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77장. 오백년
담태신은 한동안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위희도 어쩔 수 없이 엽저풍을 불러왔다.
지금 궁 안에서는 모두가 불안에 떨고 있었고,
민간에서는 담태신이 타고난 불길한 존재이기 때문에 겨울의 날씨가 이렇게 기이하다는 소문까지 퍼지고 있었다.
양기(羊暨)는 언제나 신중하고 이익을 따지는 사람이었기에 이런 상황에서는 전혀 의지가 되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능력이 있는 사람은 오직 엽저풍뿐이었다.
듣자 하니 엽 대인과 폐하 사이에는 어떤 계약이 있다고 했고,
그러니 이 일을 그에게 알린다고 해도 폐하를 배신할 리 없을 터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엽 대인, 폐하의 궁전에서 요 며칠간…… 그 냄새가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아가씨의 육신은 더 이상 보존할 수 없고, 이미 고인이 되셨으니, 이제는 흙에 묻혀 편히 쉬게 해드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엽저풍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려줘서 고맙소, 위 공공(나이가 많은 환관).”
그는 임외성(临巍城)에서 급히 돌아왔지만, 한 달이 넘게 지났음에도 지금까지도 담태신이 아직 삼누이의 시신을 매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예상치 못했다.
그러니 궁녀들과 내관들이 하나같이 공포에 질려 쉬쉬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이곳은 죽은 자가 가장 존중받는 시대다. 그런 시대에서 담태신의 이러한 행동은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기이했다.
위희는 한숨을 쉬었다.
차마 그는 이 엽 대인에게 폐하가 그동안 어떤 짓을 하고 있었는지까지는 감히 말하지 못했다.
누가 진정한 주인인지, 위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모든 사람의 생살여탈권(生殺與奪權)은 결국 담태신의 손에 달려 있었다.
엽저풍이 궁전 가까이 다가가자, 위희가 말한 그 은은한 냄새가 코끝에 스쳤다.
궁전 안에는 시체의 부패를 막기 위한 향이 피워져 있었지만, 이 정도로 끌어온 것도 이제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위희는 불안한 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폐하께서는 오늘 아침 안으로 들어가신 뒤 지금까지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계속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엽 대인, 설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겠지요?”
엽저풍은 단호하게 말했다.
“문을 열어라.”
“하지만……”
“무슨 일이 생기든 내가 책임진다.”
위희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고, 곧 궁전의 문이 열렸다.
그러나 문이 열리자마자, 그 안의 광경을 본 순간, 엽저풍은 물론 위희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모습이 펼쳐졌다.
위희는 두 다리가 풀려 그대로 주저앉았고, 심지어 폐하에게 예를 갖추는 것조차 잊고 기어가듯 밖으로 도망쳤다.
엽저풍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앞으로 걸어 나아가 담태신의 옷깃을 단단히 붙잡았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는 거냐!”
검은 옷을 입은 젊은 폭군은 낮고 흐릿한 웃음을 흘렸다.
“그녀를 붙잡아 둘 거다. 영원히 나와 함께하도록.”

담태신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와 약수(弱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그 주변에는 노도(老道)가 남겨둔 몇 개의 법기가 놓여 있었다.
담태신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그의 입가엔 기괴할 정도로 기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약수는 서서히 얼어붙으며 얇은 얼음 결정이 맺혔다.
엽저풍은 자기 삼누이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전 담태신이 하려 했던 일을 떠올리자 온몸이 오싹해졌다.
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설마…… 너 지금, 네 자신과 그녀를 함께 약수 속에 봉인하려는 거냐!”
담태신은 지금 스스로 죽으려 하고 있었다.
그는 살아남을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삼누이 역시 온전한 모습으로 떠날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엽저풍은 담태신의 눈 속에서 광기와 집착을 보았다.
그리고 문득 과거 대전(大殿) 앞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담태명랑의 신하들을 불러 연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은 그것이 단순한 협박과 위협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 확실히 깨달았다.
그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미쳐 있었고, 못 할 짓이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담태신은 차갑게 말했다.
“네가 감히 여기에 들어올 자격이 있나? 당장 꺼져.”

"너 완전히 미쳤군. 나는 삼누이를 데리고 갈 거야."
엽저풍은 그렇게 말하며 침상 위의 차가운 시신을 안으려 했다.
그러나 한 손이 가로막았다. 담태신이 손바닥으로 거칠게 내리쳤다.
"네가 감히 그녀를 건드려?"
담태신은 차갑게 말했다.
엽저풍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 순간 그는 어떤 계약도, 군신 간의 예의도 상관없었다.
심지어 편연조차 떠올릴 틈이 없었다.
그저, 눈앞의 상황이 너무도 터무니없고 비현실적일 뿐이었다.
두 사람은 격렬하게 싸웠다.
한 사람은 몸속에 구미호 요단(妖丹)을 품고 있었고, 한 사람은 신수(神髓)를 막 얻었지만,
놀랍게도 그 어떤 능력도 쓰지 않은 채,
오직 주먹과 주먹이 부딪치는 난투극이었다.
담태신의 주먹이 계속해서 엽저풍의 몸에 내리꽂혔고, 그 얼굴엔 싸늘하고 소름 끼치는 표정이 떠올랐다.
엽저풍은 삼누이가 죽어서까지 편히 쉬지 못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손을 들어 불꽃 하나를 만들어, 침상 위의 시신을 향해 날렸다.
담태신의 눈빛이 그 순간 얼어붙었다. 그는 망설임도 없이 시신 위로 몸을 날렸다.

불꽃은 그의 등을 데웠고, 피부가 타들어갔지만, 그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했다.
그는 다급하고도 조심스럽게 그녀의 시신 위에 튄 불씨를 하나하나 손으로 꺼버렸다.
엽저풍은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며 무력함에 사로잡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네 모습이 이렇다는 걸 삼누이가 안다면, 널 혐오했을 거야."
‘혐오’. 그 두 글자가 담태신을 완전히 굳어버리게 했다.
그의 눈꼬리에에는 섬뜩한 붉은 기운이 감돌았고, 왼쪽 눈에서는 옅은 눈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엽저풍은 말했다.
"내가 부탁하는 거야. 아니, 내가 그녀를 대신해 네게 부탁하는 거야. 제발 그녀를 놓아줘. 보내주라고."
엽저풍은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네가 주는 건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니야.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건 너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지.
그녀는 그저 너에게서 떠나고 싶었어. 그걸 위해서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렀는지, 너 정말 모르는 거야?"
담태신의 눈물이 소녀의 얼굴 위로 떨어졌다.
그는 틀리지 않았다고 믿었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다.
그리고 모두가 그에게 포기하길 바라고 있었다.
밤이 되자, 위희 공공이 뜻밖의 좋은 소식을 전해왔다.
위희는 안도한 표정으로 말했다.
"폐하께서 드디어 아가씨를 매장하는 걸 허락하셨습니다."
엽저풍은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젊은 황제의 붉게 충혈된 눈가를 떠올렸다.
하지만 담태신은 여전히, 누구도 소소의 몸에 손대게 하지 않았다.
그날, 담태신은 직접 그녀의 몸을 깨끗이 씻기고, 아름다운 비녀를 꽂아주었으며, 입술 사이에는 벌레를 막기 위한 구슬을 물려주었다.

그는 소녀의 시신을 품에 안고, 본래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황제의 능묘로 들어갔다.
능묘 아래에는 한 시대의 강산을 떠받드는 영맥(灵脉)이 흐르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능묘를 봉인하게 한 후, 다시는 그곳에 들어가지 않았다.
봄이 오자, 눈이 그쳤다.
그때 잠룡위(潜龙卫)가 엽빙상을 구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담태신은 수천 명의 잠룡위를 가둬놓고, 무차별 난사로 모두를 학살했다.
그는 엽빙상에게 그것을 지켜보게 했다.
엽빙상은 밀폐된 항아리에 갇혀 있었고, 곧 인육으로 만들어질 운명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구하러 온 사람들이 하나둘씩 쓰러지는 모습을 보며, 절망 속에서 그저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반년이 넘도록 밤낮없이 이어진 고문 속에서, 그녀는 더 이상 아무런 기개도 남아 있지 않았다.
오히려, 과거 소늠(萧凛) 곁에서 보냈던 시간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평온했던 시절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그녀 곁에 서 있는 담태신은 마치 악귀와도 같았다.
그는 그저,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한때 담태신은 잠룡위의 힘을 탐했고, 그것을 손에 넣으려 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 기회가 찾아왔음에도 그는 스스로 그들을 죽였다.
엽빙상은 두 번째 봄을 넘기지 못하고 죽었다.
담태신이 그 소식을 들었을 때, 그는 새장 안에 갇힌 요괴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요괴는 세 개의 목숨을 가졌다고 알려진 존재였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도 그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죽었으면 버려라."
그는 손을 들어 그 요괴마저 죽여버렸다.
이 세상이 무의미하게 느껴져버린 지는 이미 오래였다.
경화(景和) 2년 여름, 말발굽 소리가 어느 작은 뜰 앞에서 멈췄다.
엽저풍은 고삐를 당기고 고개를 돌려 묵묵히 한숨을 내쉰 뒤, 물었다.
"폐하, 신과 함께 들어가시겠습니까?"
담태신은 손가락으로 고삐를 감으며 땅을 응시한 채 고개를 저었다.
엽저풍은 그에게 예를 갖춘 후 홀로 뜰 안으로 들어갔다.
어렴풋이 안에서 누군가 "석무(夕雾)"에 대해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담태신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멀리 울타리 너머 활짝 핀 합환화를 바라보았다.
엽저풍은 오래 지나지 않아 다시 나왔다.
그는 길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폐하께서는 그때 삼누이에게 할머니를 구해냈다고 말했어야 했습니다."
담태신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가지를 꺾어버렸다.
엽저풍은 처음으로 확신할 수 없었다.
담태신이 삼누이를 향한 감정이 사랑이 더 컸던 건지, 아니면 증오가 더 컸던 건지.
하지만 사람은 죽으면 촛불이 꺼지듯 모든 것이 끝나는 법. 그는 이제 정말로 모든 걸 포기한 걸까.
"폐하께서는 정말로 다시 궁으로 돌아가지 않으실 겁니까?"
엽저풍이 물었다.
한때 그토록 힘겹게 쟁취했던 모든 것, 그것이 당신이 원했던 것이 아니었습니까?
담태신은 황릉이 있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깊은 연못처럼 어둡고 깊었다.
담태신은 천천히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나는 힘이 필요해."
엽저풍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이 정말 힘일까, 아니면 그날 성루 위에서 자신을 미치게 만들었던 그 장면을 되돌리고 싶었던 걸까?
이미 사라져버린 그녀의 영혼을 되찾고 싶은 것일까?

언제부터인가 세상에는 요괴들이 출몰하기 시작했다.
온갖 귀신과 괴물들이 활개를 치며, 인간이 더 이상 세상의 주인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이제 평범한 신선조차도 인간의 제왕보다 더 높은 지위를 누린다.
봉래(蓬莱) 선산, 구름 위에 떠 있는 궁전, 그것이 어찌 황궁과 비교될 수 있겠는가.
선인(仙人), 얼마나 사람들의 동경을 받는 존재인가.
그들은 하늘 높은 곳에 군림하며, 찰나의 시간만으로도 인간의 한 평생을 초월하는 존재다.
이제 선문의 문이 활짝 열렸고, 누구나 자신에게 자질이 있기를 바라며 신선과 함께 선산으로 가서 수행하기를 염원하고 있다.
담태신은 손을 뻗어 떨어지는 합환화를 받았다.
"가자."
그는 꽃을 손 안에서 으스러뜨렸다.
창백한 손끝에 선명한 붉은빛이 물들었다.
그가 처음으로 추구했던 것은 바로 수많은 이들이 그 앞에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게 만드는 힘이었다.
담태신은 다섯 손가락을 휘어 날카로운 발톱처럼 만들며, 소매 아래 자신이 새긴 빽빽한 칼자국을 쓰다듬었다.
차가운 미소가 그의 입가를 스쳤다.
그의 길은, 밤낮으로 그를 괴롭히는 이 감정을 위해,
단 한 번도 자신을 사랑한 적 없는 여인을 위해 죽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는 반드시 살아남을 것이었다.
천년이든, 만년이든, 이 세상의 이치를 거스르며 살아갈 것이다.
그는 눈을 내려, 스스로조차 인정하고 싶지 않은 눈물 한 줄기를 가렸다.
백마가 지나가는 듯한 짧은 세월 동안, 그 합환수는 다시 꽃을 피우고, 또 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인간 세상에는 또다시 봄이 찾아왔다.
"오늘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겠소."
노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탁자를 ‘탕’ 하고 쳤다.
"지금부터 500년 전, 주국(周国)에는 기이한 눈이 내렸소.
당시 황제는 우리가 역사책에서 보는 어느 황제도 아니었소.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군림했던 미치광이 황제였지. 후에 그는 자신의 모든 기록을 불태워 버렸소."
"그의 과거는 모두 재가 되어 사라졌고, 세상에 남은 것은 단지 상상의 조각들뿐이오.
어떤 이는 그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엽씨 부인을 사랑했고,
그녀를 곁에 두기 위해 여러 나라와 전쟁을 벌였다고 하오."
"또 어떤 이는 그의 삶에 성씨조차 알려지지 않은 한 여인이 나타났다고도 하오.
그녀는 황후의 자리에 오르지도, 이름이 역사에 남지도 않았소.
다만, 주국에 그 눈이 내린 후 다시는 그녀를 본 사람이 없었소."

청중 중 한 사람이 큰 소리로 말했다.
"그 황제가 사랑했던 건 분명 엽 부인일 거요!
그렇지 않다면 어찌 이름도 없는 여인에게 그 어떤 지위도 주지 않았겠소?"
노인은 그 말에 반박하지 않고 웃으며 말했다.
"좋소, 그렇다면 노인이 천천히 들려드리겠소.
500년 전, 미치광이 황제가 다스리던 시대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소.
하지만 그는 사방을 제압하며 마침내 천하를 통일할 기세였지.
그런데 갑자기 그는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추었소."
"어떤 이는 그가 평범한 인간으로 늙어 죽었다고 하고,
또 어떤 이는 폭군을 처단하려던 검객들에게 살해당했다고도 하오.
하지만… 또 다른 소문에 따르면, 그는 죽음의 세계에 존재한다는 ‘귀곡하(鬼哭河)’에 갔다고 하오."
‘귀곡하’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한 사람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썩은 노인네, 또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귀곡하라니, 그런 곳에 가는 사람이 어디 있소?
다들 알다시피 거긴 인간의 영혼을 삼키는 곳이오!
미치광이 황제가 거길 갔다면 스스로 죽으러 간 게 아니겠소?
500년 전의 주국? 역사에도 없는 미치광이 황제? 그딴 인간이 존재했는지도 모를 일이오. 그렇지 않소?"
그 말에 즉시 여러 사람이 동조하며 외쳤다. "맞소!"
"맨날 이런 지루한 옛날이야기나 떠드니 재미가 없지!
차라리 요즘 떠들썩한 '선문 개방(仙门大开)' 이야기나 하시오!"
"맞소, 선계 이야기를 하지 않을 거면 요괴계나 마계(魔界) 이야기라도 하시오!"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예로부터 인간은 누구나 신선이 되기를 동경했으며, 비록 영력이 없어 선도가 될 수 없다 해도 언제나 요괴와 마물에 대한 이야기에 호기심을 품었다.
하지만 정작 요괴들이 난동을 부리면 누구보다도 먼저 두려움에 떠는 것이 또한 인간이었다.
이야기는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청중들은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노인은 더 이상 그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
어차피 그조차도 500년 전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으니까.
"세상에는 다섯 개의 세계가 있소. 신계, 선계, 인간계, 요마계, 그리고 명계. 신들은 오래전에 몰락했고, 요마들은 잔인한 짓만 저지르니 더 말할 것도 없소.
그러니 오늘은 백 년마다 열리는 선문 대회(仙门大比)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소.
자, 이번엔 어떤 문파가 승리할 것 같소?"
"말할 필요도 없지, 당연히 첫 번째 선문, 형양종(衡阳宗)이지!"
책을 읽는 공간이 다시금 떠들썩해졌다.
이층 구석에서 한 청의(靑衣)를 입은 여인이 비웃으며 입술을 삐죽였다.
"그건 장담할 수 없어. 올해 형양종(衡阳宗)에 대회에 나가는 건 전부 신입 제자들이라던데, 다들 공야적무(公冶寂无)처럼 타고난 재능을 가졌다고 착각하는 모양이야.
불과 삼십 년 만에 금단(金丹)을 돌파하고 원영(元婴) 중기로 들어선 게 보통 일인 줄 아나 봐?
이번엔 내가 그들을 완전히 박살 내주겠어!"
옆에서 같은 색의 청의를 입은 임장(媵庄)이 머리를 싸매며 말했다.
"사매, 사부님께서 이번에 너를 형양으로 데려가는 건, 거기서 구현(衢玄) 선존에게 무공을 배우게 하기 위해서야.
속세의 이야기는 이제 충분히 들었으니, 얼른 검을 타고 형양종으로 가자.
늦으면 실례가 될 거야."
청의의 여인은 콧방귀를 뀌었지만, 더는 지체할 수 없다는 걸 알고는 남자와 함께 일어나 사문(师门)과 합류했다.
그들이 속한 문파는 '적소종(赤霄宗)'으로, 청색 비단을 도복으로 삼고, 여제자들은 머리에 물방울 모양의 장식을 꽂았다.
개종조사는 상청선역(上清仙域)의 반신(半神) 명야(冥夜)의 제자였다.
상청의 전승이 많아 적소종은 형양종 다음 가는 제 이대(第二大) 선문이었다.
"잠깐, 잠깐, 천사매, 사형이 널 태워 줄까?"
천멱현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이미 검을 타고 날아올랐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임장은 고소(苦笑. 어이가 없거나 하찮아서 웃는 웃음)를 지었다.
천사매가 자부심을 가질 만도 했다.
그녀는 이제 겨우 백여 살에 불과했지만, 벌써 금단 중기(中期)에 도달했다.
게다가 적소종 장문의 딸이니 신분 또한 귀하고, 외모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그녀의 성격은 다른 사람이 감당하기엔 벅찬 면이 있었다.
형양종에서 과연 사매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듣자 하니 형양종의 장문에게도 소중히 아끼는 딸이 있다던데, 사매가 그곳에 가면 과연 그녀와 잘 지낼 수 있을까?
<계속>
* 원작 소설 소제목은 [百年]인데, 왜 백년인지.. 내용에는 오백년이라고 되어 있어서,[오백년]으로 변경하였음을 설명 드립니다.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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