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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 44장 진실 <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릿몬스터 2025. 4. 27.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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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44장. 진실



소소의 주변에는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가득했다. 

커다란 항아리마다 작은 강 조개들이 가득했다.  

그녀는 정성껏 그것들을 돌보았다. 

부지런히 물을 갈아주고, 날씨가 좋을 때마다 조개들의 껍데기를 닦아 주고,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 햇볕을 쬐게 했다.  

강 조개들은 입을 벌렸다 닫기를 반복했지만, 아직 신지를 깨우지 못했다.  

소소는 3년 동안 남아 있는 잔혼(残魂)을 모아, 그때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던 혼들이 모두 기댈 곳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정수인(定水印)을 잃고, 신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조개족은 과거의 모습을 회복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지난 몇 년 동안 소서를 따라 온 산과 강을 헤맸지만, 여전히 부왕을 되살릴 방법을 찾지 못했다.  
조개왕의 영혼은 이미 흩어져, 추적할 수도 없었다.  

조개족 소주(少主. 왕의 후계자)인 상우는 실종된 지 오래였고, 아무런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새로 키운 강 조개들은 아직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상태였고, 요괴로서 깨우치지 못했다.  

소소는 그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미소를 지었다.  

희망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었다.  

틈이 날 때면, 그녀는 산천이 맑고 깨끗한 곳을 찾아 다니며 조금씩 물을 정화했다.  
하지만 영수를 잃어버린 그녀의 영력은 백 년 전과 그대로였고, 더 이상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었다.  

세상 사람들은 거의 아무도 몰랐다.  

조개족 공주가 태어났을 때부터 이미 뛰어는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태어나자마자 강을 정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겨우 한 줄기 강물을 깨끗하게 정화할 수 있었다.  

석양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 요괴들이 또다시 소서에게 혼인을 권하며, 가문을 이어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녀는 천서강(迁西河)에서 서둘러 돌아왔고, 마침 그 장면을 목격했다.  

요괴 중 큰 능력을 가진 요괴들은 거의 모두 황연(荒渊)에 붙잡혔고, 만약 후손을 서둘러 남기지 않는다면 언제 멸족할지 모를 일이었다.  

요괴들은 인간보다 더더욱 외로움을 두려워했다.  

백 년, 심지어 천 년을 살아가는 존재들.  
그들은 세상에 자신이 살아 있었던 흔적조차 남지 않는 것을 가장 무서워했다.  

소서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소서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그리고 소소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떠나야만 했다.  

백 년이 넘는 시간을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데 바쳤고, 이제 그녀에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소소는 어린 강 조개들을 건곤대(乾坤袋. 무협에 나오는 마법의 주머니)에 담고, 소서에게 작별을 고하러 갔다.  



소서는 병사를 훈련시키고 있었는데, 그녀의 말을 듣고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떠난다고?"  

소소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래, 이렇게 오랫동안 신세를 졌으니, 정말 미안해."  

그녀는 작은 분홍빛 진주 몇 개를 꺼내어 소서에게 건넸다.  
"이건 내가 한가할 때 키운 거야. 가루로 빻아 바르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어."  

신마대전(神魔大战)이 끝난 후, 소서의 처지는 좋지 않았다.  

그는 요괴였고, 늘 숨어 살아야 했다.  
그의 부하들도 끊임없이 부상을 입었다.

조개족 공주는 원래 아픈 걸 무서워해서 진주를 거의 키우지 않았다.  

명야와 함께했던 백 년 동안 단 한 알을 간신히 길러냈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와 헤어진 후, 밤낮으로 진주를 길렀다. 

 

더 이상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단 3년 만에 자신의 피로 여러 개의 혈진주를 만들어냈다.  

소서가 말했다.  
"만약 천환에게 복수하려는 거라면, 서두를 필요 없어. 

그들은 상청선경(上清仙境)을 배경으로 두고 있어. 

지금 우리로서는 상대가 안 돼."  

소소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해야, 소서. 난 이미 오래전에 깨달았어. 천환을 찾지 않을 거야. 

조개족은 지금 모든 것이 무너진 상태야. 

나는 그저 내 부족을 데리고 다시 살아가고 싶어. 

 

너와 함께 천서 지역을 떠돌다 보니, 물이 묵하보다 맑고 깨끗한 곳이 하나 있더라.

비록 영기가 풍부하지는 않지만, 천천히 수련하면 우리 조개족도 언젠가 다시 인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거야.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다면, 분명 나에게 부족을 이끌고 새 출발하라고 하셨을 거야."  

소서는 입술을 달싹였지만, 그녀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배웅했다.  

마지막까지 함께 걸었고, 끝내 불화지첨(不化之巅) 아래까지 내려왔다.  



구옥은 살짝 소서의 얼굴을 훔쳐보았다.  
그는 지금 현세에서 소늠의 모습이었다.  

'만약 우리가 정말 현세로 돌아가게 된다면, 이 상황은 얼마나 난감해질까?'  

엽빙상은 천환이 되었지만, 천환은 지금 명야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소늠은 모든 기억을 잃고 늑대 요괴가 되어, 3년 동안 소소를 보살폈다.  
그는 비록 성격이 온화해 크게 표현하지 않았지만, 소소를 향한 마음은 불화지첨의 작은 요괴들조차도 알아챌 정도였다.  

구옥은 생각했다.  
'그러니까 반야부생(般若浮生)에는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했잖아.  
이제 봐, 만약 여기서 나가게 되면, 이 기억들은 모두에게 잊고 싶은 흑역사가 될 거야.'  

 



소서는 조개족 공주가 마지막으로 뒤돌아보며 환한 미소를 짓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힘껏 손을 흔들며 말했다.  
"소서, 이제 돌아가! 나는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거야. 앞으로 열심히 살아갈 거야."  

소서는 미소를 지으며 "그래"라고 대답했다.  

"언젠가 네가 어느 시냇물에서 작은 강 조개들을 보게 된다면, 그들이 바로 내 부족일지도 몰라."  

소서는 눈을 내리깔며, 여전히 "그래"라고만 했다.  

소소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서,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러 가. 너도 잘 지내야 해."  

그렇게 소서는 조개족 공주가 가벼운 걸음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석양을 등지고, 한 걸음씩 불화지첨에서 멀어졌다.  

그 눈동자에는 기쁨과 희망이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니 그녀가 말한 천서강(迁西河)은 분명 좋은 곳일 것이다.  

3년 전, 조개족 공주는 소서의 등에 몸을 웅크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죽기 싫어. 살아야 해. 다들 아직 살아 있는데, 내가 왜 죽어야 해?  

조개족은 앞으로도 천 년, 만 년 이어져야 해.  
그리고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나는 열심히 살아갈 거야."  

소서는 멀어져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다.  
그녀를 붙잡지 않았고, 긴 작별 인사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조차도 알 수 없었다.  
언제든지 자신 역시 황연에 잡혀갈지, 그저 불확실한 미래가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상주가 과거를 내려놓고 부족을 데리고 떠나는 건 좋은 일이었다.  

그가 말했던 것처럼, 수년 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아마도 그녀의 부족인 강 조개들은 생기로 가득 차 햇살 아래서 기분 좋게 물방울을 내뿜고 있을 것이다.  

공주는 성장했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여왕이 되었다.  



소소는 천서강에 도착하자마자 작은 강 조개들을 모두 놓아주었다.  


강물은 잔잔하고, 맑고 투명했다.  
조개들은 잠시 적응하더니, 발을 이용해 천천히 헤엄쳐 나갔다.  

소소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지켜보았다.  

그들이 멀리 헤엄쳐 가자, 그녀 역시 강물로 뛰어들어 분홍빛이 감도는 조개로 변했다.  
잔잔한 강물 속에서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고 수련을 시작했다.

그녀는 더 이상 강 속의 작은 선자가 아니었다. 

도심(道心)은 산산이 조각났고, 이미 반쯤 요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몇 년 동안 이렇게 평온했던 적이 없었다.  

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차라리 영혼 없는 강 조개가 되어 이렇게 살아가고 싶었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해가 뜨면 밖으로 나와 수련하고, 예전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가면 되는 것을.  

다만, 다시는 그들을 위해 싸우던 선군(仙君)을 보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런 나날들은 드물게 평온했다.  

그녀는 매일 멀리 헤엄쳐 나간 작은 강 조개들을 세어 보고, 조심스레 다시 잡아들였다. 

지칠 줄 모르고 천서강을 순찰하며 지켜보았다.  

대대로 그렇게 이어져 온 일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물건이 그녀에게 도착했다. 소소의 입가에 번지던 미소가 서서히 사라졌다.  

그녀가 생애 처음으로 상우(桑佑)와 관련된 물건을 받았다.  

그것은 반쪽짜리 조개껍데기였다.  

손끝이 얼어붙은 듯 차가워졌다. 멍하니 그 반쪽짜리 껍데기를 바라보며, 서서히 감당할 수 없는 둔한 통증이 마음속에서 차올랐다.  

상우의 조개껍데기가,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반쪽이 잘려나간 것이었다.  

소소는 그 고통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 역시 약수(弱水) 속으로 몸을 던졌을 때, 껍데기가 부서지는 아픔을 겪었다.  
그것은 마치 뼈가 부서지는 것과 다름없는 고통이었다.  

그런데 이제 상우의 조개껍데기가 이곳에 나타났다.  
그녀는 상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차마 상상할 수 없었다.  

조개껍데기가 빛을 발하며, 한 지명을 보여주었다.  

소소는 강바닥에 앉았다.  
잔잔한 물결이 그녀를 감싸고, 작은 물고기들이 다가와 그녀의 뺨을 살며시 스쳤다.  

다음 날, 그녀는 어린 강 조개들을 정성껏 돌봐주고, 이곳의 지신(地仙.땅의 신)에게 부탁해 대신 보살펴 달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분홍빛 진주 한 알을 그에게 건넨 후, 혼자서 범건(梵乾) 비경으로 향했다.  

범건 비경은 이미 황폐해진 상태였다.  
손을 뻗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뿐, 세상에서 버려진 듯한 절망과 고독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 비경에는 어떤 선인의 전승도 없었다.  
이곳은 단지 사람의 마음을 서서히 부패시키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누군가를 구해낸다는 것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상우가 그 안에 갇혀 있었다.  

소소는 오라비가 왜 범건 비경에 갇히게 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반드시 그를 구해내야만 했다.  

지금 그녀에게는 신기(神器)인 정수인(定水印)이 없었다. 

몸에 지닌 것이라곤 몇 알의 분홍빛 진주뿐이었다. 

소소는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 나약해진 방족(蚌族.조개족)의 상황과 범건비경(梵乾秘境)의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그녀는 직접 상우를 구하러 갈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범건 비경에 발을 들이는 순간, 두 개의 인간 형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천호(天昊)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딸아, 네 말이 맞았구나. 저 조개 요괴에게 오라비가 안에 있다고만 하면, 반드시 뛰어들 거라고 했지.”  

천환(天欢)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버지, 말을 조심하세요.”  

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때로는 너처럼 깊이 생각하지 못하는구나.

저 조개 요괴가 죽기만 하면, 며칠 내로 명야(冥夜)가 신(神)으로 승격될 가능성이 높아.

그때 그가 널 도와주기만 한다면, 영수(灵髓)는 물론이고 네가 순수하지 못한 수령근(水灵根)까지도 완전히 정화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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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7화-상우를 황연에 버리고 상주에게 흘리라 명령하는 천환 / 출처:티빙


이 말은 천환에게 오랜 상처였다. 그녀는 목소리를 낮추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얘기는 다시 하지 마세요, 아버지!”  

천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천환은 태어날 때부터 물과 불의 이중 영근을 타고났다.

이 정도 자질이라면 나쁘지 않았지만, 물과 불은 서로 충돌하는 속성이었기에 그녀는 도(道)의 극치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했다.  

세상에는 단 두 가지 방법만이 천환이 자신의 영근을 단련하여 완전히 정화할 수 있게 해주었다. 

하나는 화양정(火阳鼎), 다른 하나는 정수인이었다.  

화양정은 신족(神族)의 소유였고, 정수인은 우연한 기회로 인간 세상에서 방족이 얻게 되어 묵하(漠河)의 수호신보(镇河之宝)가 되었다.  

천환은 영리하고 결단력이 있었다.

자신을 일부러 심각한 부상 상태로 만들어 조개족에 잠입했고, 결국 정수인을 찾아냈다.

하지만 신기(神器)인 정수인은 그녀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 신핵(神芯)은 오히려 명야의 몸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 당시, 천호는 범건 비경에 갇혀 나오지 못하는 상태였다.  

천 년 동안 그는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 헤맸고, 마침내 한 가지 해답을 찾았다.  

자신 대신 범건 비경에 갇혀 있을 만큼 강한 존재가 한 명 들어오면, 그는 비경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조개족은 참 어리석지. 저 조개 요괴 상우란 놈도 우리가 그의 여동생을 풀어주겠다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고는, 자진해서 내 대신 범건 비경에 갇히기를 선택했지.” 천호는 고개를 저으며 비웃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요괴는 요괴다. 녀석의 수련이 아직 부족했어. 네가 똑똑하게도 명야를 끌어들여 준 덕분에, 내가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말이다.”  

천환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이미 말했잖아요. 이 이야기는 다시는 꺼내지 말라고! 명야가 절대 알아서는 안 돼요.”  

그녀는 천호를 향해 은근한 분노를 품고 있었다.  
모든 것이 천호 때문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자신이 이런 일까지 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조개족은 애초에 능력이 없으면서 귀한 보물을 지니고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이었다.  

그날, 그녀는 명야 앞에서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아버지가 범건 비경에서 탈출할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는 말을 전하자, 그제야 명야가 대나무 숲을 떠나 주었던 것이다.  

천환은 여선(女仙)에게 명령하여, 조개 요괴에게 남긴 말들을 모두 지워버리게 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왠지 모를 불안이 피어올랐다.  
그녀는 정말 이런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영근이 순수하지 않았던 그녀는, 신으로 승격될 가능성이 없었다.  
명야와 오래도록 함께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누구도 해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저 작은 조개 요괴가 먼저 그녀의 자리를 빼앗은 것이 아닌가?  
굳이 명야와 혼인하려 들지 않았다면, 이 모든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명야는 남녀 간의 감정을 모른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예상과 달리, 조개 요괴에게 마음을 준 듯했다.  

명백히 그녀의 것이었던 것을,  


단지 백 년 동안 잠들었을 뿐인데,  
누군가에게 빼앗기게 된 것이다.  

천환이 어찌 이를 용납할 수 있겠는가?  

한 번의 실수가 또 다른 실수를 낳았고, 결국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버렸다.  

이제 와서 천호가 과거의 일을 다시 꺼내기라도 하면, 그녀는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다.  
차라리 그가 입을 닫아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도 알고 있었다.  

조개족은 이미 쇠락했고, 상주가 죽기만 하면,  
이 모든 비밀은 영원히 묻혀버릴 것이라는 걸...  


천환은 설명할 수 없는 불길함을 느꼈다.  

그녀는 아버지가 계속 이곳에 머물며 저 작은 조개 요괴의 영수를 차지하려는 것을 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만하세요! 그녀가 나올 수 있을지 없을지는 그녀의 운명에 달린 일이에요. 우린 떠나요.”  

그녀의 마음속 불안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마치 가슴 깊은 곳에 무겁고 거대한 돌덩이가 내려앉은 듯한 기분이었다.

소소는 비경의 벽에 바짝 몸을 붙이고, 싸늘한 눈으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직 완전히 비경 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기에, 이 모든 이야기를 아무도 모르게 지나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듣고 말았다.  

알고 보니, 이 모든 것이 처음부터 진흙탕 속에서 태어난 음모였다.  

오라버니 상우가 그녀를 위해 범건 비경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소소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고, 피가 배어 나올 것만 같았다. 그녀의 눈에는 걷잡을 수 없는 증오가 차올랐다.  

천환, 천호!  

명야도 공범이었던 걸까?  


소소는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그 눈동자는 어느새 요괴의 붉은 눈으로 변해 있었다.  
순간, 그녀를 둘러싸듯 수많은 요괴와 악귀들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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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7화-분노하는 상주 /출처:티빙


그러나 소소가 눈앞에서 본 것은 백 년 전의 기억이었다.  

그때 그녀는 강바닥에 웅크린 채, 흰옷을 입은 선군(仙君)이 자신들과 조개족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동경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화면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백 년 후의 참혹한 현실이 펼쳐졌다.  

나이든 조개왕은 처참히 공격당해 영혼까지 산산이 부서졌고, 그 자리에는 텅 빈 껍질만이 남아 있었다.  

수많은 조개 요괴들이 처절하게 울부짖었고, 강물은 요동쳤으며, 온 세상이 피폐해졌다.  

오라버니는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 사로잡혔고, 한 걸음 한 걸음 비경 속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녀는 그들 중 단 한 명도 구해낼 수 없었다.  

조개족의 공주였던 그녀의 두 눈에서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소소는 몸을 떨며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녀는 부서진 채 텅 빈 부친의 조개 껍질을 품에 안았다.  

요괴의 붉은 눈동자가 이글거리며 빛났고, 지금이 어느 때인지조차 분간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그녀는 오열하며 외쳤다.  

 

"아버님, 제가 잘못했어요. 제 잘못이에요. 제가 그를 좋아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다시는 명야를 사랑하지 않겠어요!"  

"제 탓이에요. 죽어야 할 사람은 저였어요. 제가 눈이 멀었어요. 제가 방족을 망쳤어요!"  

 

그 순간, 비경으로 들어온 명야는 그녀의 이 말을 들었다.  

붉게 타오르는 요괴의 눈을 한 조개족의 공주가, 자신을 사랑했던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명야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멈춰 섰다.  

그녀의 손에 쥐어진 단검이 거침없이 날아왔다.  

소소는 눈물을 쏟아내며, 마치 지난 백 년의 모든 고통을 단번에 토해내려는 듯 흐느꼈다.  

명야는 천천히 들어 올렸던 손을 다시 내려놓았다.  

날카로운 단검이 그의 어깨를 깊숙이 찔렀다.  

그는 묵묵히 단검을 손으로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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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7화-검으로 명야 찌르는 상주 / 출처:티빙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그는 비로소 그곳에서 은은한 아픔이 퍼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정작 어디가 더 아픈지는 알 수 없었다.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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