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79장. 수줍어하다
상고무정도(上古无情道),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단순한 신의 길.
삼계(三界)의 모든 존재는 수련을 통해 신(神)에 이른다.
선인(仙)에서 마(魔), 신(神)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은 천벌의 벼락을 견뎌야만 한 단계씩 경지를 돌파할 수 있고,
그 끝에 신이 된다.
그러나 상고 무정도는 다르다.
그것은 상고(上古)의 진신(真神)들에게 내재된 대도(大道)의 법칙이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감정을 지닌다.
감정을 지닌 자는 도심(道心)을 온전히 순수하게 유지하기 어렵다.
대도(大道)는 끝없는 길이지만, 감정의 시련을 넘지 못하면 결국 파멸한다.
설령 누군가 도를 위해 아내와 자식을 죽였다 해도, 그로 인해 신이 된 자는 수천 년간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무정도는 유일한 예외였다.
그것을 수련하는 자는 감정도 사랑도 없이 살아간다.
천벌을 맞을 필요조차 없이, 그들의 수련은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성장한다.
신의 경지에 이르는 데는 기껏해야 백 년이면 충분하다.
오직 열반을 거친 봉황(鳳凰)만이 이 길을 걸을 수 있다.
다른 어떤 수련 방식도 그녀에게 무정도만큼 적합할 수는 없다.
구현자는 조용히 설명했다.
“대도(大道)는 본래 무정하지만, 그럼에도 만물에 대한 연정을 품고 있지.
무정도를 수련하면 가장 빠르게 신이 될 수 있고, 하늘의 벼락을 맞는 고통도 겪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소소야, 네가 이 길을 선택한다면, 다시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너는 세상의 모든 생명을 아끼겠지만, 단 한 사람에게도 진정한 연정을 품지는 못할 것이다.
소소의 손끝이 가늘게 움찔했다. 눈빛이 잠시 흐려졌다.
그렇다면, 그녀가 지나온 모든 것들도 서서히 희미해질까?
그녀는 기쁨과 아름다운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살아온 그 시간들은 점차 희미해질 것이다.
이것이 그녀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길 아니었던가?
“소소야, 네 선택은?”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는 것들이다. 어차피 전부 잊어야 마땅한 것들이었다.
설령 잊지 않는다 해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다.
소소는 구현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무정신도(無情神道)를 수련하기로 했다.
남녀의 정이란 본디 가장 허망한 것이다.
그녀는 감히 마음을 열지 못했고, 막상 그 감정을 받아들이려 했을 때, 강제로 담태신을 죽여야만 했다.
이용당하고, 감금당하고, 버려지고……
애초에 이것이 그녀가 선택한 길이었다면, 무정도를 수련하는 것이 무엇이 나쁘겠는가?
구현자의 전각을 나섰을 때, 하얗고 곧은 등 뒤의 실루엣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애.”
그녀는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환하게 웃었다.소년이 고개를 돌렸다. 분명 월부애(月扶崖)였다.
그는 평소에 언제나 딱딱한 성격이었지만, 유독 그녀 앞에서는 드물게 수줍어하는 기색이 스쳤다.
“아직도 나한테 화났어?”
“내가 너한테 화날 일이 있었나?”
소소는 잠시 기억을 더듬었다.
“네가 날 다른 사람과 착각했던 일 말이야?”
어쩌면 이것도 우연일 것이다.
부애가 아직 선도의 길에 들어서기 전, 그의 기억 속에도 ‘ 려소소’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월부애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소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화 안 났어.”
하얀 옷을 입은 소녀의 눈동자는 맑고 투명했다.
긴 치맛자락이 바닥을 스치고, 이마 한가운데의 주사(朱砂)는 불꽃처럼 붉게 빛났다.
바람이 불어 그녀의 허리춤에 달린 비취 방울을 흔들자,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월부애는 오래전부터 그녀가 아름답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직 성인이 되기도 전에, 그녀의 미모는 동문들 사이에서 자주 화제가 되었고,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마음을 품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마주한 것은 지금이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안 된다.
잘못 뛰려는 심장을 억누르며, 그는 생각했다.
아주 오래전, 연정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이미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그를 등에 업고 황연을 탈출했고, 그와 함께 세상의 마지막 신(神)을 보았다.
그녀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저(师姐)에게 마음을 흔들려서는 안 된다.
하얀 옷의 수련자는 굳은 얼굴로 검을 타고 선봉 아래로 내려갔다.
소소는 예전부터 장택(長澤) 선산에서 머무는 것을 좋아했다.
장택은 조용했고, 형양(衡陽) 선경에서 가장 높은 산이었으며, 그녀에게 왠지 모를 친근함을 느끼게 하는 오동나무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돌아왔을 때는, 보고 싶은 사람도, 그리운 기억도 너무 많았다.
그래서 장택산이 아닌, 어린 시절 수련하던 곳에 머물기로 했다.
대나무 숲 사이에는 꽃이 피어 있었는데, 그것을 ‘죽화간(竹花間)’이라고 불렀다.
소소는 무정도를 깨닫기 위해 수련을 시작했다.
그녀가 이번에 ‘폐관 수련을 끝내고’ 나온 후, 거의 매일 누군가가 그녀를 찾아왔다.
어떤 날은 맛있는 것을 가져오고, 어떤 날은 재미있는 것을 들고 왔다.
죽화간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형양 선경의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가 있었다.
최근 소소는 자주 저 멀리 서광이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이는 객사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머물기 시작했다는 증거였다.
소소는 찾아온 사부님에게 물었다.
“형양종에 무슨 큰일이라도 있나요?”
사부님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 선계 대비(大比. 대항전)도 잊어버린 거야?”
소소는 순간 멍해졌다.
지금이 바로 백년마다 열리는선계 대비의 시기였던가?
그녀가 기억하는 과거에서는 요마가 날뛰고, 선계는 겨우 목숨을 부지하는 신세였다.
마치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쥐처럼, 제대로 된 수련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백 년마다 열리던 선문 대비(仙門大比)도 오랫동안 중단된 지 오래였다.
선인들은 흩어져 살아야 생존 확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선문 대비가 다시 열리고 있었고, 이름 있는 문파들은 모두 형양종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소소는 예전에 구옥(勾玉)에게서 이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선문 대비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왔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대회에 참가하는 제자는 원영(元嬰) 이하의 수련자여야 했다.
이는 곧 문파 내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젊은 수련자들이 참가한다는 뜻이었다.
대회에서 서로 실력을 겨루며, 동시에 세상을 위협하는 요마에 대항하는 힘을 키우게 되었다.
둘째, 매번 선문 대비에서 최종 승자가 얻게 되는 보물이 있었다.
이 보물들은 최소한 희귀한 영기(靈器)급 이상이었으며, 때때로 신기(仙器)나 최고급 단약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는 누구라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귀한 기회였다.
대회에서 승리하면, 자신의 문파에 영광을 안겨 줄 뿐만 아니라, 스스로도 큰 기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 사부님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품은 바로 전설의 ‘안혼등(安魂灯)’이다!”
“안혼등.” 소소는 낮게 중얼거렸다.
전설 속의, 영혼을 되찾을 수 있다는 바로 그 안혼등일까?
선자(仙子)는 말했다.
“지난 두 번의 선문 대비에서 공야 사형이 삼계를 뒤흔들며 명성을 떨쳤지.
그의 재능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었어.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네 사형이 참여하지 않아.
그는 이미 금단(金丹)을 돌파하고 원영(元嬰)기에 도달했거든.
하지만 너와 부애는 한 번 도전해볼 수 있겠지.”
많은 문파의 장로들조차 원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그런 수련 천재는 누구라도 부러워할 만했다.
사부님의 말을 듣고 소소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곧 형양 선경이 정말로 붐비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번 선문 대비는 형양종 내에서 열렸고, 형양종은 상위로는 장문(掌門)부터 하위의 외문(外門) 제자들까지 모두 이 대회를 대단히 중요하게 여겼다.
문파의 장문이나 장로가 젊은 제자들을 이끌고 도착하면, 형양종에서는 즉시 길을 안내하고 머물 곳을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소소는 무정도를 수련하기 시작한 터라, 이런 대회에 참가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그녀의 방 밖, 달빛 아래에서 검을 안고 있는 한 소년을 발견했다.
소년은 영검을 꽉 쥔 채 그녀를 바라보았다.
“모두들 네가 폐관 수련을 마친 걸 축하하며 선물을 준비했어. 난 안혼등을 얻어다 줄게.”
소소는 턱을 괴고 창가에서 그를 보며 웃었다.
“좋아, 부애, 힘내!”
월부애는 입술을 꾹 다물고, 그녀가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는 눈빛을 애써 외면하며 검을 타고 날아갔다.
그가 그렇게까지 진지한 모습이라니, 소소는 그런 소사제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부애…… 그에게서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 감각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는 알 수 없었다.
그녀는 부애의 실력을 믿었다.
사형 공야적무만큼의 천부적 재능은 없지만, 소사제(小師弟)는 부지런하고 성실했다.
어쩌면 소사제가 정말로 안혼등을 얻어올지도 모른다.
원래 소소의 이름도 대회 명단에 올라 있었다.
구현자는 딸이 이제 막 무정도를 수련하기 시작했음을 알고 있었다.
신도(神道)란 본디 강하고 지배적인 힘이었다.
소소가 이를 온전히 깨닫기 전까지는 대회에 나가는 것이 불공평할 수 있기에, 그는 장로에게 명해 소소의 이름을 지우고, 다른 젊은 수련자가 대신하도록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적소종(赤霄宗)의 잠멱선은 불만스럽게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러니까, 려선존(黎仙尊)의 딸이 참가하지 않는다는 거야? 그럼 난 겨우 몇몇 잡것들과만 겨뤄야 한다는 거네?”
그녀가 다른 제자들을 ‘잡것’이라 부르는 것을 듣고, 잉장(媵庄)은 황급히 낮은 목소리로 타일렀다.
“사매! 그런 말을 해선 안 돼.”
잠멱선은 코웃음을 쳤다.
그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은 상청선경(上清仙境)에서 왔고, 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
유일하게 그녀보다 높은 신분을 가진 이는 형양종 장문의 딸뿐이었다.
구현자의 수련은 깊고, 형양종은 본래 도심(道心)의 안정으로 명성이 높았다.
적소종 장문은 잠멱선이 형양 선경에서 도심을 닦으며, 구현자를 사부로 모시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구현자는 쉽게 제자를 받지 않는 사람이었다.
잠멱선은 형양종에 오기 전, 온 힘을 다해 려소소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수려한 외모든, 강력한 수련력이든, 모든 면에서 그녀를 압도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가 대회에 나오지 않는다니, 맥이 풀릴 수밖에 없었다.
잉장은 그녀가 불만을 표할 겨를도 없이 신중하게 말했다.
“사매의 상대는, 충허파(冲虚派)와 췌산종(摧山宗)의 몇몇 제자들뿐만 아니라, 형양종 장문의 제자이기도 해.
그는 공야적무의 사제이며, 이름은 월부애. 듣자 하니 나이는 어리지만, 상당한 실력을 가졌고, 이미 금단기(金丹期)에 도달했다고 하더군.
사매, 방심하지 말고 조심해야 해.”
“공야적무의 사제?”
잠멱선은 눈을 반짝이며 흥미를 느꼈다.
“그렇다면, 려소소의 사제이기도 하겠네.”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새로 얻은 신기(仙器.신의 기물)를 천천히 쓰다듬으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공야적무와 려소소가 없는 마당에, 그들의 사제인 월부애를 상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
잉장을 향해 흘낏 시선을 던지며, 그녀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잉사형, 걱정 마. 난 절대 지지 않아.”
그녀가 자신은 절대 지지 않을 거라고 말한 것에 대해, 잉장은 조금의 의심도 품지 않았다.
그는 잠멱선이 손에 쥐고 있는 채찍을 힐끗 보았다.
그것은 중품(中品) 선기(仙器)였다.
선문 대비에서는 제자들이 어떤 무기를 사용하든 상관하지 않았다.
단 하나의 규칙이 있을 뿐, 상대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
좋은 무기를 가지는 것 역시 개인의 능력과 기연에 포함되며, 실력의 일부로 인정되었다.
잠멱선은 철저하게 준비해왔다.
그녀는 원래 뛰어난 수련력을 갖추고 있었고, 여기에 중품 선기와 사부가 준 영단(灵丹)까지 더해지자, 원영(元婴) 이하의 제자들 사이에서 더는 대적할 상대가 없었다.
월부애가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해도, 타고난 배경에서 오는 우위를 넘어서긴 어려웠다.
다음 날, 대회가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소소는 이른 아침, 대나무 꽃 사이에서 밝고 환한 한 인영을 발견했다.
익숙한 얼굴, 여전히 눈매는 시원하게 솟아 있었고, 한껏 자유롭고 호방한 분위기였다.
“요광 사매.”
요광은 친근하게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소소, 오늘은 수련하지 말고 대회 구경 가자!”
소소는 그녀의 기분을 깨뜨릴 생각이 없었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요광과 함께 검을 타고 날아갔다.
각 문파의 장로들과 제자들이 차례로 자리를 잡았다.
빠르게 회전하던 한 조각의 단목(檀木)이 넓은 평지로 변하자, 형양종 집법 장로는 두 손으로 인(印)을 맺으며 그 위에 결계를 펼쳤다.
참가하는 선문이 많았기에, 아홉 개의 경기장이 동시에 개방되었고, 결계 안에서만 승부가 이루어졌다.
다른 제자들은 비교적 안전하게 이를 관전할 수 있었다.
요광은 소소를 데려가면서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더니,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네 얼굴이 너무 눈에 띄어. 가리는 게 좋겠어. 괜히 참가자들 시선이 다 너한테 쏠릴지도 몰라.”
소소는 무정도를 수련한 이후, 더는 예전처럼 감정에 흔들리지 않았다.
요광의 말대로, 건곤대(乾坤袋)에서 교사(鲛纱) 한 장을 꺼내 얼굴을 가렸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흐릿하게 변했다.
요광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가자.”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다소 늦은 시각이었다.
소소는 구현자와 장로들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구현자 곁의 자리로 가지 않고, 요광과 함께 경기장 아래 제자들 틈에 섰다.
구현자는 그녀를 한눈에 알아보고, 가볍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소소는 아버지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대회는 이미 시작된 상태였다.
잉장은 직접 참가하지 않았다.
그의 임무는 사부의 명령에 따라 잠멱선을 지켜보며, 그녀가 말썽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잠멱선이 경기장에 오르자, 잉장은 즉시 무대 아래에서 대기했다.
첫 번째 시합에서 잠멱선은 충허파(冲虚派)의 한 여성 제자와 맞붙었다.
상대는 금단 초기에 막 진입한 상태였고, 잠멱선은 선기조차 꺼내지 않고도 가볍게 그녀를 쓰러뜨렸다.
그녀의 선결(仙决)은 가차 없었으며, 상대에게 전혀 여지를 주지 않았다.
다행히 상대 여성 제자는 담대했고, 바닥에서 일어나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말했다.
“제가 아직 실력이 부족하네요. 졌습니다.”
잠멱선은 붉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
요광이 소소의 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상청에서 온 선자, 좀 과한 거 같아.”
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요광과 함께 계속 지켜보았다.
두 번째 시합에서 잠멱선은 공격이 거친 남자 제자를 상대했다.
초반에는 그의 몸놀림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수비에 집중했지만, 그녀는 확실히 영민했다.
금세 공격으로 전환해 시간을 들여 상대를 제압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잉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 한 남자 제자가 검을 짊어진 채 무대로 올라갔다.
잉장은 정신을 곤두세웠다. 사매가 앞서 상대했던 이들은 이미 모두 끝났고, 이제 남은 건 마지막 상대뿐이었다.
남자 제자는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얼굴에는 아직 앳된 기색이 남아 있었고, 검을 단정하게 짊어진 채 곧고 반듯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의 검집에는 어떤 장식도 없었고, 일부 노장들보다도 더 단조로운 느낌을 주었다.
그는 형양종의 상징적인 백의를 걸쳤고, 허리에는 상등의 영옥(灵玉)을 매달고 있었으며, 머리는 옥관(玉冠)으로 단정히 묶여 있었다.
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법기를 검 하나만 지닌 걸 보면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외모만 놓고 보자면, 굉장히 준수한 청년이었다.
그는 차분하고 단정하게 예를 갖추며 말했다.
“형양종, 월부애라 합니다. 사매께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요광이 말했다.
“네 소사제네. 상청의 오만함을 한 번 꺾어주면 좋겠어.”
소소는 며칠 전, 부애가 자신을 위해 안혼등을 가져오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때, 뒤쪽에서 작은 목소리로 사람들이 속삭였다.
“저쪽에서 별로 주목받지 않는 경기장이 있는데, 거기에 엄청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 벌써 아홉 번이나 연승했다던데?”
“아홉 경기나? 아직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소소는 고개를 돌렸다.
가장 먼 곳에 위치한 경기장이었기에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어렴풋이 검은 옷을 입은 한 사람이 결단력 있게 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상하게도, 그녀의 손끝이 저절로 꽉 움켜쥐어졌다.
“소소?”
요광이 그녀를 불렀다.
“경기 시작해.”
소소는 잠시 멈칫하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계속>
* 이번장에 등장한 [월부애]는 드라마에서는 여자 사제로 각색 되었습니다.
* 본 장의 소제목 원제는 [羞赧]로, 직역하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힘]인데, 월부애의 감정으로 수줍어하는 의미로 의역하였습니다.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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