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layout-aside-right paging-number">
본문 바로가기
[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 37장. 제물로 바치다 (黑月光拿稳 한국어 번역)

by 그릿몬스터 2025. 4. 25.

  본 글은 국내 미 출간된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무단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흑월광나온 (한국어 번역)

37장. 제물로 바치다



소소는 새로 온 낮선 사람이었고 옷차림도 초라했다. 몇몇 귀족 출신의 아가씨들은 그녀를 새 황제를 유혹하는 계획에 끼워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푸른 옷을 입은 연완이 말했다. “운아, 내가 미리 알아봤는데, 새 황제 곁에는 아직 후궁이 없어. 그는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니까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아무 반응도 없을 리가 없지. 우리가 기회를 잘 잡기만 하면, 요괴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거야.”  

확실히, 이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조운아였다.  

그녀는 분홍색 귀족 아가씨들의 옷를 입고 있었고, 사람들 속에서도 단연 돋보였다. 설령 슬픔에 젖은 표정을 짓고 있다 해도, 그녀의 미모는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  

조운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연완의 의견에 동의했다.  

연완의 눈빛에는 한순간 억울함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도 직접 나서고 싶었지만, 자신의 용모가 평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목숨이 달린 문제인 만큼, 그녀는 적극적으로 조운아에게 계책을 제시할 수밖에 없었다.  

“운아, 그때가 되면 꼭 우리 자매들을 구해줘야 해. 우리를 위해 새 황제께 몇 마디 잘 해 줘야 해.”  

자신만 총애를 얻고 나서, 나머지를 잊어버려선 안 된다는 의미였다.  

조운아는 진지하게 말했다. “물론이야. 난 너희가 위험에 처하도록 두지 않을 거야.”  

다른 아가씨들도 감격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 인사를 했다.  

조운아의 얼굴엔 살짝 홍조가 돌았다.  

아직 시집도 가지 않은 처녀가 이제 막 등극한 황제를 유혹하러 가야 한다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 안은 갑자기 들뜬 분위기가 되었다.  

마치 모두가 신황이 조운아에게 푹 빠져 그녀들을 풀어 주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는 듯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도 소소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녀들은 자연스럽게 소소를 배제하고 있었다.  

소소는 좋은 옷을 갖춰 입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가벼운 붉은색 옷을 걸쳤고, 소매 끝을 단단히 묶어 가느다랗고 하얀 손목이 드러나 있었다.  

치마도 간결하고 활동하기 편한 것이었다.  

대하국은 무예를 숭상하는 나라였기에, 소소의 복장은 평범한 무인의 딸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미모가 있었기에,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 또렷한 흑백의 눈동자가 한층 더 빛을 발했다.  

조운아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얼굴이었다.  

아마도 그녀의 아름다움 때문에 호랑이 요괴에게 바로 던져지지 않고, 오히려 이 ‘미녀 진영’에 포함된 것 같았다.  

그녀들은 말하는 도중에 자신들이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드러냈기에, 소소는 이들이 모두 묵하 지역의 전직 관리들의 딸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그중에서도 분홍색 귀족 아가씨들의 옷을 입은 조운아는 바로 묵하의 전 장군 조흥의 딸이었다.  

엄밀히 말하면, 조흥은 소소의 아버지 엽효의 부하였다.  

조흥은 얼마 전 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그 후 묵하는 함락되었으며, 담태명랑에게 점령당했다.  

그의 딸은 담태명랑의 포로가 된 것이었다.  

담태명랑은 여색을 밝히는 자였다.  

그가 그녀들을 죽이지 않고 곁에 두고 있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흥이 오르면 미녀들을 즐기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설령 흥미가 없어도 그들을 제물로 삼아 묵하의 대요괴를 깨우려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담태명랑은 미처 계획을 실행하기도 전에 담태신에게 죽고 말았다. 그가 죽자 조운아와 다른 장군들의 딸들은 곧바로 담태신의 포로가 되었다.  

담태신은 오늘 밤, 담태명랑의 계획을 이어받아 조운아와 다른 여자들을 제물로 바칠 계획이었다.  

그들은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소소는 머리가 아파오는것을 느끼며 말했다.

 

"새 황제는 성격이 잔혹해서 담태명랑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미인계가 그에게 통할 리 없어."  

소소가 말하지 않았으면 몰라도, 이 한마디는 마치 벌집을 쑤셔 놓은 듯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연완이 즉시 말했다. "네가 어떻게 알아? 넌 네가 제물로 바쳐질 걸 알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잖아. 설마 네가 직접 새 황제를 유혹할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조운아의 얼굴도 금세 어두워졌다. 소소의 미모가 돋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고, 만약 경쟁이 붙는다면 새 황제가 누구를 선택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다른 여자들도 거들었다. "그래, 넌 조 아가씨가 누구인지 알고나 있어? 조용히 있으면 그녀가 총애를 받았을 때 네 사정을 봐줄 수도 있어."  

소소는 더욱 진지한 표정으로 조운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아버지는 묵하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어. 그런데 너는 정말 적국 황제의 곁에 머물고 싶어?"  

조운아는 경계하며 대답했다. "나를 회유하려고 하지 마. 연완이 말한 대로야. 모두 살아남기 위해서 그러는 거야. 나도 예외는 아니야. 이건 내 기회고, 자매들을 구할 방법이기도 해."  

다른 이들은 감동한 듯했고, 모두 같은 적을 대하는 것처럼 소소를 노려보았다.  

소소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좋아, 내가 졌어."  

말려도 소용없다면, 더 이상 상관할 필요도 없었다.  

이제 그녀들은 소소를 철저히 배제한 채 계획을 세웠다. 혹시라도 소소가 듣고 신황에게 먼저 가버릴까 두려워서였다.  

하지만 소소는 신경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이 몰래 숨겨둔 복숭아나무로 만든 작은 검을 다듬고 있었다.  

영웅의 딸이라고 해서 모두가 기개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덧 하늘이 어두워지고, 마침내 유모가 뜰로 들어섰다.  

유모는 무표정하게 말했다. "너희 몇 명, 옷을 갈아입고 따라오너라."  

곧 시종들이 몇 벌의 흰색 옷을 내밀었다.  

소소가 그 옷을 보자, 헛웃음이 나왔다. 흰색 치마 위에는 금실로 제사의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이건 명백히 제물로 바쳐질 사람들에게 입히는 의복이었다.  

순수하고 아름답게 보이는 흰색 제사복. 여자들은 그것을 보고도 오히려 놀란 듯 서로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이렇게 좋은 옷을 입을 줄은 몰랐다는 듯했다.  

유모는 소소를 툭 밀쳤다. "다들 갈아입었는데, 넌 왜 멍하니 서 있느냐?"  

소소는 생각했다. ‘이 화려한 금실이 빛나는 순간이 곧 죽음의 순간이겠지.’  

유모가 불만스럽게 그녀를 노려보자, 소소는 마지못해 흰 옷으로 갈아입었다.  

유모는 아름답게 단장한 포로 소녀들을 바라보며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한번 규칙을 말하겠다. 잠시 후 너희는 묵하 강가로 갈 것이다. 선두에 선 사람은 옥경을 들고, 그 뒤를 잇는 사람들은 각각 금비녀, 꽃가지, 아침이슬, 밝은 등불, 그리고 연못의 흙을 들게 된다.  

옥경은 폐하께 바쳐야 한다. 절대 실수해서는 안 된다. 만약 너희가 제대로 한다면, 사면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실수한다면……"  

여자들은 몸을 떨었다.

짐이 오자, 모두가 자연스럽게 조운아가 옥경을 들기로 했다. 옥경을 들 수 있는 사람이 담태신과 직접 접촉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조운아가 거울을 집어 들자,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원하는 물건을 차지하기 위해 서둘렀다.  

연완은 만족스럽게 금비녀를 손에 넣었다.  

결국, 소소에게 남은 것은 한 줌의 연못 흙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 흙을 손에 들었다.  

…조금 냄새가 나긴 했다.  

그들은 마차에 올랐고,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소소와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소소는 자신의 흙을 안은 채 신경도 쓰지 않았다. 무지한 자는 두려움이 없는 법. 어차피 모두 제물로 바쳐질 처지인데, 누가 더 예쁜 물건을 가졌는지 따질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옥경을 제외한 나머지 물건들은 각각 금, 나무, 물, 불, 흙을 상징하는 것이었고, 오행만으로는 대요괴를 깨울 수 없었다. 

 

반드시 신선한 피가 필요했다.  

그녀들은 제사 의복까지 차려입고도 담태신이 대단한 자비를 베풀어 자신들을 살려줄 거라 기대하고 있었다. 마치 자신들이 엽빙상이라도 되는 양.  

마차는 덜컹거리며 흔들렸고, 조운아는 틈틈이 옥경을 이용해 자신의 머리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았는지 살폈다.  

소소는 눈을 감은 채 마차 구석에 기대어 앉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요괴의 부활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다른 불안한 여자들은 아무도 그녀와 말을 섞지 않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본능적으로 소소를 바라보았다.  

소녀는 순백의 옷을 입고, 머리에는 두 개의 비단 끈을 묶어 어깨 위로 흘러내리게 했다. 긴 속눈썹이 살짝 올라가 있었고, 마차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이 그녀의 몸을 감싸며 금실에 신성한 광채를 드리웠다.  

그들은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여섯 명 중에서, 오직 소소만이 이 장엄한 제사 의복을 성스러운 분위기로 소화하고 있었다.  

옥경을 든 조운아조차도 그녀만큼 영험한 기운을 풍기지는 못했다.  

조운아 역시 이를 깨달았고, 입술을 깨물며 저도 모르게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그러나 소소는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있었다.  

마차가 얼마나 흔들렸는지 모를 무렵, 누군가가 말했다. "도착했어."  

여자들은 차례대로 마차에서 내렸다.  

선두는 조운아였고, 소소는 맨 마지막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흙을 조용히 안고, 주변을 살폈다.  

칠월의 여름밤, 하늘의 달빛이 흐르는 물줄기처럼 기울어져 내려오며, 광활한 묵하의 강을 부서지는 은빛 물결로 변모시켰다.  

멀지 않은 곳에는 숲이 있었고, 매미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시종들은 궁등을 들고 강가에 서 있었다.  

그 등불이 빛을 비추는 곳, 검은옷을 입은 소년의 냉혹하고 음울한 얼굴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소소는 속으로 생각했다. 지난번 떠날 때, 담태신의 목을 거의 졸라 죽일 뻔했는데, 만약 그가 자신을 알아보면 이번엔 정말 끝장날 거라고.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맨 뒤에서 걸으며 흙을 들고 있는 자신을 다행이라 여겼다.  

흙이 좋아, 흙이 정말 사랑스럽군.  

 

...


몇몇 도사 차림의 사람들이 담태신 곁에 서 있었다.  

“폐하, 명등이 켜지면 강물이 반드시 갈라질 것입니다. 그러면 저희와 폐하께서 강을 따라 내려가, 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요괴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담태신은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 “알았다.”  

그는 강물을 주시하며 강렬한 시선을 보냈다.  

소소 조차 궁금해졌다. 대체 묵하강에는 어떤 요괴가 있기에, 담태신이 기어이 깨우려 하는 것일까?  

보통 요괴라면 아예 눈길도 주지 않을 터. 만약 진짜 대요괴라면 깨어난 즉시 담태신을 도와 온갖 악행을 저지를 것이 분명했다.  

여섯 명의 제물을 데려온 것은, 요괴에게 자신을 주인으로 인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겠지.  

조운아는 담태신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그녀는 눈앞의 이 준수하고 비범한 소년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꼈다.  

새로운 황제가 이렇게 젊고 잘생겼을 줄이야.  

그녀는 거울을 들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떠올리며, 조금 부끄러워졌다. 두려움과 거부감도 줄어들었다.  

조운아 역시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결국 그녀의 아버지는 주국 오랑캐들에게 죽었고, 담태명랑이 그녀를 포로로 만든 것도 증오스러웠다.  

그러나 연완이 한 말이 맞았다. 자신들은 나약한 여자들일 뿐,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저 현명하게 살아남는 수밖에 없었다.  

담태신은 담태명랑과는 다르다. 그는 자신과 개인적인 원한이 없다. 살아남고 싶어 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어차피 지금 선왕전하도 그녀들을 구해 줄 방법이 없지 않은가.  

담태신은 누군가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는 걸 감지하고는 고개를 돌렸다.  

선두에 선 여인이 그의 시선을 마주치자,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속으로 냉소하며, 한 사람씩 시선을 옮기다 마지막에 선 소녀에게 멈췄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마치 겁을 먹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담태신은 시선을 거두고, 의자에 몸을 기대어 달빛이 막하강의 한가운데를 비출 순간을 기다렸다.  

마침내, 달빛이 비추는 묵하강은 마치 한 장의 맑은 거울처럼 반짝였다. 도사가 말했다. “폐하, 때가 왔습니다.”  

담태신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종이 나섰다. “옥경을 올리시오.”  

조운아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떨리는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반쯤 무릎을 꿇은 채, 좌석에 앉아 있는 검은옷의 황제에게 옥경을 바쳤다.  

담태신은 창백한 손끝을 뻗어 거울을 받으려 했다. 그런데 조운아는 이를 악물고 몸을 기울이며 일부러 황제의 검은 옷자락을 붙잡았다.  

그러나 담태신의 표정은 변함없었다. 그저 그녀의 손에서 거울을 받아들였을 뿐이었다.  

그가 다리 옆에 기대어 있는 여인을 못 본 척하자, 조운아는 실망스러우면서도 안도했다. 화를 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좋은 출발이었다.  

“소녀는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오니, 폐하께서 용서해 주시옵소서.”  

담태신은 거울을 손끝에서 굴리며,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조운아가 불안해질 즈음, 그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과인은 너를 용서하노라. 과인을 위해 길을 열어 줄 수 있겠느냐?”  

조운아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담태신은 약간 상처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마치 조운아의 망설임이 그를 서운하게 한 것처럼.  

병약하고 온화한 소년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조운아는 황급히 말했다. “소녀는 기꺼이 하겠나이다! 기꺼이!”  

담태신은 거울 위에 자신의 피를 한 방울 떨어뜨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가거라.”  

조운아는 다시 거울을 받았다. 순간적으로 후회가 밀려왔다. 그녀는 황제를 유혹하러 온 것이지, 죽으러 온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담태신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거칠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과인이 네 뒤에 있노라. 널 지켜줄 것이다.”  

조운아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거울을 강물 쪽으로 비췄다.  

소소: “……”  

이래서 머리 나쁜 아군이 가장 무섭다는 거다.  

소소는 연완을 바라보았다. 그녀라도 정신 차리고 조운아를 막아주길 기대하며. 그러나 연완은 금비녀를 꽉 쥔 채, 눈빛에 질투와 분노를 담고 있었다.  

소소는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소매 끝을 단단히 묶으며, 이 바보들의 머리를 박살 낼 준비를 했다.  

달빛이 거울을 통해 강물에 반사되자, 도사들은 일제히 주문을 외우며 손에 든 동령(铜铃. 주술사가 사용하는 구리방울)을 흔들었다.  

그러자 신기한 광경이 펼쳐졌다. 강물 한가운데가 갈라지며, 아래로 이어지는 길이 드러난 것이다.  

장월신명(드라마) 11화-묵하 강 아래 요괴 찾으러 가는 담태신 일행


담태신의 곁에 있던 양기가 기뻐하며 말했다. “전하… 폐하, 담태명랑이 찾은 곳이 맞았습니다!”  

담태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검은 눈동자가 흥분으로 빛났다. 그는 거친 숨을 내쉬며, 강물 쪽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도사들은 방수 효과가 있는 구슬을 삼켰고, 담태신과 입백우, 심지어 엽저풍까지 그것을 삼켰다.  

조운아와 다른 소녀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 알씩 억지로 삼켜야 했다.  

조운아는 두려움에 휩싸인 채 강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순간적으로 후회했다. 거울을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뒤에 있는 담태신이 화를 낼까 두려웠다. 몇 걸음 물러나 강에서 멀어지려던 찰나, 강 속에서 갑자기 강한 흡입력이 뻗어나와 그녀를 강 속으로 끌어당겼다.  

붉은 피가 물속에서 퍼져 나갔고, 희미했던 길은 더욱 또렷해졌다.  

제물로 바쳐지게 된 소녀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런데 그들 한 명 한 명의 등 뒤에 붉은 불꽃을 띤 벌들이 나타나, 강제로 앞으로 나아가도록 위협했다.  

이 순간, 누구도 더 이상 담태신을 유혹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는 방금 전까지 조운아를 부드럽게 위로하더니, 다음 순간 그녀를 속여 거울을 들고 죽게 만들었다.  

누군가가 작게 흐느끼기 시작했다.  

담태신은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대며 미소 지었다. “쉿, 시끄러우면 죽이겠다.”  

더 이상 누구도 감히 소리를 내지 못했다. 차례차례로 물속 계단을 내려가며, 각자의 뒤에는 한 명씩 도사가 따라붙었다.  

소소는 고개를 숙인 채 맨 뒤에서 걸었다. 그녀의 뒤에는 도사가 없었다. 대신, 묵직한 향 내음이 풍겨왔다. 순간 머리카락이 곤두섰다. 그녀는 자신의 바로 뒤에 있는 사람이 담태신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아무 일도 없는 듯이 묵묵히 걸었다.  

담태신은 몇 걸음을 걸으며 처음에는 강 아래만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가 그의 시선을 강제로 돌리게 했다. 그는 앞서 가는 소녀의 뒷머리를 바라보았다.  

그는 두 눈을 가늘게 뜬 채 몇 초간 응시했다. 그러나 보이는 건 작고 희고 투명한 그녀의 귓불뿐이었다.  

그녀의 키는 그의 어깨에 닿을 정도로 작았다. 담태신은 갑자기 그녀를 강제로 돌려세우고 싶어졌다.  

그때, 코를 찌르는 지독한 진흙 냄새가 풍겨왔다. 그는 불쾌한 듯 눈썹을 찌푸렸다.  

곁에 있던 입백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강바닥에 도착했습니다.”  

강바닥은 원래 깊지 않았다. 도사들이 밝은 구슬을 꺼내자, 순간적으로 주변이 환해졌다.  

그곳에는 한 마리의 거대한 교룡이 잠들어 있었다.  

교룡은 태고의 신룡의 혈통을 일부 이어받았으나, 그 피가 너무나 희박하여 거의 무시할 수준이었다. 하지만 만약 교룡이 올바른 길을 따른다면, 수만 년의 수련 끝에 승천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것은 온몸이 회갈색으로,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 

 

교룡은 몸을 웅크린 채 커다란 조개껍데기를 품고 호수 바닥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장월신명(드라마) 11-조개 꼭 쥐고 있는 교룡 (출처:티빙)


소소는 원래 이 거대한 요괴를 죽일 기회를 노리고 있었지만, 지금은 살짝 눈을 크게 떴다.  

교룡의 몸에서는 요기(妖气)가 느껴지지 않았다. 이 교룡은 요괴가 아니라 수련하는 선인이었다!  

그런데 교룡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묘한 기운이었다. 그것은 마치 원한과도 같았고, 그 원한이 형체를 이루어 교룡을 칭칭 감고 있었다.  

붉게 피어오른 원한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형태를 이루며, 잠들어 있는 교룡의 몸을 점점 침식해 가고 있었다.  

소소는 깨달았다. 조금 전 사람을 죽인 것은 교룡이 아니라, 바로 이 오랫동안 응축된 원한이었다.  

그리고 지금, 담태신의 계획은 명확했다. 이곳에 있는 소녀들을 모두 죽여 그 원한을 더욱 강하게 만들고, 마침내 그 원한이 교룡의 몸을 차지하여 요교(妖蛟)로 변하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는 요교를 자신의 도구로 부릴 수 있게 된다.  

소소는 조용히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담태신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그녀는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아, 정말 화가 난다.  

사람을 죽여 원한을 키우고, 원래 수련하던 교룡을 일부러 요괴로 변질시키다니, 이런 악랄한 계획을 생각해 내다니 정말 대단하다.  

도사 중 한 명이 말했다. “오행 법진을 펼칩니다.”  

소녀들은 강제로 다섯 개의 방향으로 밀려났다. 

 

도사가 소소를 밀어내려는 순간, 그녀는 갑자기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던 담태신을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던 진흙을 그의 얼굴에 그대로 문질러 눌러댔다.  

그녀의 움직임은 너무나 민첩했다. 단순히 법술을 주로 쓰는 도사들은 물론, 담태신의 심복인 입백우조차도 반응하지 못했다.  

장월신명(드라마) 11-다시 만난 소소(엽석무)와 담태신 (출처:티빙)


그녀는 일부러 애교 섞인 목소리로 흐느끼며 말했다. “흑흑… 폐하, 저 너무 무서워요…”  

담태신의 얼굴에는 악취 나는 진흙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다.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러나 말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입백우, 저것을 죽여라.”  

입백우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장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순간, 소소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 담태신이 말하는 틈을 타 그녀는 그의 입에 약 한 알을 쑤셔 넣었다.  

담태신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그의 시야에 환히 웃고 있는, 하지만 지독히도 밉살스러운 얼굴이 보였다.  

“나 다시 돌아왔어! 기쁘지?”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https://m.blog.naver.com/acgmt777

 

기록하는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그림일기

blo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