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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 72장 누구에게 <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릿몬스터 2025. 5. 7.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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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72장. 누구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담태신은 아무런 감정 변화 없이 차분했다.

시녀는 혹여 담태신이 소소의 시력을 잃은 것을 자신의 탓으로 돌릴까 두려워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아가씨를 위해 태의를 부를까요?"

검은 옷을 입은 젊은 황제는 그 말을 듣고 조소를 띠며 입술을 살짝 비틀었다.

"그녀가 숨만 붙어 있으면 돼. 두 눈이 보이든 말든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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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7화-엽석무의 시력이 안좋아졌다고 보고받고 말과 속마음 다른 담태신 (출처:티빙)


시녀는 그의 뜻을 이해하고 깊이 안도했다.

칠월의 장마철이 아직 끝나지 않은 어느 날, 양기가 들어섰을 때 담태신이 꽃을 기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꽃은 아직 피지 않았고, 작은 꽃봉오리만 맺혀 있었는데, 그것이 놀랍게도 얼음처럼 푸른빛을 띠고 있어 마치 아름다운 얼음 결정 같았다.

양기는 신기한 듯 그 꽃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

담태신은 무심하게 말했다.
"시차(什嗏)에서 보내온 장생화(長生花)다. 전설에 따르면 모든 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없애준다고 하지."

차가운 청년의 손끝이 장생화를 스치자, 그 아름다운 꽃에서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왔다.

"시차에서 이런 귀한 보물을 폐하께 바친 것은, 무엇을 얻기 위함입니까?"

담태신은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
"우리 주국(周國)의 황후 자리를 원하지."

지난달 담태신은 국호를 '경화(景和)'로 바꿨다. 한때 가장 강대했던 하국은 이제 주국의 속국이 되었고, 새로운 군주로서 담태신은 모든 나라에게 있어서 우호를 맺어야 할 존재였다.

시차는 그런 흐름을 잘 읽는 나라였다. 담태신이 아직 그들에게 군사를 보내지도 않았는데, 먼저 거대한 예물을 바치며 그들의 공주를 그에게 시집보내려 했다.

제왕에게 정략결혼은 권력을 유지하고 균형을 맞추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양기는 조심스레 담태신의 표정을 살피며 신중하게 물었다.
"폐하의 뜻은…?"

담태신은 한참 동안 장생화를 손끝으로 건드리며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러다 마침내 입을 열었다.
"꽃은 받겠지만, 사람은 필요 없다. 내 대신 적당한 답례를 골라 보내라."

양기는 그의 얼굴을 한 번 흘끗 보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소소는 혼돈 밀실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그녀를 돌보던 시녀는 예전의 오만한 태도로 돌아갔다.

담태신은 그녀를 내보내지도 않았고, 태의를 불러 치료하게 하지도 않았다.
소소는 이미 이런 결말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삐뚤어진 손가락은 스스로 참아가며 맞췄지만, 갈수록 야위어 가는 몸은 점점 더 쇠약해졌다.
억지로라도 더 많은 음식을 삼키려 애썼지만, 결국 헛된 노력일 뿐이었다.

어느 날 밤, 그녀는 피를 토했다.
그제야 소소는 경세화(傾世花)의 신력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으며, 그 불운한 운명이 곧 닥쳐올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 내기에서 결국 져버렸다.

담태신은 수없이 그녀의 죽음을 원한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그녀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고 있었다.

의식이 흐려진 채 깊은 잠에 빠졌다. 
다음 날 아침, 시녀가 거칠게 그녀를 흔들었지만 소소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입가에 온통 피가 묻어 있는 걸 보고서야, 시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피를 토한 덕분에, 소소는 마침내 혼돈 밀실에서 나올 수 있었다.

누군가 그녀의 맥을 짚었고, 어렴풋이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 아가씨의 몸이 허약하긴 하지만, 특별한 병증은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오랫동안 어두운 곳에 머물러 있었기에 일시적인 실명 상태에 빠진 듯합니다.”

반대편에서 오래도록 아무 말도 없던 누군가가 낮게 비웃었다.
“그녀가 이토록 수작을 부리는 걸 좋아한다면, 내가 기꺼이 이루어 주지. 나가고 싶다고? 그렇다면 여기서 머물러라.”

손목으로 따뜻한 기운이 흘러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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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7화-쓰러진 엽석무에게 자신의 기운을 넣어주는 담태신 (출처:티빙)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소소는 겨우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구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소소의 야윈 몸을 바라보며 오열했다.
그것이 이렇게 서럽게 운 것은 의식이 생긴 이후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소소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였다.

구옥은 인간 세상에 내려와 수행한 1년여 동안 쌓아온 모든 영기를 소소의 몸속으로 흘려보냈다. 
그제야 그녀는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소소는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눈앞은 온통 어둠뿐이었지만, 지금이 대낮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눈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다.

구옥은 소소의 어두운 표정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오랜 침묵 끝에, 결심한 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널 집으로 데려갈게.”

——500년 후의 형양종, 장택산, 네가 태어난 곳으로. 거기선, 지금처럼 고통받을 일은 없을 거야.
"네 눈은 다시 빛을 되찾을 수 있어. 넌 다시 선인이 될 수 있고, 더 이상 어떤 고통도 겪지 않아도 돼."

소소는 비틀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의 입술은 바싹 말라 있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나도 고요해 섬뜩할 정도였다.

구옥이 다급히 말했다.
"왼쪽이야, 조심해. 그래, 앞으로 가. 책상을 만졌어?"

소소는 손을 더듬어 책상 위의 찻잔을 찾아 반쯤 물을 따라 마셨다.

구옥은 그녀의 손가락이 벌겋게 부어오르고, 예전처럼 가늘고 하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고는 더는 눈을 둘 수 없었다.

소소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돌아가면 아버지, 사숙들, 공예 사형, 그리고 동문들은 어떻게 해?"

모두 죽을 것이다.

마치 요마(魇魔)가 만들어낸 악몽처럼, 하나씩 차례로 스러질 것이다.

여덟 명의 장로가 모든 수련을 소진하며 그녀를 500년 전으로 보냈다. 
만약 그녀가 다시 형양종으로 돌아간다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다.

구옥은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

그는 구천(九天)의 구옥(勾玉), 태고 시대에서 태어났으나, 같은 시기에 탄생한 바람과 비를 부르는 신기(神器)들만큼 강하지 않았다. 수천 년 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고대 옥석(玉石)이 서서히 영혼을 얻어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수련했는지조차 모른다. 본래 그는 삼계(三界)의 산천과 하나여야 했다. 그러나 소소를 향한 연민보다, 그는 창생(苍生)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이 더욱 컸다.

숙주의 곁에서 마신(魔神)을 제거하고,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존재 이유였다.

그는 말할 수 없이 괴로웠다. 오랜 고민 끝에 결심을 내렸다.
"멸혼정이 부서졌으니, 임무는 이미 실패했어. 내가 널 데려갈게!"

소소의 손목에 찬 옥팔찌가 빛을 발했다.

그 순간, 소소가 갑자기 구옥을 눌러 멈추게 했다.
"소소 주인님?"

소소가 말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줘. 나에게…… 마지막 방법이 있어."

"뭐라고?"
구옥은 멍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녀의 창백한 얼굴 위로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마치 아침 이슬을 머금은 꽃처럼, 죽음 직전 마지막으로 피어나는 연약한 아름다움이었다.



소혜는 기쁨이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부인, 들으셨나요? 그 여자는 폐하께 버림받고 냉궁에 던져졌대요! 여름만 되면 그곳에는 뱀, 벌레, 쥐들이 들끓고, 밥도 쉬어 버린대요. 이번에는 폐하께서 정말로 그녀를 완전히 싫어하게 되신 거예요!"

엽빙상은 다 만들어 가던 옷을 내려놓고 아름다운 눈을 들어 올렸다.
“말조심해.”

소혜는 급히 자신의 입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보세요, 또 이래요. 부인께서 몇 번이나 가르쳐 주셨는데도 못 고쳤어요. 하지만 부인, 이번만큼은 자매의 정을 생각해서 그녀를 동정하시면 안 돼요!"

엽빙상은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히 그럴 일 없지. 셋째 여동생이 폐하를 해치려 했으니, 폐하께서 그녀의 목숨을 거두지 않은 것만 해도 자비를 베푸신 거야."

"게다가, 그 여자는…… 이제 앞도 보지 못한대요."

엽빙상의 손길이 잠시 멈췄다. 
"그래?"

오후에 그녀는 완성된 옷을 담태신에게 전해주러 갔다가, 마침 태의가 담태진을 진찰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퍼져 있었고, 엽빙상은 한눈에 장생화를 발견했다.
장생화는 곧 피어날 듯했고, 햇빛 아래에서 색다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

담태신은 그 꽃을 무심히 키우고 있을 뿐, 복용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궁 안의 사람들은 모두 이 꽃이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지 궁금해하고 있었다.

엽빙상은 문득 앞을 보지 못하는 삼매가 떠올랐다.
만약 이 장생화가 있다면, 삼매의 몸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 텐데……

담태신은 그녀를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와서 앉아라."

두 사람은 평소처럼 바둑을 한 판 두었다.

엽빙상은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며칠 후가 제 생일인데, 감히 폐하께 한 가지 청을 드려도 될까요?"

주국(周国)에 온 후, 그녀가 담태신에게 처음으로 무언가를 부탁하는 순간이었다.

부서진 호심린이 떠오른 담태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말해 봐라."

엽빙상이 말했다. "폐하께서 저와 어머니와 함께 식사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말을 마친 후, 그녀는 손수건을 꽉 쥐고 불안한 눈빛으로 담태진을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하던 담태진은 대답했다. 
"그러지."

엽빙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폐하."

후궁에서 봉위를 받은 여인은 엽빙상 단 한 명뿐이었기에, 그녀의 생일을 맞아 궁녀들은 정성을 다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편, 소소의 곁에는 이제 그녀를 돌보는 시녀조차 없었다.
냉궁에는 딱딱한 침상 하나와 찻주전자를 올려둘 작은 탁자 하나뿐이었다.

그녀는 깨어난 후 며칠이 지나서야 자신이 더는 어떤 영력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녀는 평범한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구옥은 몰래 수많은 약수(弱水) 화살이 그녀를 겨누고 있으며, 만약 그녀가 주국 황궁을 벗어나려 한다면, 주저 없이 날아와 그녀를 꿰뚫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몰랐다.

소소는 이미 반항할 힘마저 잃어버렸다는 것을.

매일 해질녘이 되면, 그녀는 더듬거리며 밖으로 나와 걷곤 했다.
앞을 볼 수 없었기에, 구옥이 길을 안내해 주었다.

냉궁의 경계를 넘지만 않는다면, 월영위들도 그녀를 막지 않았다.

어느 날, 빨래를 하고 돌아오던 궁녀 몇 명이 소곤거렸다.

"요즘 궁 안이 어쩐지 다시 시끌벅적해졌어.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걸까?"
"당연하지, 며칠 후면 소화부인의 생일이잖아. 폐하께서 지금 그녀만을 총애하시니, 그녀의 생일을 당연히 중요하게 여기실 수밖에."
"너희들 못 들었어? 전에 시타에서 장생화를 보내며 폐하께 그들의 공주를 맞이해달라고 했는데, 폐하께서 단칼에 거절하셨대. 소화부인이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겠어? 그녀의 신분이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면, 폐하께서는 벌써 그녀를 황후로 삼으셨을 거야."

궁녀들은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멀어졌다.

소소는 벽 뒤에 서서 저물녘의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
바람이 그녀의 갈색 옷자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구옥이 망설이며 말했다. 
"소주인, 들으셨죠? 담태신 손에 장생화가 있어요. 그건 인간에게 신약과도 같은 것이니, 가서 구해보세요. 그러면 눈이 다시 보일지도 몰라요."

소소는 자신의 왼쪽 눈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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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7화-경세화가 들어있는 왼쪽 눈이 아픈 소소-엽석모 (출처:티빙)


잠시 침묵하더니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 한 번 해볼래."

그녀는 두려웠다.
구옥이 그녀가 무언가를 원해서 직접 구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구옥은 가슴이 아팠다.
작은 영조(靈鳥)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를 갈망하는 존재였다. 그녀가 자란 곳은 세상에서 가장 광활하고 아름다운 하늘이었지만, 이제 그녀가 있는 곳은 빛도, 소리도 없는 혼돈의 밀실이었다.

그녀는 너무 오래 갇혀 있었고, 그래서인지 밤이면 자주 떨며 깨어나곤 했다.

하지만 소소에게는 낮과 밤의 차이가 없었다.
그녀의 세상은 이미 끝없는 어둠이었다.

하지만 장생화, 한 번 시도해보고 싶었다.
이제는 담태신의 목숨을 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에게 더 나은 것을 돌려주고 싶었다. 
그녀는 너무나 두려웠다. 
 
설령 마지막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 세상을 더 많이 보고 싶었다. 아무도 없는 어둠 속에서 혼자 죽고 싶지는 않았다.



엽빙상 생일 전날, 마침 두 달째 되는 보름날이었다.

달빛이 차갑게 식은 냉궁을 비추고 있었다.

소소는 침상에 몸을 웅크리고,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그녀의 몸속에서 결춘잠(結春蚕)이 다시 발작하기 시작했다.

소소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처음 결춘잠에 굴복한 후, 결춘잠의 발작 주기가 짧아진 것이다.
이제 고작 두 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고통이 찾아왔다.

그녀는 자신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이마의 머리카락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머릿속은 혼미했고, 자신이 얼마나 버텼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아마 한 시진, 어쩌면 그보다 더 길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이제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느낄 무렵, 문 틈으로 여름밤의 바람이 불어왔다.
따뜻한 바람이 그녀의 정신을 잠시나마 맑게 해주었고, 그녀는 텅 빈 두 눈을 깜박였다.

그 순간, 차가운 손가락이 그녀의 옷깃을 풀었다.

소소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인간의 몸을 가진 그녀에게, 결춘잠 같은 음독의 약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그녀는 떨면서도 본능적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의 품에 몸을 기대자, 비로소 몸속을 휘젓던 독의 기운이 잠시나마 잦아들었다.

그는 냉랭한 눈빛으로 소소를 내려다보았다.
숨이 가쁘게 가라앉지 않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로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담태신은 그녀를 향해 입을 맞추지 않았다.
그저 하나의 임무를 수행하듯, 그녀가 쉽게 죽지 않도록 할 뿐이었다.

그는 얼음처럼 차갑고 전혀 동요하지 않았으며, 마치 그녀에 대한 혐오가 뼛속 깊이 박혀 있는 듯했다.
그는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네 꼴이 지금 아주 처참하구나. 전혀 흥이 나질 않아."

소소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말랐고, 원래 약간의 아기살이 남아 있던 얼굴은 이제 뾰족하게 마를 대로 말랐다.
그녀의 허리는 원래도 가늘었지만, 지금은 한 손에 들어올 만큼 힘없이 여위어 있었다.

결춘잠의 약효가 퍼지며, 소소의 몸은 아프다기보다 오히려 어떤 의존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극도로 괴로웠다. 
인생의 여덟 가지 고통, 그녀는 그 의미를 점차 몸으로 체험하고 있었다.

그를 미워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지칠 뿐이었다.

마치 떠돌던 여행자가 길 위에서 온갖 고난을 겪으며 점차 감각을 잃어가듯, 이제는 모든 것이 무뎌졌다.
그녀는 집이 그리웠다.

소소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기에, 그가 말한 대로 자신이 정말 볼품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겉모습에 신경 쓰지 않았기에, 자신이 지금 얼마나 드물고 연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나약한 아름다움이 
사람으로 하여금 잔혹하게 짓밟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킬 만큼 매혹적이라는 사실도.

그녀의 텅 빈 눈동자에는 그만이 비치고 있었다.

담태신은 그녀가 자신을 볼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심히 고개를 숙였다.
흥미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그녀를 온밤 괴롭혔다.

그가 옷을 입고 떠나려 할 때, 한 가느다란 창백한 손이 그를 붙잡았다.
담태신이 돌아보자, 처음으로 그녀의 얼굴에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표정이 비쳤다.

소소는 오랫동안 망설였다.

그러다 마침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너와 거래할 수 있을까......장생화 말이야"



<계속>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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