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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 43장 불멸의 신(仙) <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릿몬스터 2025. 4. 27.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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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흑월광나온 (한국어 번역)

43장. 불멸의 신(仙)

 


명야는 상주를 안은 채 어둠 속에 서 있었다.  

그는 갑자기 그녀를 품에 안고 빛이 드는 곳으로 나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녀의 지금 눈빛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명야는 혼자서 지하 감옥을 나왔다. 

그는 이해했다. 상주는 결코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하인은 그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불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군, 천환 성녀께서 울고 계십니다.”  

명야는 말했다. “알겠다.”  

그는 발걸음을 떼어 천호궁으로 향했다.  

아직 다가가기도 전에, 과연 고통스러운 흐느낌이 들려왔다.  
신에게는 신수(神髓)가 있고, 선인에게는 영수(灵髓)가 있으며, 요마(妖魔)에게는 마근(魔根)이 있다.  

영수를 파괴하는 것은 뼈를 도려내는 고통과 다름없다.

천환이 살아났지만, 천호는 며칠 동안 고통을 줄여주는 약제를 써도 그녀의 고통을 완화할 수 없었다.  

그녀는 깨어나는 순간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울음을 터뜨렸다.  

명야가 방으로 들어서자, 천환이 그의 소매를 붙잡고 흐느끼며 말했다. 

“명야, 너무 아파. 너무 아파.”  

천호는 분노에 차 말했다. 

“그 조개 정령이 감히 천환을 해쳐서, 내 딸이 이토록 고통스러워하다니! 나는 그녀를 영혼까지 소멸시켜, 오늘의 이 고통을 갚아주겠다.”  

명야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허락할 수 없습니다!”  

그는 눈을 감았다가 다시 뜨며 말했다. 

“스승님, 이미 말씀드렸듯이, 상주는 사기(邪魔)에 침식당해 조종당한 것입니다. 

천환이 이미 깨어났으니, 이 일은 더 이상 문제 삼지 마십시오.”  

천호는 말했다.

“네가 아직도 그 조개 정령을 감싸는구나! 설마 네 생각에도 천환이 잘못했다는 것이냐?

그녀는 명을 받아 요마를 소탕한 것뿐이다. 무슨 잘못이 있느냐?

네가 직접 가서 보지 않았느냐?

며칠 전에도, 묵하에는 요기가 가득했다. 천환이 조개족을 부당하게 몰아세운 것이 아니다.”  

명야는 말했다. 

“조개족은 수천 년 동안 묵하에 살아왔으며, 단 한 번도 사람을 해친 적이 없습니다.”  

천호는 냉소하며 말했다. 

“결국 네가 그 조개 정령을 끝까지 감싸겠다는 것이냐? 천환은 영수를 잃었다. 

그런데도 그 조개 정령을 살려 두라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단,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 조개 정령의 영수를 천환에게 주는 것.”  

명야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천환의 영수를, 제 영수로 보상해 드리면 되겠습니까?”  

천호는 순간 말을 잃었다.  

명야의 영수라니, 그것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탐내는 것인가!

명야가 말했다.

“제 영수를 천환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없던 것으로 하죠.

상청(上清) 또한 이 순간부터 스승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그 은혜 또한 함께 갚아드리겠습니다. 천호 존자, 삼계(三界)의 주살령(诛杀令)은 오직 한 장뿐이니, 작은 조개 정령에게 낭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즉시 영수를 꺼내려 했다.  

천환은 그의 소매를 필사적으로 붙잡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명야,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고는 있니? 네가 감히 그 조개 정령을 위해……”  

명야는 담담하게 말했다.

“백 년 전, 그녀는 이미 내 선비(仙妃. 신선의 배우자), 내 아내였습니다.”  

천환은 절망스럽게 웃었다. 

“이제 와서, 나는 너에게 진실을 말해야겠어. 조개족은 이미 백 년 전부터 요마(妖魔)와 결탁하고 있었어. 

네가 상주가 요마에게 조종당했다고 말하면, 다른 이들은 믿지 않겠지만, 나는 믿어. 

하지만 그건 조종당한 게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 기꺼이 요마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것이야.”  

명야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천환은 말했다. 

“그녀가 네가 남긴 편지를 보고도 왜 대나무 숲에서 너를 기다리지 않았는지 아느냐? 

그때 그녀는 한 마리 늑대 요괴와 함께 있었어. 

마신(魔神)의 수하 대장인 소서(少睢), 너도 알지? 네가 가서 조사해 보면 알 거야. 

그 며칠 동안, 상주는 줄곧 소서와 함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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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4화-명야가 상주한테 남긴 편지 태워버리는 천환 /출처:티빙


천환은 눈물로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명야, 아직도 모르겠어? 상주는 더 이상 널 사랑하지 않아.

그녀는 소서와 오랫동안 함께 지냈고, 묵하는 이미 짙은 요기로 가득 차 있어.

그런데도 네가 왜 그녀를 위해 상청을 버리려 하는 거야?”  

명야는 주먹을 꽉 쥐고 입술을 단단히 닫았다. 

그의 눈빛은 늘 차가웠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웠다. 

“닥쳐!”  

천환은 흐느끼며 고개를 저었다.

“너조차도 모르지 않니? 묵하의 요기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마신이 죽고 나서, 소서 말고 누가 이렇게 강한 요기를 가질 수 있겠어?

넌 여인의 마음을 몰라. 넌 상주를 백 년 동안 외면했어.

그녀가 예전엔 널 아무리 좋아했다 해도, 이제 남은 것은 증오뿐이야.”  

명야의 손끝이 창백해졌다.  

그는 대나무 숲에 암호를 남기고, 상주에게 칠 일 동안 기다리라고 했다. 

 

그러나 일곱째 날, 그가 그녀를 찾으러 돌아갔을 때, 그녀는 없었다. 

대신, 숲에는 짙은 요기가 가득 차 있었다.  


예전에는 그를 보기만 해도 기뻐하던 상주가 이제는 그가 다가오는 것조차 원치 않았다.  

명야는 차갑게 말했다.

“믿지 않아. 천환 성녀가 내 영수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으로 보상하겠다.

정말 상주를 놓아주지 않겠다면, 내가 언제까지나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천호 존자께서는 명심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제가 그냥 천 년 동안 선군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한 무리의 선병(仙兵)이 황급히 달려와 보고했다.  

“신군! 지하 감옥에 있던 조개 정령이 사라졌습니다!”  

이 말을 듣자, 명야의 얼굴빛이 급변했다.
그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거의 순간적으로 지하 감옥으로 이동했다.  

정말로 선병(仙兵)의 말대로 감옥은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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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7화-사라진 상주 찾으러 가는 명야 / 출처:티빙


공기 중에는 희미한 요기가 퍼져 있었다. 너무나도 익숙한 기운이었다. 

분노와 공포가 한꺼번에 몰려와 그의 이성을 무너뜨릴 뻔했다. 

눈을 깜빡이는 사이, 그는 요기의 흔적을 따라 백 리 밖까지 추적했다.  



소소는 거대한 늑대 요괴의 등에 웅크리고 있었다.  

소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피곤하면 잠깐 자. 내가 네가 죽도록 내버려 두진 않을 거야.”  

소소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그들이 날 죽이는 게 두렵지 않아.”  

소서는 말했다. 

“내가 상청에 들어온 걸 명야가 모를 리 없어. 오래지 않아 그가 따라올 거다. 

하지만 난 빈손으로 온 게 아니야. 두려워하지 마, 반드시 널 데리고 떠날 거야. 

다만, 지금 요마(妖魔)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나와 함께 가면 고생할 수도 있어.”  

소소는 물었다. “왜 날 구하려는 거야?”  

소서는 대답했다. “네가 날 구했잖아.”  

소소는 쓸쓸하게 웃었다. 

“나는 다른 사람도 구했어. 그런데 그들은 내 아버지를 죽였지.”  

소서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상주, 착한 마음을 가졌다고 해서 죄가 되는 건 아니야.”  

소소는 핏빛으로 물든 눈동자로 하늘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럼… 난 이제 요괴가 된 걸까?”  

소서는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넌 선(仙)이야.”  

눈물이 그녀의 눈가를 따라 소서의 등에 조용히 떨어졌다. 

소소는 황급히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소서는 말했다. “괜찮아.”  

그는 그녀를 태우고 황금빛 들판을 가로질러 달렸다. 

소소는 그제야 깨달았다. 인간 세상은 이미 10월, 가을이었다.  

소서의 말대로, 그들은 멀리 도망치지 못했다. 

검은 머리카락에 흰옷을 입은 선군(仙君)이 신기를 손에 쥐고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소서는 소소를 내려놓았다.  

소소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명야가 분노할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삼계(三界)에서 모르는 이가 없지 않은가. 명야 신군은 누구보다도 규율을 중시하는 자였다.

그의 도심(道心)은 흔들림이 없으며, 그의 눈에 요괴는 용납되지 않았다.  

소소는 오늘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소서와 함께해도 멀리 가지 못할 것을. 그런데도 그녀는 그의 등에 올라탔다.  

아마도 이것이 그녀가 평생을 살아오며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녀는 생각했다.

아름다운 인간 세상에서 죽는 것이, 음침한 지하 감옥에서 죽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그녀는 이미 명야의 분노를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눈앞의 선군(仙君)은 차가운 표정으로 소서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한 채, 힘겹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이리 와."  


명야는 말했다. 

"상주, 그가 너를 협박한 거라는 걸 알아. 나와 함께 돌아가자. 난 그를 곤란하게 하지 않을 거야."  

백 년 동안, 소소는 한 번도 명야가 자신에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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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17화-흑화한 상주에게 같이 돌아가자고 하는 명야 (출처:티빙)


그가 가장 많이 보였던 표정은 차가운 눈빛과 함께 그녀를 질책하는 것이었다. 

규칙 하나 지키지 못한다고.  

만약 과거였다면, 그녀는 꿈속에서조차 이 순간을 기다렸을 것이다. 

백의(白衣)의 선군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그녀를 상청으로 데려가는 순간을.  

하지만 오늘, 소소는 붉게 물든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명야 선군, 난 요괴야. 그건 네가 정한 규칙 아닌가? 요괴는 상청에 갈 수 없어."  

명야는 차분하게 말했다. 

"넌 요괴가 아니야. 눈이 붉어진다고 해서 요괴가 되는 게 아니야. 타인의 조종을 받아도 눈이 그렇게 될 수 있어. 네가 상청에 가고 싶지 않다면, 가지 않아도 돼."  

소소는 말했다. 

"난 사람을 죽였어. 천환,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몇몇 선자(仙子)들."  

명야는 여전히 침착했다.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죽지 않을 거야."  

영혼만 흩어지지 않았다면, 그는 그들을 살릴 수 있었다.

그러면 소소는 업장(業障)을 지지 않고, 다시 조개족의 작은 공주로 돌아가 선(仙)의 길을 닦을 수 있었다.

 

단, 그가 그녀를 데려갈 수만 있다면.  

소소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넌 정말 미쳤구나, 명야."  

그는 묵묵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소는 천천히 손을 내밀어 그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명야는 순간 굳어버렸다. 

그의 눈 속에 기쁨이 어리려던 찰나,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내가 너와 함께 돌아가면, 천환을 죽여 줄 수 있어?"  

소소는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손을 쥐고 있던 그의 손이 순간 굳어버렸다.  

그녀는 천천히 말했다. 

"그녀를 죽여 줘. 그녀의 영혼을 짓이겨, 영원히 윤회하지 못하게 만들어 줘. 

그리고 그 선자들, 내가 듣기로는 선자의 육신이 가루가 되어 강물에 흩어지면, 그 강은 백 년 동안 맑게 흐른다고 하더라. 

명야, 넌 몇 명이나 죽일 수 있어?"  

그녀는 그의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는 것을 지켜보며, 손을 빼내려 했다.  

그러나 명야는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손가락을 더욱 단단히 조였다. 

그 순간, 차가운 빛이 그의 손등을 스쳤고, 그는 낮게 신음을 흘렸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손은 더욱 단단히 그녀를 붙잡았다.  

소서는 거대한 늑대의 모습에서 인간의 형상으로 변하며,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소소를 바라보았다.  

소소는 명야를 향해 말했다.

"날 놓아줘, 명야. 백 년이야. 그동안 내가 너와 천환에게 진 빚이라고 생각하면 돼.

난 요괴야. 감히 선경(仙境)의 주인을 넘보면 안 되는 미천한 존재였어.

우리 조개족이 네 목숨을 살려주고, 그 은혜를 핑계로 뭔가를 바랐다니...

감히 너희 같은 존재를 넘보면서 말이야.

하지만 이제 알았어. 내가 잘못했다는 걸. 그러니까 다시는 네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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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7화-당신을 사랑한걸 후회해 (출처:티빙)


명야의 마음속에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려왔다.  

그는 말하고 싶었다.  

그건… 그건 사실이 아니라고.  

그가 스스로 백 년을 놓쳐 버린 거라고.

소소는 말했다.

"애초에 내가 잘못한 거야. 너를 만나지 말았어야 했고, 내 것이 아닌 것을 탐하지 말았어야 했어.

이제 묵하는 물에 잠겼고, 조개족은 죽었어.

선군께서는 대인배의 마음으로, 어릴 적 철없던 조개족의 상주를 용서해 주시든지, 아니면 날 죽여 줘."  

명야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소소는 소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 가자."  

소서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이 멀리 가지 못했을 때, 소소는 등 뒤에서 들려오는 낮고 쉰 목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너 후회하는 거야? 나를 사랑하게 된 걸?"  

그는 어렵게 물었다. 마치 그녀가 '그렇다'라고 답하기만 하면, 가슴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 아플 것처럼.  

소소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말했다. 

 

"명야, 누구를 사랑해도 너보다는 낫겠지."  


그녀의 진주와 눈물, 사랑과 순수함, 그 모든 것이 이 백 년 동안 묻혀 버렸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도 컸고, 그녀의 마음에는 이제 슬픔만이 남아 있었다.  

소소는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명야가 비틀거리며 그녀를 붙잡으려 쫓아오는 것도 보지 못했다.  

그는 삼지창을 쥘 수도 없었고, 그녀의 옷자락조차 닿을 수 없었다.  

사악한 마물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선군이었지만, 그녀가 돌아볼까 두려웠고, 동시에 돌아보지 않을까 더 두려웠다.  

그는 그녀를 보내고 싶지 않았지만, 그녀를 죽일 수도 없었다.  

그는 오랫동안 그녀를 따라갔다. 거대한 늑대 요괴가 그녀를 태우고 인간 세상의 가을 들판을 가로질렀다. 

활짝 핀 들꽃 사이를 지나고, 맑은 폭포와 개울을 건넜다.  

그들은 점점 멀어져, 결국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는 홀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를 가로막은 것은 그 늑대 요괴도, "명야, 누구를 사랑해도 너보다는 낫겠지."라는 그녀의 말도 아니었다.  


그녀가 조심스레 개울물에 발을 담그며 지었던, 오랜만에 보인 그 미소가 그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그는 감히 다가갈 수 없었다.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상주는 더 이상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야는 상청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그 황량한 작은 대나무 숲으로 돌아왔다.  

언제부터인가, 작은 땅의 신(地仙)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는 벌벌 떨며 명야를 바라보았다. "신, 신군(真君)!"  

명야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는 눈을 감아도 모두 낯익게 느껴졌다.  


그는 한동안 그곳에 머물렀지만, 더 이상 있을 수 없을 것 같아 떠났다.  

작은 땅의 신은 버섯과 나비 정령들을 돌보며 중얼거렸다.

"정말 이상한 사람이야."  

명야에게 있어, 한낱 감정이 그의 일생을 차지할 수는 없었다.  

영식(灵识)이 열리는 순간부터, 모든 요괴의 꿈은 신이 되는 것이었다.  
그들은 천지 법칙의 무정함을 피해 살아남았고, 점차 돌을 금으로 바꾸고 물을 얼음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누구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았다.  

명야의 수행은 그 누구보다도 외로웠다.  
그는 공덕을 쌓았고, 천도(天道)조차 그를 총애했다.  

그는 곧 진신(真神. 최상위 신)이 될 참이었다.

이제 단 한 걸음만 남아 있었다.

그는 홀로 동굴을 열어 밤낮으로 수행했다.  

세상에 남아 있는 신은 극히 드물었다.  
그가 진정 신이 된다면, 이는 쇠퇴한 세계에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었다.  

명야의 동굴 위로는 가끔 전설 속 용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천호가 그를 찾아왔다.  
"천환은 이제 영수를 잃어 앞으로의 수행이 극도로 어려워졌어.
난 네가 원하는 대로, 삼계(三界) 주살령(诛杀令)을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네가 정말 신이 된다면, 천환을 보호해 줘야 한다."  

명야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삼계 천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천호는 그의 이마에 희미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신문(神纹)을 부러운 듯 바라보다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떠났다.  

모두가 명야가 곧 신이 될 거라고 믿었지만, 정작 그 자신만은 알고 있었다.  
그의 이마에 있던 신문은 날이 갈수록 흐려지고 있었다.  

교룡은 원래 두 개의 발만 갖고 있지만, 그의 원형(原形)에는 여덟 개의 발이 있었다.  
그의 도(道)는 점점 그를 떠나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처음으로 조개족 공주의 행방을 쫓아보기로 했다.  

보낸 종이학이 날아와 전했다.  
"그녀와 늑대 요괴가 불화지(不化之巅)에 있어. 신생석(新生石)을 찾고 있어."  

명야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생석은 보통 갓 태어날 어린 요괴들을 위해 준비하는 것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의 이마에 있던 신문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명야는 자신이 몇 년을 살아왔는지도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 누구도, 왜 그의 몸에 이런 변화가 생겼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동굴에 있던 신생석을 종이학에 묶어 보냈다.  

그런데 막 날아가려는 종이학을 다시 차갑게 붙잡았다.  

그 순간, 그는 처음으로 늑대 요괴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종이학은 두려움에 떨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이마에 있던 신문이 검게 변했다.  

그는 눈을 내리깔고, 마치 부서질 듯한 맑은 음성으로 말했다.  
"미안하다."  

신문은 다시 성스러운 흰빛으로 돌아왔다.  

결국, 신생석은 종이학에게 보내지지 않았다.  

봄이 되었을 때, 그는 문득 깨달았다.  
소소가 떠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종이학이 다시 돌아와, 재잘거리며 말했다.  

"조개족 공주는 잘 지내."  

"그녀는 선군께서 바랐던 것처럼 불행해하지 않아."  

"선군, 선군, 넌 이제 그녀를 데려갈 수 없어."  

"그들은 신생석을 많이 찾았어."  

그는 손을 들어 종이학을 부쉈다.  


공중은 순간 조용해졌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결코 조용해지지 않았다.  



그 2년 동안, 천환이 두 번 찾아왔지만, 그는 끝내 그녀를 만나지 않았다.  



공중에 흩어진 종잇조각들 사이에서, 마지막 남은 종이학 하나가 어설프게 작은 꿀덩어리를 가져왔다.  

어디서 훔쳐온 것인지 모르겠지만, 벌에 쏘여 엉망진창이 된 모습이었다.  

그는 손을 들어 그것을 한참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살며시 놓아주었다.  

종이학은 점점 멀어져, 결국 그의 곁을 떠났다.  

명야는 알고 있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그는 공덕을 쌓았으니, 마땅히 이미 하늘로 올라가 뇌겁(劫)을 겪고 신이 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하늘은 조용했고, 뇌겁(劫)은 내려오지 않았다.  

그는 깨달았다.  
그의 시련(劫)은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마도 그는 영원히 승천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는 동굴에서 걸어나왔다.  



그는, 상주가 미웠다.  

그녀를 찾아가 묻고 싶었다.  

왜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그렇게 끝인 건지...

 


'불멸의 신'인 그의 삶은 너무나도 길었고,

기나긴 그의 삶 중에 상주의 등장은, 그에겐 한순간 피었다 지는 한 송이 달맞이꽃과도 같았다.  

 


고작 한 소녀의 사랑일 뿐이었다.  

그는 생각했다.  

얼마나 짧고 하찮은가.  

그녀는 단지 한 늑대 요괴 때문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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