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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 81장 재회 <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릿몬스터 2025. 5. 11.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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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81장. 재회


장해는 소사제를 찾아 사방을 헤맸지만, 돌아와 보니 그는 이미 객실에서 잠들어 있었다.

장해는 한숨을 쉬었다. 

소사제는 성격이 너무 소극적이라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했다. 

 

다정한 사형으로서 그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주려 했다. 

하지만 손이 닿는 순간, 소사제는 눈을 떴다.


현의(玄衣.검은 옷) 청년의 새까만 눈동자에는 서늘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그러나 장해인 걸 확인하자마자 그 차가운 기운은 사라지고, 졸린 눈으로 나지막이 말했다.
“사형.”

장해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방금 소사제에게 다가갔을 때, 그는 순간적으로 극도로 경계하며 살기를 내뿜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럴 리 없었다. 눈앞의 사제는 분명 순수하고 해맑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장해를 바라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이는 모습에서 무언의 질문이 느껴졌다.

장해는 감탄하며 혀를 찼다. 

정말 잘생겼다!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한 장해는 시험용 영석을 꺼내들었다.
“소사제, 사형이 듣자 하니 너 이번 시합에서 대단했다며? 한번 네 수련 수준을 확인해 보자.”

사제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순순히 손을 뻗어 영석 위에 올렸다.

금빛이 찬란하게 흘러가며 반짝였다. 장해는 눈을 크게 떴다.
“소사제, 언제 기초기(筑基)에서 금단기(金丹期)로 돌파한 거냐?”

소년은 평온한 목소리로 답했다.
“며칠 전, 길을 가다가요. 그때 사형은 자고 있었어요.”

장해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에 당황했다.
“… 사부님이 아시면 무척 기뻐하시겠군.”

이건 소요종의 허접한 제자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장해 본인은 금단기에 도달하는 데 300년이 걸렸다. 

심지어 선계에서 천재라 불리는 공야적무(公冶寂无)조차 금단 후기에 이르기까지 50~60년이 걸렸다.

 

그런데 소사제는? 고작 2년?

이쯤 되면 우리가 수련을 하는 의미가 있는 걸까? 

그냥 소사제 앞에서 머리를 박고 죽어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장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나무가 숲보다 높이 자라면 바람에 먼저 쓰러진다고 했다. 네 재능을 다른 이들이 알게 해서는 안 돼.”

이 정도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아이는 자칫하면 선도의 길에서 일찍 단명할 수 있었다.

소사제는 가만히 이불을 당겼다. 새까만 눈동자가 장해를 응시했다.
“사형, 다른 할 말 있어요?”

“…아, 아니.”

장해는 멋쩍게 걸음을 옮기다 다시 익숙한 태도로 돌아와 웃으며 말했다.
“내일 시합이 있으니 너무 긴장하지 마라. 이제 막 돌파했으니 심경을 안정시키는 게 더 중요해. 

그 ‘안혼등(安魂灯)’이야 우리가 가지든 안 가지든 상관없다.”

소사제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알고 있어요, 사형.”

장해는 그렇게 방을 나섰다.

장해의 소사제는 이불을 젖히고 천천히 자신의 옷을 풀었다.
창백하고 날렵한 가슴에는 온통 흉측한 상처가 남아 있었다.

마치 악귀의 손톱에 깊이 파인 듯한 상처 자국이었다.

 

피부 위로 붉은 균열이 번졌다. 부서지고 망가진 몸은 극심한 고통을 보내고 있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이불을 움켜쥐었다. 

그 고통을 견디며 숨죽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균열이 서서히 아물었다. 

마치 그의 뼈와 살이 한 번 완전히 부서졌다가 다시 붙는 과정 같았다.

그 과정은 끔찍할 정도로 더디게 진행되었고, 극심한 통증 속에서 그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졌다.
마침내 몸이 완전히 회복되었을 때, 가슴 한가운데에는 차가운 금빛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는 천천히 몸을 눕혔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가득 맺혔다.
그는 자기 자신을 꼭 끌어안고 몸을 살짝 떨었다.

500년이 지나 육신을 다시 얻었건만, 왜 여전히 이렇게 아픈 걸까?



며칠 후 열린 대회에서 참가자는 이미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잠멱선은 소요종(逍遥宗)의 제자와 대결하게 되었다.

 

그녀가 처음 맞붙은 상대는 푸른 옷을 입은 소요종의 제자였다.

잠멱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채찍을 휘둘러 상대를 그대로 날려버렸다.

 

잠멱선은 비웃었다. 역시나 자질이 가장 떨어지는 소요종답군.

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잉장(媵庄)은 이 사매(师妹)를 어찌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그렇게 승리를 거두던 잠멱선은 다시 또 소요종의 다른 제자와 맞붙게 되었다.
상대의 옷에 새겨진 물고기 문양을 본 순간, 그녀의 눈에는 조소가 스쳤다.

검은옷의 소요종의 제자가 입을 열었다.
"소생, 소요종의… 창구민(沧九旻). 사매님, 지도 부탁드립니다."

잠멱선은 원래부터 소요종을 업신여겼다.

사실, 수많은 수련자들 중 소요종을 대단하게 여기는 자는 거의 없었다.

 

그녀는 아예 채찍도 꺼내지 않고, 단순한 술법으로 상대를 끝내려 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단 한 방에 차여서 시합장에서 튕겨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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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31화-소요종 창구민에게 한방에 진 잠멱(드라마에서는 남자로 각색) /출처:티빙


앞에 한 손이 그녀를 향해 뻗어왔다. 

그리고 머쓱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매님, 혹시 아직 준비가 덜 되셨나요?"

잠멱선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가 다시 붉어졌다.
"당, 당연하지!"


그러나 그녀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그

녀는 단 한 수도 버텨내지 못했다는 것을.

창구민, 아니, 마땅히 담태신이라 불러야 할 그 신입 수련자는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그렇다면, 제가 승리를 거둔 것은 무력에 의한 것이 아니겠군요."

잉장은 급히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
"사매, 괜찮아?"
잠멱선은 상처를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고개를 저었다. 

 

잉장은 한 번 창구민을 바라보았으나, 현의(玄衣.검은옷)의 소요종의 제자는 이미 시합장으로 돌아가 있었다.
잉장은 잠멱선을 부축하며 자리를 떠났다.

창구민은 그들이 멀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문질렀다.

멀리 걸어가던 잠멱선은 갑자기 피를 토하며 그대로 기절했다.

잉장은 급히 그녀를 받아 안았다. 그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저 소년은 단 한 수만 사용했을 뿐인데, 사매는 이토록 중상을 입었다. 

저 수법은 너무나도 음험했다.

그 후 며칠 동안 잠멱선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방에 있다고 해서 속 편한 날이 계속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남자 제자들이 많은 객실에 머물고 있었고, 가끔 문밖으로 나가면 이들이 헝양종(衡阳宗) 장문의 외동딸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헝양종 제자들 말로는, 려선자(黎仙子)는 보기 드문 절세 미인이라던데, 도대체 얼마나 아름다운 거지?"

"우리가 무례하게 찾아가면, 려선자가 노하지 않을까?"

"너희 생각엔 다음에 이선자를 만나면, 내가 양안단(养颜丹)을 선물하면 받아줄까?"

누군가 비웃으며 말했다.
"합환종(合欢宗)의 물건을 감히 육령선자(毓灵仙子)에게 줄 생각을 하다니. 공야적무(公冶寂无)한테 죽을 생각인가?"

"걱정 마라. 얼마 지나지 않아 창원비경(苍元秘境)이 개방되는데, 려선자도 아마 갈지도 몰라."

이야기를 나누던 것은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잠멱선에게 호감을 보였던 한 남자조차도 요즘은 계속해서 려소소(黎苏苏)의 소식을 캐내고 있었다.

잠멱선은 분노로 이를 갈았다.

하지만 그녀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태생만 놓고 보면, 려소소는 그녀보다 훨씬 고귀했다. 

선계의 대능력자를 아버지로 둔 데다, 태어나면서부터 영태(灵胎)를 지닌 존재였다.

잠멱선은 스스로를 위로했다.

출신이 높으면 뭐하나? 수련의 세계에서는 실력이 곧 권력이다. 

만약 려소소에게 강력한 문파의 보호가 없다면, 누구에게 잡혀 노리개 신세가 될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한편, 장해는 여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소사제, 네가 아직 적소종(赤霄宗)의 그 여제자와 제대로 싸우기도 전에, 그녀가 날아가 버렸어."

담태신은 자신의 검을 닦으며 말했다. 

"예기치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 사매가 아직 준비가 덜 된 듯합니다."

"소사제, 네 운이 참 좋구나."


담태신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는 매일 시합이 끝나면 헝양종 후원으로 돌아가 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이에 장해는 그의 지나치게 '비사교적인' 태도를 보고 못 참고 말했다.
"소사제, 넌 아직 어린데, 평소에 밖으로 좀 나가야지. 

동료들과 교류하며 좋은 인연을 맺는 것도 중요해. 

 

네가 요즘 보여준 실력 덕에 많은 도우들이 널 알고 싶어 하더라. 

그런데 넌 매일 돌아와서 검을 닦기만 하니, 도대체 왜 그러는 거냐?"

담태신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장해는 문득 떠오른 것이 있는 듯 히죽 웃었다.

"사실 말이다, 나도 네 나이 땐 연정을 품은 적이 있었어. 

그러니 나한테 솔직히 말해 봐. 혹시 마음에 둔 여제자라도 있느냐?"

담태신의 검 닦는 손이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차갑게 대답했다.

 "없습니다."

장해는 그의 감정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 말했다.
"없다고? 그럼 오늘 너랑 대결했던 그 작은 아가씨는 어때? 

그녀는 제2대 문파 적소종 장문의 친딸이야. 

내 생각엔 꽤나 아름답던데. 그런데 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꽤 가차없이 상대했더라."

"그리고 말이야, 오늘 내가 전원에서 술을 마시다가 들은 소식인데, 헝양종 장문도 딸이 있다고 하더군. 

듣자하니, 그녀는 삼계를 뒤흔들 정도의 절세 미녀래. 

정말 사람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해. 

 

하지만 헝양종 사람들이 아닌 이상, 아무도 그녀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더군. 

다음번에 우리 장택산 아래를 한 번 거닐어 볼까? 

운이 좋으면 그녀를 볼지도 모르잖아?"

담태신의 표정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장해가 잠멱선을 거론하든 려소소를 말하든,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장해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그는 그제야 희미하게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형님, 벌써 늦었습니다. 이제 돌아가셔야죠."

"그래, 그럼 다른 다친 사제들을 보러 가야겠군."
장해는 고개를 흔들며 떠났다.

담태신은 팔을 베고 누웠다.

적소종의 천금, 장택산의 선자…

그는 자신의 손목을 차갑게 깨물었다. 피가 배어나올 때까지.


그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안혼등.

반드시 안혼등을 손에 넣어야 했다!



대회가 끝났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최종 승자는 소요종의 한 제자였다.
이 소식은 최근 삼계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다. 

 

'쓸모없는 문파'라 불리던 소요종에서 뜻밖에도 한 천재가 등장한 것이다.

 

요광이 말했다. 

"설마 소요종 사람일 줄이야. 수천 년 동안 이런 일이 없었는데, 정말 신기하네. 

우리가 그 시합장에 가지 못한 게 아쉬워. 

들으니 그 사람의 기량이 너무나도 출중해서 공야 사형님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더군."

요광의 말투에는 감탄이 묻어 있었다.

소소는 놀라며 생각했다. 

'요광이 이렇게까지 감탄할 정도라면, 그 사람은 정말 대단한 거겠지.'

하늘을 가로지르며 선기가 빛줄기처럼 흐르고 있었다.

소소는 말했다. 

"누가 이기든, 요 며칠 정말 북적이네."

요광은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건드리며 말했다. 

"어쩐 일이야? 폐관 수련을 마치고 나오더니, 갑자기 이런 시끌벅적한 곳을 좋아하게 된 거야? 

예전엔 장택산에 머물길 좋아했잖아."

소소는 이마의 주사빛 점을 손으로 가리며, 웃음 머금은 영롱한 눈빛을 드러냈다.
"그냥… 동문들이 좀 보고 싶었어."

"네 사제가 왔어." 요광이 말했다.
소소가 돌아보자, 월부애가 다가오고 있었다.

월부애가 두 손을 모아 인사했다.
"요광 사매, 려 사매님. 대회가 끝난 후, 사존과 장로들께서 할 말씀이 있으시고, 

또한 승리한 제자에게 안혼등을 수여할 예정입니다. 

사매님께서도 관례에 참석하시겠습니까?"

소소는 요광이 계속해서 소요종의 남제자가 얼마나 대단한지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녀는 궁금증이 생겼고, 당연히 가 보기로 했다.
"좋아."

그들은 헝양종이 연회를 여는 선산으로 향했다.
요광이 앞장서고, 월부애는 그녀보다 몇 걸음 뒤에서 소소와 나란히 걸었다.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사저. 안혼등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그는 시선을 떨어뜨려 자신의 운화 장화를 바라보았다. 

평소 늘 올곧던 소사제는 희귀하게도 얼굴에 죄책감을 띠고 있었다.

소소는 그를 따라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내가 안혼등을 어디에 쓰겠어? 오히려 네 영검이 부서졌잖아. 

부애, 내가 시간이 날 때 네게 딱 맞는 무기를 하나 찾아줄게. 

대사형에게는 '분천'이라는 선검이 있는데, 너도 너무 손에 아무것도 없이 다니면 안 되지."

월부애가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눈은 흑백이 선명하고, 진지한 빛을 띠고 있었다.

소녀는 해사(鲛纱)를 두르고 있었고, 그녀의 눈에는 별빛이 가득한 듯 빛나고 있었다. 

그 눈동자 속에 그의 모습이 비쳤다.

그녀의 시선 아래서, 월부애는 점점 긴장된 얼굴을 하고 급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그, 그럴 필요 없습니다! 전 영검을 써도 괜찮아요."

소소는 그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부애가 왜 저렇게 도망치듯 가는 걸까?
예전엔 나와 겨루면서도 내가 사저라는 걸 전혀 신경 쓰지 않았는데. 조금도 사양하지 않고 거침없이 싸웠으면서.


헝양종의 연회석에서 장해는 허리춤에서 유영주를 꺼냈다.


그는 해맑게 웃으며 말했다. 

"소사제, 잠시 후 헝양종 장로님이 너에게 안혼등을 수여하는 장면을 유영주에 담아갈게. 

돌아가서 사부님과 사형, 사제들에게 보여 주면 좋잖아. 

우리 소요종도 드디어 자랑할 날이 온 거지."

담태신은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내려다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주변에서는 많은 제자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요종에서 천재가 나온 것도 드문 일인데, 더군다나 그가 그야말로 '경이로운' 수준의 재능을 지닌 인물이라 더욱 주목받고 있었다. 

단일 뇌령근(雷灵根)을 가진 것만으로도 이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장해의 말이 신경쓰였던 때문인지, 담태신은 최근 며칠간 시합에서 예전처럼 몇 수 만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일이 없었다.

각 문파의 장로와 제자들이 차례로 자리에 앉았다.
연회장은 한동안 조용했다. 하지만 곧이어 연회 입구에서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입구에 서 있던 헝양종 제자들은 누군가를 보자마자 일제히 그쪽으로 몰려갔다. 

아까까지만 해도 각 문파의 손님들을 정중하게 맞이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그들은 얼굴에 환한 웃음을 띤 채 흥분해 있었다.

석계 아래에서 어린 제자들이 길을 터주었고, 연회석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를 감지하고는 자연스레 웅장한 입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순간, 한 소녀가 선검 위에서 가볍게 뛰어내렸다.
하얀 옷자락 아래로 드러난 작은 수놓인 신발이 우아하게 빛났다. 

 

그녀의 치맛자락에는 아름다운 유소가 달려 있었고, 경쾌한 발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흰 해사(鲛纱)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오직 맑은 눈동자와 이마 한가운데 붉은 주사만이 드러나 있었다.
해사에는 법술이 걸려 있어 그녀의 얼굴 윤곽이 희미하게 보였다.

담태신의 귓가에 누군가 낮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구현자(衢玄子) 선존의 따님, 육령(毓灵) 소선자다."

"이름이 뭐라고?"

"려소소(黎苏苏)라고 하네."

담태신은 잔에 담긴 영로(灵露.공력과 내상을 치유하는 이슬)를 비워내면서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저 명문가에서 태어난 낯선 소녀일 뿐, 세상 이치를 모르는 순진하고 나약한 아이.

장해가 감탄하며 말했다. 

"구현자 선존께서 이 보배 같은 따님을 너무도 소중히 여겨서, 거의 모든 문파가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지. 

하지만 실제로 그녀를 본 사람은 극히 드물어. 

구현자 선존과 헝양종 사람들이 그녀를 철저히 보호했거든."

그녀는 혹독한 수행을 거듭하는 일반 제자들과는 달랐다. 

귀하게 태어났고, 출중한 자질을 타고났으며, 아버지는 선계의 최고 권위자. 정말 부러울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적어도 장해는 몹시 부러웠다. 

헝양종은 당당히 선계 제일의 문파로 군림하는데, 소요종은 가난에 허덕이며 이제는 제자들에게 패검(佩剑) 하나 변변히 지급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는 아까 사제에게 농담처럼 말했지만, 사실 그는 그들과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는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여제자들은 대개 소요종을 하찮게 여겼다. 그들이 게으르고 수련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려소소는 요광, 월부애와 함께 들어왔다.


그녀는 구현자 곁으로 가려 했지만, 순간 마음이 움직여 시선을 돌렸다. 

 

그러다 연회석 한쪽, 소요종 자리에서 검은 옷을 입고 물고기 문양이 새겨진 도복을 걸친 채 냉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제자를 보았다.

그녀의 동공이 수축되었고, 눈 안의 밝은 미소가 사라졌다.

그 남자는 무언가를 감지한 듯 잔을 쥔 손을 잠시 멈추고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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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31화-선문대회에서 재회하게 된 소소와 담태신 / 출처:티빙


두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마치 바다가 육지로 변하고 세상이 뒤바뀐 듯한 오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오백 년의 세월.

세상에서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려소소의 눈앞에 차례로 떠올랐다.

그녀의 손톱이 손바닥을 깊이 파고들 정도로 힘이 들어갔다.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며, 그녀는 속으로 외쳤다.

어떻게…?

그가…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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