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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 53장. 전쟁 (한국어)

by 그릿몬스터 2025. 4. 30.

  본 글은 국내 미 출간된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무단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 한국어 번역

53장. 전쟁



소소는 부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다. 그러나 부인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그녀를 급히 가로막았다.
"내가 널 구하고, 힘들게 황무지에서 여기까지 업어 왔는데, 그냥 가려고?"

소소는 조용히 물었다.
"그럼 부인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부인은 그녀의 몸을 훑어보며 말했다.
"난 상관없어. 내가 네 목숨을 살렸으니, 앞으로 내 말을 들어야 해. 내게 아들이 있는데, 아직 장가를 못 갔거든……"

소소는 미소를 지었다.
"내가 당신 아들과 결혼하라는 건가요?"

구옥(勾玉)의 말에 따르면, 부인은 처음에 소소를 발견했을 때, 그녀의 귀걸이를 빼앗으려 했고, 팔찌를 빼려다 실패한 후 포기했다고 한다. 떠나려던 순간, 소소의 미모를 보고는 마음이 바뀌었고, 결국 그녀를 며느리로 삼을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 귀걸이를 가져간 건 그렇다 쳐도, 그녀가 큰 신세를 진 것도 아니면서 며느리로 삼으려 하다니 너무 지나쳤다.

부인은 태연하게 말했다.
"내 아들은 인중지룡(人中之龙.사람중 제일)이라, 창주에서도 알아주는 인물이야. 지금 전쟁 중이라 위험하니까, 그가 널 보호해 줄 수도 있지. 내 말을 듣는 게 좋을 거다. 안 그러면 이웃들에게 네가 은혜를 모른다고 소문낼 거야."

소소는 그녀의 파렴치함에 감탄했다.

그녀는 속세의 인간을 때릴 생각이 없었기에, 침착하게 말했다.
"귀걸이는 그냥 가지세요. 그것으로 은혜를 갚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 아들과 결혼할 수 없어요. 이미 결혼한 몸이거든요."

부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귀걸이? 무슨 귀걸이? 난 본 적 없어! 게다가 네가 결혼을 했다고?"

그녀는 소소를 더럽고 문란한 여자라도 되는 듯 노려보았고, 당장이라도 그녀의 피부를 벗겨낼 기세였다.

소소는 부인이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걸음을 옮겼지만, 부인은 그녀의 소매를 붙잡았다.
"그럼 첩으로라도 들어가! 그래, 첩이라면 괜찮겠지! 넌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녀는 소소가 이렇게 아름다운 걸 보면, 자신의 아들도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거라고 생각했다. 단지 한낱 작은 여우 같은 여자일 뿐이니, 자신의 집안에서 받아준다면 그야말로 행운이 아닌가.

소소는 돌아보며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
"정말 확실한가요?"

부인은 순간 움찔했지만, 곧 목소리를 높였다.
"확실하지 않고 뭐가 확실해!"

소소의 왼쪽 눈이 희미한 보랏빛으로 빛나더니, 마당의 나뭇잎이 화살처럼 변해 부인을 향해 날아갔다.

부인은 이런 기이한 광경을 처음 보는 듯, 머리를 감싸고 비명을 질렀다.
"요괴야! 넌 요괴지!"

소소가 손가락을 살짝 돌리자, 나뭇잎이 그녀를 쫓아갔다.

부인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고, 나뭇잎들은 조용히 바닥에 떨어졌다.

부인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였고, 소소가 그녀의 얼굴 가까이 다가와 웃으며 말했다.
"부인, 생각해 보니까 당신 말씀도 맞는 것 같네요. 당신 아들과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인은 기절했다.

소소는 손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겨우 작은 환영술 하나 쓴 것뿐인데, 법력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이 여인의 심지가 얼마나 약한지 알 수 있었다.

소소가 마당을 벗어나려던 순간, 한 남자가 달려와 부인을 부축하며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소소를 노려보며 말했다.
"너, 우리 어머니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 남자는 외모가 준수했지만, 짙은 눈썹 덕에 인상이 다소 험악해 보였다. 아마도 부인이 말했던 그 아들일 것이다.

소소는 입을 다물고 그를 바라보았다.
이 남자의 몸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 분명 사람을 많이 죽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남자는 순간 멍해졌다.
그는 자신의 집 마당에 이렇게 아름다운 소녀가 서 있을 줄은 예상도 못 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가 보낸 사람이 "너를 위해 며느리를 골랐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눈앞의 소녀를 다시 바라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소소가 물었다. "너, 창주에서 군인으로 있니?"

남자는 당당하게 대답했다. "그렇다!"

그의 이름은 강정(康亭)으로, 성문을 지키는 작은 장군이었다.

소소는 다시 물었다.
"대하(大夏)와 주국(周国)의 전쟁은 어떻게 되고 있어?"

강정은 잠시 멈칫했다. 눈앞의 소녀는 고요하면서도 기품이 있었고,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의 눈에 비친 그녀의 시선은 차갑고도 날카로웠다.

그는 갑자기 화를 내며 말했다. "너, 우리 어머니를 때렸잖아! 그냥 갈 생각 하지 마!"

소소는 고개를 저었다.
"난 그녀를 다치게 하지 않았어. 하지만 그녀가 나쁜 마음을 품고 내 물건을 가져간 데다, 심지어 날 붙잡으려고 했어. 그래서 난 단지 그녀를 겁준 것뿐이야."

강정은 자신의 어머니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소소를 바라보았다.
"그럼, 네가 남아서 우리 어머니께 사죄해야겠군."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어머니는 어디서 이런 미인을 데리고 온 거지? 분명…… 선왕(宣王)의 왕비만큼은 아니지만, 이 소녀도 순수하고 매력적이야.'

소소는 강정이 자신과 싸우려는 걸 보고, 더 이상 봐주지 않기로 했다.
잠시 후, 그녀는 그의 등을 밟고 서 있었다.

땅바닥에 쓰러진 호랑이 같은 사내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내가 누군지 아느냐! 이 미친 계집애! 난 선왕비의 직속 근위병이다. 오늘 넌 창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다!"

"선왕비?"

소소는 그의 말을 듣고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이 사람이…… 엽빙상의 부하였던 건가?

강정은 그녀가 두려워한다고 생각하고 소리쳤다.
"네가 내 어머니를 다치게 했으니, 왕비님께서 널 가만두지 않으실 거다!"

소소는 그의 말을 가만히 듣더니 말했다.
"정말 무섭네. 그런데 이미 벌어진 일이잖아? 그럼 네가 직접 날 왕비님께 데려가서, 그녀가 내게 복수할 기회를 주도록 해볼래?"

강정: "……!"

소소는 그를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가자, 선왕비를 만나러."

뜻밖에도 손쉽게 창주로 들어갈 방법를 얻었다.


 
강정은 소소를 협박하여 엽빙상에게 데려가기 전, 속으로 수많은 그녀의 비참한 결말을 상상하며 냉소를 지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설치는 촌뜨기 계집애, 겨우 몇 가지 재주를 믿고 창주부에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다니.

지금 대하에서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왕비님은 마음씨 착하고 영기를 지닌 자로서 창주성을 지키는 분이다. 누구도 엽빙상이 단지 측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따지지 않고, 모두가 그녀를 소늠의 정실 아내로 여기며, 둘을 칭송하고 있다.

그녀는 용모가 아름답고, 가까운 이들을 매우 아끼기에, 저 촌뜨기 계집애가 들어가서 어머니를 모욕한 일을 말하고, 그 소녀를 주국의 간첩이라고 몰아붙이면, 왕비는 분명 엄벌을 내릴 것이다!

이런 마음을 품고, 강정은 소소를 데리고 창주부로 향했다. 창주부는 구불구불 깊숙한 길을 지나야 했다.

 
하녀가 엽빙상을 위해 부채를 부쳐주고 있었다.

그녀는 나무 아래 앉아 가늘게 눈썹을 찌푸리며 무엇인가를 걱정하고 있었다.

누군가 달려와 보고했다. "왕비님, 강 통령께서 변을 당했습니다! 어떤 여자가 그와 그의 어머니를 때리고, 뻔뻔스럽게 자신을 창주부로 데려가라고 했습니다!"

엽빙상은 놀라며 물었다. "뭐라고?"

"그 여자가 바로 바깥에 있습니다."

엽빙상은 치마자락을 정리하고, 얼굴을 굳히며 엄숙하게 말했다. "이런 국면에, 창주에서 감히 소란을 피우고, 우리 창주 통령을 다치게 하다니."

엽빙상은 위장된 언덕을 돌아 나가며, 소소를 보았다.

오랜만에 보는, 연한 금색 테두리가 있는 하얀 옷을 입은 소녀가 창주부의 호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그녀는 정말로 강정을 붙잡고 있었고, 전혀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하얗고 깨끗한 작은 얼굴에 은은한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


담태신... 그녀를 괴롭히지 않았구나...

 
강정은 엽빙상을 보자, 눈빛에 경외심을 담으며, 곧장 공손히 외쳤다. "왕비님!"
 
그는 엽빙상이 뒤에 있는 소녀를 잡아가게 해 자신 대신 화를 풀어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엽빙상은 잠시 멈칫하더니 가볍게 입술을 다물고, 그 소녀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
 
"삼동생."
예의 속에도 약간의 존경이 담겨 있었다.
 
강정은 그 순간 멍해졌고, 곧이어 얼굴이 새하얘졌다.
삼, 삼동생?
 
모두가 엽빙상이 엽대장군의 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적녀는 집안의 셋째 아가씨뿐이었다.
 
그렇다면 저 뒤에 있는 소녀는 설마... 엽대장군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귀히 여긴 보배!
 
소소는 인사에 답했다.  "큰언니."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했다.
 
엽빙상은 갑자기 강정을 꾸짖으며 말했다. "네가 분명히 삼동생에게 무례한 짓을 해서 그녀를 화나게 한 게 틀림없구나. 삼동생의 신분이 네가 감히 모욕할 수 있는 것이냐? 당장 사과드려라!"
 
"소, 소속 하급자 강정이 삼아가씨께 사죄드립니다!"  강정은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억누르며 무릎을 꿇었다.
 
신분 이야기가 나오자, 창주부 사람들의 시선이 소소를 향해 묘하게 변했다.
 
소소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세상 사람들은 다 안다.
지금 자신은 엽효의 딸일 뿐만 아니라, 주국 황제가 볼모로 잡혀 있을 때 혼인한 아내이기도 하다는 것을.
 
지금 대하 백성에게 물어본다면, 가장 미워하고 두려워하는 존재가 누구냐고,
아마 다들 똑같은 답을 할 것이다 — 주국의 그 무시무시하고 잔혹한 황제.

 
은밀하게 흐르는 분위기가 일순간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주국과 하국은 여전히 전쟁 중이었다.
 
담태신, 그 미친 황제의 군대는 지금 성벽 밖에 주둔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의 여자가 어째서 창주에 나타난 것인가?
 

소소는 엽빙상을 보며 환하게 웃었다.
"큰언니 참 상냥하시네요. 전 당연히 언니 사람들과 다투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충직한 부하를 두셨으니, 제가 언니 대신 기뻐해야지요."
 
엽빙상은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삼동생이 농담을 다 하는구나. 우리 장수들은 모두 충군애국하는 사람들이라, 당연히 충성하는 이는 전하이시다."
 
때로는 여자들 사이의 악의는, 단 몇 마디 대화 속에 날카롭게 숨겨져 있다. 소소는 이 시점에서 그녀와 겨루고 싶지 않았기에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호심린을 사용하기 시작한 엽빙상의 기질은 미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여전히 부드럽고 연약해 보였지만, 어딘가 전과는 달랐다.
소소는 그 차이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이 무해해 보이는 큰언니에 대한 경계를 시작했다.
 
이때 강정이 말했다. "왕비마마, 죄송합니다. 소자는 삼아가씨를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집으로 돌아갔을 때 삼아가씨가 소자의 노모를 때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노모는 연로하고 병약한 몸으로 삼아가씨를 구했건만, 오히려 이런 대접을 받다니... 소자가 일시적으로 분노하여 그만..."
엽빙상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으며 소소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의 오만함과 철없음을 안타까워하는 듯했지만, 소소를 직접적으로 탓하지는 않고 강정에게만 말했다.
"내가 사람을 보내 너희 어머님을 치료하게 하겠다. 만약 정말 문제가 있다면 창주부에서 책임을 지겠다."
소소: "..."
 
정말 대단한 덫이었다.
엽빙상이 소소를 탓하지 않을수록, 소소가 더욱 철없고 몰지각해 보였다.
 
"큰언니는 내 언니야, 아니면 이 강 통령의 언니야?"
소소는 의아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왜 내 얘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내 잘못이라고 단정 짓는 거야?"

 
소소는 엽빙상이 다시 입을 열려는 걸 보고, 더 이상 말할 가치도 없다고 느꼈다.
여기서 엽빙상과 말다툼을 해봐야 무슨 소용이겠는가?
 
전황은 급박하고, 마신의 사골도 아직 뽑지 못했다.
 
소소는 지친 듯 말했다. "큰언니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이번 수련을 통해 많은 걸 배웠어. 아마 요병을 죽이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나도 대하의 백성이고, 장군이신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으니, 대하를 위해 힘을 보태고 싶어."
 
엽빙상은 특별한 반응 없이, 소소에게 먼저 가서 쉬라고 했다.


 
소소가 창주부에 돌아왔다는 소식은 비밀이 아니었고, 곧 퍼져나갔다.
삼아가씨가 강정을 괴롭혔다는 일도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퍼졌다.
 
소늠이 성루에서 돌아와 이 소문을 들었다.
그는 손을 씻고 나서, 왠지 모르게 '반야부생' 속 억울했던 작은 상주가 생각났다.
소늠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강정 집 근처로 사람을 보내, 진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봐."
 

소늠의 부하들은 능률이 높아 금방 돌아와 보고했다.
"강정의 노모는 몰염치하기로 소문이 자자합니다. 몇 리 안에서도 유명하지요. 그녀는 삼아가씨의 장신구를 빼앗았을 뿐 아니라 삼아가씨를 강제로 자기 아들과 결혼시키려 했습니다."
소늠은 눈썹을 차갑게 내리깔았다. "강정은 군율에 따라 처벌해라."
부하들은 즉시 명을 받들었다.
 
곧 강정이 처벌받았다는 소식도 창주부 전역에 퍼졌다.
 
엽빙상이 창주에서 백성들의 신망을 얻었다면, 소늠은 대하의 살아 있는 신화였다.
그가 내린 결정은 아무도 의심할 수 없었고, 강정이 틀림없이 잘못했다는 걸 모두 믿었다.
 

이 소식을 들었을 때, 엽빙상은 침대에 옆으로 누운 채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장월신명-엽빙상 (출처:구글)


소늠은 무척 바빴다. 원래라면 소소에게 주나라 상황을 물어봐야 했지만, 한참을 고민한 끝에 결국 가지 않았다.

그는 '반야부생'이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인정했다. 

조개공주가 흘린 눈물이 그의 마음에 구멍을 뚫어버린 것이다. 
 
그가 품은 감정은 결코 떳떳한 것이 아니었고, 현실을 지키기 위해 그는 '반야부생'을 잊고, 오로지 엽빙상에게만 마음을 써야 했다.
그는 본래부터 담백하고 떳떳한 사람이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었다.

만약 편연이 살아 있었다면, 그의 마음을 들여다보았을 때, 여전히 엽빙상을 지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소소 역시 소늠을 찾아가지 않았다. 거리감이라는 것은, 오히려 소늠보다 소소가 더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세상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던 수련자였기에, 사랑을 몰랐던 때는 차라리 괜찮았지만, 한번 인간 세상의 얽히고설킨 감정을 이해하게 된 이후로는, 그녀는 누구보다도 조심스럽게 처신하려 했다.

소소는 편지를 한 통 써서, 자신이 현재 알고 있는 모든 요괴를 다루는 방법을 하나하나 정리해 넣었다. 그리고 그 편지를 모든 장수들에게 돌릴 생각이었다. 가능하다면 아버지 엽 대장군의 손에도 들어가게 하고 싶었다.

엽효는 부상을 회복한 뒤, 최근 국경 쪽으로 급히 달려오고 있었다.

담태신이 부릴 수 있는 요괴들은 모두 하급 요괴였다. 진짜 강력한 대요괴들은 전부 황연 아래에 봉인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수련자들은 선문을 열지 못했다.

소소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수련자들은 대부분 냉담했다. 대요괴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는, 왕조가 바뀌는 일쯤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여겼다. 세상의 주인이 능력 있는 자로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급 요괴들이 소란을 일으키기는 했다. 예를 들면 적염벌, 혈까마귀, 호랑이 요괴 같은 것들. 하지만 인간 세상에도 요괴를 퇴치하는 사냥꾼과 도사가 존재했다.

소소와 구옥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마신이 곧 강림할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수련자들은 무상의 경지와 영원한 생명을 추구했다. 인간 세상의 번영과 쇠락은 그들에게 한낱 덧없는 것에 불과했다. 담태신이 새로운 마신으로 완전히 깨어나기 전까지, 그들은 결코 나설 생각이 없었다. 심지어 소소의 친아버지이자 문파의 장문인 역시, 오백 년 전만 해도 냉정하기 그지없는 수련자 중 하나였다.

하지만 마신이 깨어나고 나면, 그때 가서 후회한들 이미 늦어버리는 것이다.

소소는 방금 편지를 비둘기에 달아 날려 보냈다. 그러자 멀리서 북소리가 울리는 것이 들려왔다.

 

깜깜한 밤 속, 누군가 소리쳤다.
"주나라 저 폭군의 호랑이 요괴가 또 사람을 잡아먹으러 왔다!"

이 말이 모든 사람들의 불안과 공포를 자극했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로, 담태신이 보낸 호랑이 요괴는 일정한 주기로 사람을 죽이러 왔다.
그 호랑이 요괴는 비열하기 짝이 없어, 등에 담태신이 파견한 도사를 태우고는, 잡아먹을 수 있는 만큼 사람을 잡아먹고, 먹은 뒤에는 바로 달아났다.

장수를 잡아먹으면 대성공이고, 장수를 못 잡으면 하급 병사를 잡아먹어도 손해는 아니라 여겼다.
이 호랑이 요괴의 존재는 점점 창주 수비군의 사기를 무너뜨리고 있었다.

소소는 달려 나갔고, 과연 성루 위에는 횃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창주의 성루보다도 더 거대한 호랑이 요괴가 병사들을 향해 포효하고 있었다. 

 
소늠은 어느새 전투복을 입고 있었고, 침착하게 호랑이 요괴를 향해 화살을 쏘고 있었다.
호랑이 요괴는 소늠을 두려워했다. 입을 쩍 벌리더니 몇 사람을 물어 삼키고는 바로 도망쳤다.

소늠이 쏜 화살이 쏜살같이 날아갔고, 주변에 있던 요괴 사냥꾼들도 얼굴에 살기를 띠고 호랑이 요괴를 향해 마구 공격을 퍼부었다. 호랑이 요괴의 등에 탄 도사는 급히 반격을 시도했다.

결국 호랑이 요괴는 꼬리를 말고 도망쳤다.

이번에는 열 명이 물려갔다.
최근 들어 가장 적은 피해였지만, 성가신 것은 맞은편에 있는, 갑옷을 입은 시체 요괴들이 여전히 담태신의 지휘 아래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소늠은 아주 침착하게 말했다.
"사람을 보내어, 성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라."

오랜 시간이 지나, 장수가 와서 보고했다.

"성 안에는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다만…" 
장수가 말을 멈추었다가 다시 이어 말했다. 
 

"강정과 그의 어머니가 모두 죽었습니다."
머리가 산산조각이 나 으깨져 있었고, 죽은 모습은 처참했다. 한 무리의 혈까마귀들이 그 시체를 쪼아 먹고 있었다.


 
<계속>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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