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36장. 주국. 내가 돌아왔다
*이번 장의 원 소제목은 归来(돌아오다)로, 장월신명 드라마 10화의 담태신의 대사 "경국. 내가 돌아왔다"를 수정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그들은 점점 더 신이 나서 욕을 퍼부었다.
문관들은 본래 말솜씨가 뛰어났기에, 같은 욕을 반복하는 일 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담태신을 저주했다.
왕좌에 앉아 있던 담태신은 아주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며 듣고 있었다.
그는 이들을 저지하지도 않았고, 죽이라는 명령도 내리지 않았다.
문관들은 이를 보고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담태신은 아직 황제에 즉위하지 않았고, 모두가 인정하지 않는 한 그는 그저 난신적자(亂臣賊子. 나라를 어지럽히는 불충한 무리)에 불과했다.
황제가 되려는 자라면 누구나 명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담태신도 마찬가지일 터. 그렇다면 그는 감히 자신들을 어찌하지 못할 것이다.
여섯 살 때부터 타국의 볼모가 되었고, 지금은 이월족과 요괴들과 어울리는 자...
그런 담태신이 어떻게 주국의 황제가 될 자격이 있단 말인가!
양기(羊暨)가 들어왔을 때 보게 된 것이 바로 이런 광경이었다.
담태신은 왕좌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었고, 신하들은 격렬히 그를 꾸짖으며 “자손이 끊기고 비참하게 죽어라” 같은 저주까지 퍼붓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이 모습은 마치 묵하성주 저택이 아니라 어느 시장통 같은 분위기였다.
양기는 담태신을 한 번 흘깃 보더니, 콧수염을 움찔거리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작은 목소리로 곁에 있던 입백우에게 물었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야? 저 늙은이들, 살고 싶지 않은 건가? 그런데 전하께서 화를 내지 않으시다니?”
현재 전쟁 중이라, 아무리 그래도 문무백관을 모조리 죽일 수는 없을 터. 하지만 저들이 이렇게까지 담태신을 모욕했으니, 전하께서 결코 그냥 넘어가시지는 않을 것이다.
입백우는 이월족 월영위의 수장이었으며, 이제는 그의 신분이 드러난 상태였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전하께서는 벌써 한 시간째 욕을 듣고 계십니다.”
한편, 곁에 있던 엽저풍(叶储风)은 바닥을 바라보며 묵묵히 있었다.
또 한 잔의 차를 마실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몇몇이 말문이 막히기 시작했고, 차츰 궁 안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마침내, 담태신이 움직였다.
그는 하품을 한 번 하더니, 신하들에게 물었다.
“다 했나?”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분노로 가득 찬 신하들보다 한층 낮은 톤이었다.
이에 문관들은 더욱 흥분하며 소리쳤다.
“오늘 우리가 여기서 죽더라도, 너 같은 개 같은 도적을 황제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또 다른 신하도 거들었다.
“그래, 이 개 같은 놈아! 죽이려거든 죽여라! 나는 절대 너를 위해 충성을 바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순간, 왕좌에 앉아 있던 담태신은 이마를 괴고, 낮게 웃기 시작했다.
“너희는 내가 너희를 불러온 이유가, 항복을 받고 싶어서라고 생각하는 거냐?”
담태신이 기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정말 그런 줄 알았단 말인가?
담태신이 손뼉을 가볍게 쳤다.
“가져오너라.”
곧 시종이 나무통 하나를 들고 들어왔다. 신하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담태신의 의도를 알지 못한 채 당황스러워했다.
“나 같은 개 같은 도적은 살육을 즐기지 않는다.”
담태신이 말했다.
“여러분이 그토록 오랜 시간 나를 욕했으니, 분명 허기가 졌겠지.
또한, 선제에게 이토록 충성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
그래서 특별히 여러분을 위해, 선제의 유해를 돌려드리기로 했다.”
양기는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입백우를 바라보았다.
입백우는 무엇인가를 떠올리곤 고개를 숙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시종들이 작은 사발을 들고 나무통에서 국물을 한 국자씩 떠서 따랐다.
담태신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 난신적자가 여러분을 극진히 대접해드리도록 하라.”
시종들은 신하들의 턱을 움켜쥐고 강제로 국을 먹이려 했다.
그리고 그제야 신하들 중 한 명이 사발 속의 고기를 보고 깨달은 듯 경악하며 외쳤다.
“이건… 선제의 살이다!”
담태신은 담태명랑을 삶아 신하들에게 먹이려 하고 있었다.
모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러나 이들 모두 글을 읽고 정무를 보는 문관일 뿐, 무력을 지닌 이월족의 자객들에게 반항할 힘이 있을 리 없었다.
곧이어 궁 안에는 끊임없는 구역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담태신은 의아하다는 듯 말했다.
“그토록 숭배하던 이가 이제 여러분 몸속에서 함께하게 되었으니, 평생 충성을 다할 수 있을 터. 그런데 왜 누구도 기뻐하지 않는 거지?”
양기는 담태신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듣자마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담태신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문득 깨달은 듯 말했다.
“아, 그렇군. 아무도 기뻐하지 않는 걸 보니 아직 부족했던 모양이군. 그렇다면, 기쁘지 않은 이들에게는 한 그릇씩 더 주도록 하라.”
이 말이 떨어지자, 그 자리에 있던 누구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그러나 한 신하가 공포에 질린 눈빛을 감춘 채,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기쁩니다…! 노신은 그저 기쁠 뿐입니다. 전하… 아니, 폐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는 바닥을 기어가며 굳은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폐하께서 대주를 지켜주신다면, 대주는 필시 천추만대에 길이 빛나고, 복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담태신은 껄껄 웃어댔다.
누군가 앞장서서 웃자, 창백해진 얼굴의 신하들도 하나둘 따라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군주가 웃으면, 신하도 웃었다.
하지만 그때, 앞서 가장 격렬히 담태신을 욕했던 관대인이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기둥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담태신은 흥미롭다는 듯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머리가 깨져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관대인을 바라보며, 서서히 웃음을 거두었다.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번에는 감히 그를 욕하는 사람이 없었다. 신하들은 벌벌 떨며 무릎을 꿇었다.
담태신은 한참 동안 관대인을 바라보다가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시신을 가족에게 돌려주어라.”
모두의 얼굴이 핏기 없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가 무슨 뜻으로 그런 말을 했는지, 누구나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것은 결코 자비가 아니었다.
관대인이 죽은 이상, 그의 가족도 화를 피할 수 없을 것이었다.
기개 있던 몇몇 신하들은 순간 등을 굽혔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나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보다야 목이 잘리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선제의 살을 먹은 이상, 그들의 명성은 이미 더럽혀졌다.
그리고 오늘 이 대전에서 나가는 순간부터,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들은 모두 담태신과 한통속이 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저항하는 자는 없었다. 모두가 조용히 바닥에 엎드렸다.
굴복한 신하들이 하나둘 끌려 나간 뒤, 양기는 담태신을 마주한 채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는 애초에 자신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담태신을 따르는 이상, 비록 썩어 구더기가 끓는다 해도, 감히 반역의 마음조차 품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더듬거리며 보고했다.
“소, 소인이 조사해 본 결과, 묵, 묵하의 군량은 아직 대군이 세, 석 달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 석 달 동안 대군이 먹을 수 있는 양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담태명랑이 남긴 요, 요괴들은…”
담태신이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
양기는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무너질 뻔했으나, 입백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붙잡아 주었다.
담태신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너, 나를 두려워하느냐?”
양기는 급히 고개를 저으며 연거푸 말했다.
“소인 감히 그럴 리 없습니다! 감히 그럴 리가요!”
그러자 담태신은 수줍은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양기 선생, 너무 두려워 마시오. 그들이 먹은 것은 담태명랑의 살이 아니라, 단순히 상한 돼지고기일 뿐이오.”
“돼지고기…?”
양기는 반사적으로 입백우와 엽저풍을 바라보았다.
엽저풍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입백우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야 양기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간신히 속이 뒤집히는 느낌을 가라앉혔다.
담태신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보게. 피 한 방울 흘리지도 않았고, 아무도 죽이지 않았지만, 이제 그들은 평생 담태명랑의 이름을 걸고 나를 배신할 수 없을 것이야.”
양기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러고 보니, 정말 그랬다!
비록 돼지고기일지라도, 담태신에 대한 공포가 양기의 마음속에서 조금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간신히 감정을 다잡고 군영 상황을 원활하게 보고했다.
담태신은 대수롭지 않게 들으며, 희고 고운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란안이 말한 것이 틀리지 않았다.
비록 본심으로는 납득하지 못하더라도, 그는 반드시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행동해야 했다.
그는 하나하나 남들의 태도를 관찰하며 배우고 있었고, 적어도 겉보기에는 꽤 그럴듯하게 연기해 내고 있었다.
주국의 옛 황제가 죽은 지 닷새 만에, 조정의 문무백관은 모두 새로운 군주에게 충성을 바쳤다.
소소는 주루에 앉아 이 소식을 듣자,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그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순조로울 리가 없었다!
왕조가 바뀌고, 황위를 찬탈하는 일이 어찌 이토록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단 말인가.
이렇게 큰 사건인데도 단 한 줄의 소문조차 새어 나오지 않았다. 소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때,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중년 부부가 그녀를 불렀다.
“아가씨…”
소소는 고개를 들어 반응하고는 곧바로 말했다.
“아저씨, 아주머니, 소산을 잘 돌봐 주세요.”
눈앞의 성실한 부부는 재빨리 고개를 끄덕이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가씨, 걱정 마세요. 우리 부부는 자식이 없어요. 소산이를 친자식처럼 생각하며 키울 겁니다.
절대 부족함 없이 잘 보살필 테니 안심하세요.”
남자가 덧붙였다.
“우린 소산이를 데리고 이곳을 떠날 겁니다. 묵하와 우주는 안전하지 않아요.
다행히 우리 부부는 그동안 조금씩 모아둔 재산이 있어요. 우주를 떠나더라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소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소산이와 잠시 이야기해도 될까요?”
부부는 눈치 있게 자리를 비워 주었다. 여인은 나가면서도 여러 번 돌아보며 소산이를 아끼는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소소는 부드럽게 물었다.
“그들이 좋아?”
소산은 맑은 눈동자로 소소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좋아.”
소소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를 어쩌면 좋을까.”
이렇게 착한 아이가, 분명 떠나고 싶지 않을 텐데도, 단 한 마디도 내색하지 않았다.
소소는 소산이 너무도 가엾었다. 그녀가 이렇게까지 누군가를 애틋하게 여긴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떠나야 했다.
저 부부는 좋은 사람들이고, 집안도 넉넉했다. 소산이가 그들과 함께하는 것이 자신과 함께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선택이었다.
소소는 살며시 소산의 손목을 잡았다.
소년의 맥박은 희미해서 거의 살아 있는 사람 같지 않았다.
저 부부가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도, 소산의 목숨을 이어갈 수는 없었다.
소소는 자신의 손목을 가늘게 그어 피가 배어나오게 한 뒤, 소산의 입술 가까이에 가져갔다.
소산은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며칠 전처럼 조심스레 그녀의 피를 빨아들였다.
경세화에 의해 변이된 소녀의 몸은 피에서 비린내가 나지 않고, 은은한 꽃향기와 신성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소산은 그녀가 자신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함부로 욕심내지 못하고, 가볍게만 그녀의 손목을 물었다.
소녀의 부드러운 살결과 은은한 향기가 그를 어색하게 만들었다.
그녀의 손목에 닿은 그의 메마른 입술은,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고 있었다.
그는 결국 몰래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소소는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소산은 서둘러 그녀의 손을 놓았다.
“…고마워.”
그는 끝끝내 소소를 ‘누나’라고 부르지 않았다.
소소는 개의치 않았다.
이 아이는 조숙하고 생각이 깊었다.
“앞으로 잘 살아야 해. 기회가 찾아오면 꼭 붙잡아야 해. 소산, 강한 사람이 되렴.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
소산은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그럴게.”
나는 네 말을 지킬게.
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떠나려 했다.
그러자 소산이 입술을 꼭 깨물더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녀의 소매를 살짝 잡아당겼다.
그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옥으로 된 작은 상자를 그녀의 손에 쥐여주었다.
소소가 내려다보니, 그 안에 하얀 작은 벌레가 잠들어 있었다.
소산이 말했다.
“이, 이거밖에 없지만, 너한테 줄게. 무서워하지 말고, 싫어하지도 마.
이걸 가지고 있으면, 독에 걸리지 않을 거야.”
그는 소소가 거절할까 봐 서둘러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나, 나 이제 가볼게.”
소소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그는 황급히 밖으로 달려나가 부부 중 여인의 손을 꼭 잡았다.
여인은 기쁜 얼굴로 활짝 웃었고, 소소는 복잡한 심경으로 옥상자를 조심스레 챙겼다.
멀리서 그들이 소산과 함께 마차에 올라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차 안에서여자가 말했다.
“그만 봐, 네 누나는 이미 멀리 떠났어.”
소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내 누나가 아니에요.”
여자는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물었다.
“그런데 네 어깨 위 저 새는 뭐야?”
그러면서 손을 뻗어 잡으려 했다.
소산은 새를 손바닥에 감싸 안고 입술을 앙다물었다.
“부, 부탁이니까 만지지 말아 주세요.”
여자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어머나, 내가 빼앗을까봐?”
소산은 조용히 있었다.
사실 그는 말하고 싶었다. 자신은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라고.
겉모습은 여섯, 일곱 살 같지만, 그는 이미 열두 살이었다.
그는 소년이었고, 자신의 어머니를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이름은 형란안이었다.
그는 이월족의 소주(족장의 후계자), 월부애였다.
소소는 등에 작은 검을 지고 며칠 동안 길을 걸어, 배를 타고 묵하에 도착했다.
묵하는 한여름의 더위가 한창이었고, 소소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성 안을 둘러보았다.
사실 그녀도 정확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직택이 말하길, 마신에게는 감정이 없으며, 이는 곧 차갑고 무심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사서의 기록에 따르면, 감정이 없는 자도 후에 감정을 가질 수 있지만, 그 과정은 험난하며, 사랑과 증오, 기쁨과 고통을 가르치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인간의 감정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것인데.
소소가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담태신은 오직 엽빙상에게만 감정을 품고 있었고, 그녀를 잊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면 엽빙상이 가장 적절한 선택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엽빙상은 이미 소늠과 혼인하여 부부 사이가 화목했는데, 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
사골을 추출하는 일이 마치 지옥 난이도가 되어버렸다.
어쩐지 직택이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되, 격려도, 반대도 하지 않았던 것이 이해가 되었다.
본래부터 절망적인 일이었던 것이다.
그녀가 여전히 방법을 모색하고 있을 때, 거리에서 소란이 일어났고,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달리기 시작했다.
한 여인이 인파에 떠밀려 넘어져 소소의 발치에 쓰러졌다.
소소는 얼른 그녀를 부축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 여인은 다급하게 말했다.
“주국의 옛 황제가 기르던 요괴 호랑이가 며칠마다 여자를 골라 가요!
그건 요괴라서, 한번 가면 살아 돌아온 사람이 없어요! 아가씨, 어서 도망가요!”
과연, 멀지 않은 곳에서 병사들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인파를 훑고 있었다.
소소는 전에 사냥꾼들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담태명랑에게는 작은 산만큼 큰 호랑이 요괴가 있었고, 그것이 그를 도와 전쟁을 치렀다고.
담태신이 담태명랑을 죽였으니, 아마 그 호랑이 요괴는 죽이지 못하고 그대로 길러가며 전쟁에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차피 인간이 강력한 요괴를 이길 수는 없었고, 소소는 가볍게 이를 갈았다.
담태신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기대하는건 바보같은 짓이지.
병사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소소는 도망칠 생각이 없었다.
여자를 잡아먹는 호랑이 요괴라니?
그녀가 가서 그놈의 머리를 날려버리지 않으면 안 되겠군!
호랑이 요괴는 엽 대장군을 위협하는 존재였고, 그녀는 담태신 곁으로 가야 했기에, 이 기회로 그놈을 해결하는 건 좋은 선택이였다.
소소가 보기엔, 비록 담태신이 황제가 되었다 해도, 지금의 상황이 가장 나은 편이었다.
그가 정말 하국까지 멸망시킨다면, 그는 필시 무소불위의 폭군이 될 터였다.
소소가 마음을 정하자, 병사들이 그녀를 붙잡았고, 그녀는 표면적으로 몸부림을 쳐 보이다가 순순히 끌려갔다.
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호랑이 요괴에게 보내지지는 않았다.
늙은 유모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훑어보더니, 결국 소소는 방 한 칸에 갇혔다.
그 방 안에는 이미 다섯 명의 여인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두 명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소소가 방 안으로 밀려 들어오자, 그녀들을 한 번 쳐다보곤 다시 절망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얼굴이 좋지 않은 한 여인이 말했다.
“운아, 안 돼. 우리 이렇게 죽을 날만 기다릴 순 없어. 지금 뭔가 하지 않으면, 우리 정말 다 죽을 거야.”
조운아는 지친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담태명랑이 우리를 남겨둔 건 바로 오늘 밤을 위해서야.
내가 아버지에게 들은바로는 그가 깊은 잠에 빠진 대요괴를 찾았고, 지금 깨우려 하고 있대.”
연완이 말했다.
“하지만 담태명랑은 이미 죽었잖아. 묵하는 이제 그의 동생이 다스리고 있어. 우리… 어쩌면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연완은 조운아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얼굴을 흘끗 보며 말했다.
“그래! 운아, 너처럼 예쁘면, 오늘 밤 우리에게 기회가 생길 수도 있어.
의식이 시작되기 전에 새 황제가 우리를 부를 거야. 만약 그가… 네게 관심을 보이면, 우리는 대요괴를 깨울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
조운아는 멍하니 있다가, 눈빛에 희망이 깃들었다.
소소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호랑이 요괴뿐만이 아니라, 담태명랑이 또 다른 대요괴까지 깨우려고 했다는 것을.
담태신은 담태명랑보다 더더욱 힘을 갈망하는 자였다.
이런 기회가 있다면, 그는 분명 요괴를 깨울 것이었다.
그게 내단을 꺼내어 삼키든, 요괴를 부려 전쟁을 치르든, 모두 담태신이라면 할 법한 짓이었다.
담태 황실은 정말 미친 자들뿐인가.
하지만 눈앞의 여인들은 새 황제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왜냐하면 이 용감한 처자들은 이제 담태신을 유혹하러 가기로 결심한 것이었으니까.
소소: ……
<계속>
*등장인물 이름과 지명은 최대한 드라마와 동일하게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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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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