 맑고 투명했으며, 신녀는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었다. 층층이 겹쳐진 치마자락, 미간에 찍힌 붉은 주사(朱砂).
그녀는 손에 검을 쥐고 있었다. 용감하면서도 성스러웠다.
담태신은 눈을 깜박이지도 않고 유리 신녀상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소소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런데 다음 순간, 그는 갑자기 제단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가 반쯤 올라갔을 때, 발이 미끄러져 아래로 떨어졌다. 날카로운 나무 조각이 그의 피부를 파고들어 세 치나 되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러나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더니, 다시 기어올랐다.
소소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제발 올라오지 마!'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한 끝에, 결국 그는 유리 신녀상을 손에 넣었다.
그는 피로 얼룩진 손으로 신녀상의 뺨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었다.
여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정말 예쁘다."
긴 머리와 이마에 붉은 주사(朱砂. 신의 상징).
검을 쥐고, 용감하고 성스러운 신녀. 어둠이 갈라지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존재가 되었다.
그는 손바닥 위에 놓인 유리 신녀상을 응시하며, 피 묻은 손으로 그녀의 몸을 천천히 자신의 피로 물들이기 시작했다.
소소는 그의 차가운 손길을 느끼며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건 진짜 미친놈이야!"
그러니까, 그녀가 지금 빙의된 이 몸, 도대체 뭐란 말인가?
<계속>
* 이번 회차에 너무 잔인하게 묘사된 부분은, 완화해서 약간 수정, 삭제하였습니다.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 장월신명 드라마와 원작소설(#黑月光拿稳)가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https://m.blog.naver.com/acgmt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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