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국내 미 출간된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무단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 한국어 번역
71장. 흔들리다
그날 밤, 소소에게는 유난히 긴 밤이었다.
깊이 잠든 그녀는 장택산(长泽山)의 꿈을 꾸었다.
그때 그녀는 막 태어난 참이었고, 깃털은 축축하게 젖어 있었으며, 아직 형체를 바꿀 수도 없었다.
푸른 옷을 입은 신선이 그녀를 백금비단에 조심스럽게 싸서 검을 타고 산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부터 형양(衡阳)이 너의 집이다. 아버지가 잘 보살펴 줄게."
작은 영조(灵鸟)는 백금비단에서 머리를 내밀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잿빛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고, 온갖 사악한 요괴들이 들끓고 있었다.
신선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더니 소매를 휘날렸고, 주위는 순식간에 새소리와 꽃향기로 가득 찼다.
사형(师兄)들과 사숙(师叔)들이 모여들어 놀라움과 기쁨이 뒤섞인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소사매(小师妹)가 드디어 껍질을 깨고 나왔구나!"
"소사매야, 나는 너의 요위 사제(师姐)야. 이건 사제가 주는 첫 만남의 선물이야. 네가 평안하고 건강하게 자라길 바래.”
"나는 너의 기월 사형(师兄)이다. 이건 사형의 선물이다."
"그리고 나도! 나도 네 사형이야! 소사매야, 이건 사형이 봉래에서 구해 온 영로(灵露)야.
너도 우유처럼 마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선문(仙门)은 쇠퇴하고 있었지만,이 새로 태어난 생동감 넘치는 존재는 죽어가던 진흙탕 속에 한 줄기 맑은 샘물을 붓는 듯한 존재였다.
순식간에 형양종(衡阳宗)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제들은 그녀를 위해 몰래 영밀(灵蜜.신령한꿀)을 채집했고, 사형들은 그녀를 몰래 비경(秘境)으로 데려가 놀았다.
어떤 이는 그녀에게 검술을 가르쳤고, 어떤 이는 그녀에게 술법을 가르쳤다.
그녀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대사형(大师兄)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등 뒤에 감쌌고, 그녀 대신 모든 벌을 감당했다.
혼란스럽고 피비린내 나는 시대였지만, 그녀 곁에는 언제나 맑고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불량산(不凉山)의 사계절 내내 녹지 않는 눈과 영천(灵泉)도 있었다.
세상은 엉망이었지만,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그녀에게 주었다.
그녀의 꿈속에는 푸른 하늘이 있었고, 검을 타고 날아다니는 즐거움이 있었으며,
또르르 울리는 영천의 물소리와 반짝이며 흩날리는 눈이 있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눈을 떴을 때—
소소는 똑똑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몸은 마치 짓이겨진 것처럼 아팠고, 몸 위엔 옷가지가 덮여 있었다.
손가락을 움직이려 했지만, 극심한 통증이 손끝에서부터 밀려왔고,
부서진 손가락뼈는 그녀를 식은땀으로 흠뻑 젖게 만들었다.
한 줄기 희미한 빛이 틈새로 스며들었다. 밖은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소소는 멀쩡한 쪽 손으로 옷자락을 꼭 움켜쥐며, 그 한 줄기 새벽빛을 응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물소리도 그곳에서 들려왔다.
바깥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녀의 상처들, 몸 위에 남겨진 쾌락의 흔적들을 아무도 치워주지 않았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숨결도 거칠었다.
열이 나고 있었다.
소소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옷을 두르고, 벽에 기대어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은빛으로 빛나는 약수(弱水)의 밧줄을 바라보며,
소소는 그 틈 아래로 걸어가 벽 모서리에 힘없이 기대앉아 입을 벌려 빗물을 받았다.
말라붙었던 입술이 조금 촉촉해지자, 소소는 그제야 조금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녀는 무릎을 끌어안고, 뺨을 팔에 파묻었다.
이번 생에서, 그녀는 이렇게 절망적이고 무기력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어젯밤의 일 때문만이 아니라,
세 개의 멸혼정(灭魂钉)이 부서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녀는 그것들이 호심린(护心鳞)과 부딪혀 산산이 가루가 되는 걸 눈앞에서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보호심린에는 금빛 균열이 생겼다.
그녀는 실패했다. 자신을 희생했고, 천하의 중생들까지도 내던졌다.
소소는 한 번도 이렇게까지 부정적인 감정에 빠진 적이 없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어쩌면 사문은 애초에 이 임무를 자신에게 맡기지 말았어야 했다.
자신은 이제 겨우 백 살이 된 작은 선인일 뿐인데, 어찌 이런 사명을 짊어질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심지어 멸혼정이 부서지는 것도 막지 못했다!
겨우 처음으로 인간 세상에 내려왔을 뿐인데,
소년 마신(魔神) 앞에서 이렇게 만신창이가 되도록 내팽개쳐졌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인간 세상에서의 고작 2년이, 그녀가 살아온 지난 백 년보다도 훨씬 길고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눈물을 삼켰고, 끊임없이 오백 년 후의 세계를 짊어지고 있었다.
발을 내딛을 때마다 살얼음을 걷듯 조심했고,
조종당해 소늠을 죽였을 때조차 겨우 잠시 눈물 흘리고는, 곧바로 눈물을 닦고 그를 위해 성을 지켰다.
그녀는 심지어 누구에게도 너무 따뜻한 감정을 품지 않으려 애썼다.
혹시 그 감정이 이 여정의 목적을 흐리게 할까 봐.
그러나 결국, 그녀도 삼계(三界)의 중생 중 하나일 뿐, 피와 살을 지닌 한낱 생명체였다.
그녀도 아팠고, 두려웠고.... 흔들렸다.
빗방울이 그녀의 얼굴을 적셨다.
지금껏 굳게 지켜왔던 도심(道心)이 무너질 듯 흔들리고 있었다.
어떤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려왔다.
“그만 버텨, 이젠 됐어. 넌 해내지 못해.
그는 마신이야, 이미 네가 그를 속였다는 걸 알아챘어.
계속 버티다간 결국 오백 년 전에서 죽게 될 거야.”
“집으로 돌아가.
애초에 이 모든 건 네가 짊어질 일이 아니었어.
운명에 맡기고, 네 시대로 돌아가.
설령 진짜로 죽는다 해도, 지금보단 편안하고 여유로울 거야.”
“네가 삼계를 지키고 있는데, 널 지켜줄 사람은 누군데?”
소소는 자기 자신을 꼭 끌어안고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손끝이 차디찬 돌벽에 닿았다.
이 돌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지금이 한여름인데도 소소는 온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였다.
사방 어디에도 출구는 없고, 구옥도 조용해졌다.
손가락 끝을 깨물어 그린 부적도 아무런 효력이 없었다.
——그녀는 혼돈의 밀실에 갇힌 것이다.
이곳은 사람을 갇히게 만들어 어디에도 갈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 구옥조차 강제로 잠들어버렸다.
소소는 눈을 가리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고, 경세화의 고통이 다시 시작됐다.
공포와 열병이 겹쳐졌기에,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고통스러웠다.
그녀는 오랜 시간 동안 그 고통을 참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그 한 줄기 하늘빛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소소는 눈을 비볐다. 무서운 침묵이 그녀를 덮쳐왔고, 순간적으로는 빗소리마저 멀어지는 듯했다.
그녀는 돌침상 위에 웅크린 채, 오래전 구슬이 자신에게 말했던 경세화의 대가를 떠올렸다.
운명은 비극으로 끝나며, 죽음조차 온전하지 않다.
입백목응은 걱정스럽게 물었다.
“백우, 폐하께서는 어떠셔?”
입백우는 고개를 저으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오늘 새벽 돌아오셨을 때, 피를 한 모금 토하더니 지금까지 깨어나지 않으셨다.
어의는 심맥이 손상돼서 이번 겨울을 넘기기 어려우실거라고 했어.”
입백목응은 비틀거리며 한 발짝 물러났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 다 내 탓이야.
내가 엽삼 아가씨를 잘 살폈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입백우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이제 와서 말해봐야 소용없다. 폐하께서 깨어나신다면, 어쩌면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
아주 오래전부터 담태신은 열여섯을 넘기지 못할 거라는 말이 있었지만,
이 모든 해를 버티고 살아남은 지금까지, 그가 무슨 대가를 치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마 바꿀 방법도 있을 것이다.
입백우는 아침에 자신이 본 장면을 누이에게 말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폐하는 입가에 핏자국을 남긴 채, 눈빛은 텅 빈 듯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짙고 어두운 눈동자 속에는 천 갈래의 원한이 쌓여 있었다.
그의 가슴팍에는 진한 피자국이 번져 있었고,
그는 심장을 움켜쥔 채 도망치듯 승건전으로 돌아와 피를 토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주국의 여름은 비가 잦다.
오후가 되었는데도 가랑비는 그칠 기미가 없었다.
소화부인이 담태신을 문병하러 왔다. 입백우는 그림자처럼 조용히 엽빙상 뒤를 따랐다.
엽빙상이 말했다.
“입 대인, 소첩은 폐하와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입백우는 고개를 약간 저으며, 시선을 옆으로 돌리지도 않고 땅만 뚫어지게 응시했다.
엽빙상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듯이,
그림자처럼 따라붙은 월영위들 앞에서 포기하고, 손수건을 꺼내 담태신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주었다.
그의 곁에서 엽빙상은 금이 간 호심린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급히 그것을 집어 들었다.
역시나, 원래 은빛이던 호심린은 이제 금빛 무늬가 촘촘히 뒤덮여 있었고, 그녀가 그 기운을 느껴보려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찰나의 순간, 엽빙상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다.
그녀는 되돌릴 수 없는 사실을 깨달았다.
호심린이 부서진 것이다!
담태신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잠룡위가 어떻게 정말로 호심린을 파괴할 수 있었단 말인가?
그녀는 여러 번 얼굴빛을 바꾸며 가슴이 아파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그러나 입백우 등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차분한 표정을 되찾았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아무리 후회한들 방법은 없었다.
호심린은 부서졌고, 그 대가로 엽석무의 위협은 사라졌다.
지금 담태신에게 있어 엽석무는 잠룡위를 손에 넣은 배신자에 불과했다.
그녀는 그냥 평범한 인간이었고, 호심린을 가지고 있어도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으며, 오히려 요괴들을 불러들이기만 했다.
이제의 상황도 그리 나쁘지 않았다.
자신을 설득한 엽빙상은 담태신의 이불을 덮어주려 손을 뻗었지만, 한 자루의 검이 그녀의 손을 막아섰다.
입백우가 말했다.
“부인은 폐하를 뵈었으니 이제 돌아가시지요.”
엽빙상은 얼굴에 잠깐 당혹스러운 기색을 비쳤지만, 이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담태신은 그 다음 날 오후에 깨어났다.
그는 자신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끼고, 식혼번 속에 갇힌 노도사를 불러냈다.
“내 심장 안에 있는 그 물건, 꺼낼 수 있겠느냐?”
노도사는 한참을 시도해 보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폐하, 미천한 도사인 제가 무능하여 힘이 미치지 못하옵니다.
전에도 이런 사악한 물건은 본 적이 없사온데,
그것은 폐하의 심장에 박혀버린 듯하여 꺼낼 수가 없사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담태신은 손을 가슴에 얹으며 냉랭한 표정을 지었다.
노도사는 그가 분노할 거라 생각했지만, 담태신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냥 두도록 하지.”
어차피 아픈 건 매한가지다.
그저 좀 더 아프면 그뿐이다.
내 대신 요괴들을 더 찾아와라.
수련하는 자들도 보이면 데려오고.”
노도사는 재빨리 알겠노라며 고개를 숙였다.
담태신이 계속해서 요괴의 내단으로 생명을 이어가려 한다는 것을 그는 깨달았다.
이전에는 1년에 한 마리의 요괴를 죽이면 되었지만,
이제는 달마다 요괴의 내단을 파내어 그의 사라지는 생명을 메워야 할 지경이었다.
입백우가 식혼번을 들고 나가려 하자 담태신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엽저풍을 보내라.”
“폐하?”
담태신은 말했다.
“엽저풍 몸에는 여우 요괴의 반쪽 내단이 있다. 큰 요괴를 잡는 데 너희보다 더 유용하다.”
입백우와 노도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엔 믿기지 않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엽저풍의 몸에 여우 요괴 연연의 반쪽 내단이 있다니?
어쩐지 폐하가 그를 곁에 두고 부리고 있었던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입백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혼번을 들고 엽저풍을 찾아갔다.
담태신은 묵묵히 침묵을 지키며, 창백하고 냉정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입백목응은 전각 안에 머물며 고개를 떨군 채 바닥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마음속 깊이 괴로움을 느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즉위식과 황후 책봉 대전을 준비하던 폐하의 눈동자에는 밝은 광채가 깃들어 있었는데,
지금은 그의 눈에서 아무런 빛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폐하가 혼돈 밀실에 갇혀 있는 그 소녀의 안부를 물을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차갑게 등을 돌릴 뿐,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마치 그 사람이 죽는다 해도,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듯했다.
입백목응은 해가 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폐하는 끝내 그녀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그녀는 망설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폐하, 그녀는 병이 들었습니다.
어제부터 지금까지, 빗물만 조금 마셨습니다.”
청년은 눈을 떠 용상의 은색 문양을 바라보며 낮게 웃었다.
“사람을 보내서 확인하게 해라.
죽게 두지 마라.
그녀는 그렇게 쉽게 죽을 자격도 없다.”
입백목응은 “예.” 하고 대답했다.
소소의 이번 병은 오래도록 계속되었다.
경세화의 힘이 전혀 발휘되지 않아, 그녀는 완전한 보통 인간이 되어버렸다.
구옥과의 연결도 끊기고, 술법이라는 날개도 사라진 채,
그녀는 흐릿한 의식 속에서 밤인지 낮인지도 분간 못한 채 잠에 빠져 있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시녀가 들어와 그녀의 몸을 닦아주고 약을 먹였다.
숟가락이 입가로 다가오면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삼켰다.
버티려는 강한 의지가 그녀를 살고자 하게 만들었지만, 경세화의 역작용으로 그녀의 몸은 점점 악화되어 갔다.
그녀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시녀는 소소가 음식을 거부한다고 생각하고는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아직도 자기가 미래 황후인 줄 아는 거야?
밥 안 먹는다고 폐하가 가엽게 여겨줄 줄 알아?
헛된 기대는 버려. 폐하께서 말씀하셨지. 먹기 싫으면 굶어 죽으라고.”
시녀는 음식을 담은 상자를 들고 나가버렸다.
날이 하루하루 지날수록 소소는 점점 더 수척해졌다.
그녀는 가끔 정신이 들 때마다 하늘빛이 스며드는 자리에 ‘정(正)’자를 새겼다.
그렇게 해서 여섯 개의 ‘정’자가 채워졌을 무렵,
소소는 흐릿한 정신 속에서도 자신이 담태신에게 갇힌 지 최소 한 달이 지났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인간 세상은 이미 칠월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다. 여전히 살아남고 싶었다.
도심(道心)의 동요만으로 사람을 무너뜨릴 순 없었다.
정신이 들 때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맑은 날씨를 볼 수 있기를 바랐다.
담태신은 단 한 번도 그녀를 찾아오지 않았다.
마치 세상에 그토록 사랑해서 살게 하고, 미워해서 죽게 하고 싶었던..
그 소녀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소소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썼지만, 그녀의 쇠약해지는 모습은 눈으로 봐도 확연했다.
어느 날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녀가 건네준 물을 받으려 손을 뻗었지만, 그 그릇은 바닥에 부딪혀 산산조각 나버렸다.
“너…!”
시녀는 처음에는 화를 내려다가, 소소의 빛을 잃은 눈을 보곤 당황해서 입을 다물었다.
“너… 너 눈이 안 보이는 거야?”
소소는 입을 굳게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시녀는 어찌할 바를 몰라 황급히 밖으로 달려나갔고, 바닥에 흩어진 깨진 사기 조각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소소의 눈앞에는 암흑만이 가득했고, 그녀는 생각했다.
자신에게는 아직 마지막 기회가 남아 있다고.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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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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