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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 69장. 면사포 (한국어)

by 그릿몬스터 2025. 5. 6.

  본 글은 국내 미 출간된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무단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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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 한국어 번역

69장. 면사포(신부 가리개)


화조절(花朝节)이 끝나자, 폐하께서 곧 즉위 대전을 준비할 것이라는 소식이 주국(周国) 전체에 퍼졌다.

주국 내에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인정하지 않았다.
과거 담태명랑이 즉위할 때는 정식으로 선위(禅位) 조서를 받았지만, 담태신은 형을 시해하고 왕좌를 차지했으며, 민중들에게 어진 군주라는 명성도 없었다.

그는 전쟁을 좋아하고 살육을 즐긴다는 평이 있었다.
최근에는 팔황자(八皇子)를 잡기 위해 병사들이 집집마다 샅샅이 뒤졌고, 이로 인해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그러나 그를 지지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담태신 덕분에 대하(大夏)는 주국의 속국이 되었고, 온 대주는 과거의 나약함을 씻고 새로운 기운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담태신은 그동안 줄곧 즉위식을 치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이 시점에서 갑자기 열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그가 공식적으로 즉위하게 되면, 국호가 바뀌고 많은 정책도 변할 것이다.

이는 앞으로 몇 년 동안 그가 내부 정비에 집중하며 더 이상 외부 정복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의미했다.

궁 밖에서는 아무도 몰랐지만, 궁 안에서는 은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즉위식 당일, 폐하께서 황후를 함께 책봉하실 거라는 것이다.

그리고 무수한 비단이 승건전(承乾殿)으로  들여오고 나서야, 사람들은 그것이 단순한 소문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건 사실이었다.

젊은 폭군이 정말로 황후를 맞이하려 하고 있었다.

그 새로운 황후는, 지금 자색 옷을 입고 비취궁(翡翠宫)에서 직접 신부가리개에 수를 놓고 있는 소녀였다.

궁으로 돌아온 이후, 소소는 승건전에서 나와 비취궁에서 살기 시작했다.
담태신은 여전히 입백목응에게 그녀를 감시하도록 했지만, 더 이상 강제로 승건전에 머물게 하지는 않았다.

자수장인들이 공손하고 인내심 있게 그녀를 지도했다.
"아가씨, 자수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하면 가리개의 뒷면이 보기 안 좋아요."

소소는 이런 일에 재능이 없었다.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는 이런 거 못 해요. 그냥 대신 수놓아 주시면 안 돼요?"

자수장인들은 손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농담하시는 거죠? 주국의 관습에 따르면, 출가하는 여인은 자신의 가리개를 직접 수놓아야 해요.
이렇게 신부의 마음이 담긴 가리개만이 부부의 행복을 천년만년 지켜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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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6화-신부 가리개 수 놓는 엽석무

다른 사람이 덧붙였다.
"게다가, 폐하께서 직접 명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손수 수놓으셔야 한다고요."

봉황 곤룡포(凤袍)는 그녀가 손댈 필요가 없었지만, 즉위식까지 아직 두 달이 남아 있었다.

신부의 가리개 정도는 충분히 완성할 시간이 있었다.

소소는 절망한 표정으로 은침을 들고 다시 바느질을 시작했다.

구옥이 위로했다.
"참아. 그는 네가 가리개를 수놓길 원할 뿐이야. 하지만 넌 그의 목숨을 노리고 있잖아."



소소는 낮 동안 바느질을 배우고, 해 질 무렵이면 궁을 거닐었다.
아마 담태신의 기분이 좋은지, 호랑이 요괴도 풀려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궁 안에서 인간 형상을 취하는 것이 금지되었고, 
소소가 가끔 그것을 보게 될 때면, 그것은 호랑이 모습으로 나무 그늘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는데, 
소소가 가까이 가기도 전에 잽싸게 달아나곤 했다.

소소는 황후 책봉 소식이 알려지면, 그 심오한 속내를 가진 언니가 무언가 행동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그녀들은 궁에서 단 한 번 마주쳤을 뿐이었다.
그때 엽빙상은 멀리서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고, 보기엔 매우 온화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그녀의 눈썹에는 희미한 난처함이 서려 있었지만, 과하게 표현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약간은 사람의 연민을 자아내는 쓸쓸함이 느껴졌다.

소소는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구옥이 급히 말했다.
"소주인님, 절대 그녀를 동정하면 안 돼. 난 자꾸 저 엽빙상이 정말 무섭게 느껴져."

소소는 조용히 말했다.
"알고 있어. 나는 그녀를 동정하는 게 아니야."

엽빙상은 자신이 공격당하는 것조차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순순히 포기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녀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으니, 오히려 의심스러웠다.



소소가 비취궁으로 돌아오니, 담태신이 와 있었다.

그도 그녀만큼이나 바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세금을 조정하고, 즉위식을 준비하는 한편, 여전히 은신 중인 팔황자를 찾고 있었다.
늦은 밤까지도 승건전의 등불이 꺼지지 않을 정도였다.

그가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있었다.

소소가 가까이 가서 보니, 그것은 그녀가 수놓던 가리개었다.

가리개에는 봉황이 수놓여 있었지만, 소소는 자수 초보자라 실의 매듭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다.
진홍색 비단 위의 놓인 금실 자수는 얼핏 보기에도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들 정도였다.

담태신이 불쾌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표정만으로도 그의 생각을 알 수 있었다.

— ‘네가 만든 게 이게 다야?’  

소소는 무고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사람마다 잘하는 게 따로 있잖아. 난 진짜 못 해. 
그런데도 자수장인들이 자꾸 신부가 직접 수놓아야 축복이 깃든다나 뭐라나 그러잖아. 
너 이게 도저히 보기 싫으면 그냥 자수장인들한테 시켜. 어차피 누가 수놓은 건지 아무도 모르잖아.”

담태신은 비꼬듯 말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솜씨를 가졌으면서, 황후가 되겠다고?"

그가 고개를 돌리자, 소소는 이미 자리에 없었다.

그녀는 두 팔을 베개 삼아, 은빛 진달래 꽃이 수놓인 침대 위에 느긋하게 누웠다.

대주국의 여름은 원래 더운 법이었다. 소소는 손을 들어 손가락 사이에 낀 황부를 태웠다. 
그러자 예쁜 눈송이가 그녀 주변으로 흩날리며 떨어졌다.

그녀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눈송이를 받아냈고, 자주빛 치맛자락이 침대 위에 펼쳐졌다.
눈송이가 그녀 머리카락 사이에 내려앉았고,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청년이 멍하니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소는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초여름의 그녀가 눈을 내리게 하자, 이마 위에 떨어진 눈송이는 푸른색 얼음 결정으로 변했다.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고, 그 차가운 분위기는 스르르 사라지며 소녀다운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름다움만이 남았다.

담태신은 냉랭한 얼굴로 소매를 휘날리며 자리를 떠났다.

구옥이 작게 일러바치듯 말했다. 

“그 사람, 귀까지 빨개졌어.”

소소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내가 만들던 그 덜 완성된 가리개는?”

구옥이 말했다. 

“담태신이 가져갔어.”

소소는 잠시 생각하더니 눈가에 웃음기가 번졌다.

그날 밤, 승건전의 궁등은 더 늦게까지 꺼지지 않았고, 자수장인들은 다시는 소소를 방해하지 않았다.


대전식이 있기 보름 전, 소소는 한 장의 완성된 가리개를 받았다.
그 가리개는 그녀의 침대 머리맡에 놓여 있었고, 화려한 금실로 섬세하게 윤곽이 그려져 있었다. 

소소는 그것을 집어 들고 손가락으로 만지자, 

담태신이 차가운 얼굴로 봉황을 수놓고 있는 장면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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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6화-엽석무 대신 수 놓는 담태신 (출처:티빙)


여인의 솜씨에 비해 이 봉황은 훨씬 더 강직한 느낌이 있었다.


소소는 화려하게 수놓인 봉황을 놀란 듯 바라보았다.

심지어 구옥의 말투에도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냉궁에서 자란 아이는 생활에 필요한 기술이란 기술은 다 배워야 하지.”

하나의 사악한 존재가, 결국 이런 전통을 믿고 신들의 축복을 바라는 마음을 품다니...

꽤 웃기기도 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했다.

소소는 가리개를 잘 정리하며 조용히 입꼬리를 다물었다.

이번 생에 처음으로 누군가의 마음을 속였는데, 어쩐지 성공한 것 같았다.



소소가 가리개를 받은 다음 날, 담태신이 소소를 황후로 세우려 한다는 소문이 어쩐 일인지 조정에까지 전해졌다.

만약 담태신이 황후로 세우려는 사람이 다른 이였다면, 대신들이 그의 집안일에 감히 관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상대가 하필 소소였다.

적국 대장군이었던 엽효, 즉 소소의 아버지는 지난 이십 년간 주나라를 숨도 못 쉬게 억눌렀던 존재였다. 
그런데 지금 황제가 엽효의 딸을 아내로 맞겠다고?

문신들은 생각이 좀 더 앞섰다. 
만일 나중에 그 엽씨 여인이 야망을 품고 황태자를 낳기라도 한다면, 대주는 간접적으로 엽씨 가문의 손에 넘어가는 셈이었다.

대신들은 즉시 간언하기로 결심했다.

다른 건 제쳐두고라도, 아직 바깥에는 팔황자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데! 
황제가 엽효의 딸을 아내로 삼는다는 건 백성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는 일이다.

그들뿐 아니라, 평소 담태신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르던 양기조차도 이번 일만큼은 곧바로 반대했다.

양기는 말했다. 
“폐하께서 엽씨 영애를 총애하신다면, '미인'(후궁 계급중 제일 낮음)으로 봉하시는 것도 괜찮고, 
원하신다면 '부인'(후궁 계급중 제일 높음)으로 삼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일국의 황후 자리를 엽효의 딸에게 주신다면, 백성들의 눈에는 폐하께서 나라를 팔아넘기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담태신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반사적으로 되받아쳤다. 
“누가 고작 그런 말로, 과인이 그녀를 총애한다고 했느냐!”

양기: "……" 그게 지금 중요한 겁니까? 전혀 요점을 못 잡으시네요, 폐하.

둘은 눈을 마주쳤고, 담태신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황후만을 원한다."

그래, 원하는 게 있으면 뭐든 다 들어주면서, 그걸 또 좋아하는 게 아니라고?

양기는 더 이상 뭐라 할 기력도 없이 말했다. 
"장 대인과 몇몇 노신들이 아직도 밖에 무릎 꿇고 계십니다. 
폐하, 그분들은 전부 폐하께서 즉위하시길 지지했던 분들입니다. 

정말로 그분들을 죽도록 간언하게 하실 겁니까?"

담태신의 눈빛은 조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양기는 한숨을 내쉬며 속으로 씁쓸했다. 
그의 생각에 소소를 황후로 맞이하는 것은 백해무익한 일이었다. 

천하의 모든 사람이 반대할 것이며, 담태신이 굳이 이 일을 고집하면, 신하들의 마음은 모두 식고 말 것이다.

이 일은 며칠 동안 팽팽하게 맞섰고, 심지어 후궁에 있는 엽빙상도 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채씨 성을 가진 대신 하나는 담태신이 마음을 돌리도록 하겠다며, 황제의 수레에 머리를 박아 자해하기까지 했다.
궁 안에서는 수군대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누군가가 먼저 추측하길, 이번에는 황후 책봉은 없을 거라고 했다.

엽빙상은 지금 후궁 내에서 유일하게 봉호가 있는 여인이었고, 친히 탕약을 덥혀 담태신을 찾아갔다.

그녀는 만개한 꽃들로 가득한 소화궁을 지나, 아직 담태신의 전전에도 도착하기 전, 급히 발걸음을 옮기던 위희를 마주쳤다.
그 노내시는 얼굴이 창백했고, 엽빙상을 보자 한참이나 지나서야 표정을 수습하고 예를 갖추었다.

엽빙상은 단번에 위희의 몸에 아직 마르지 않은 피자국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부인께 예를 올립니다. 노신에겐 급한 일이 있어 먼저 가보겠습니다.” 


위희는 몇 걸음 달려가다가, 뒤돌아보며 친절하게 말했다. 
“오늘은 폐하께서 계신 곳이… 부인께서 가시기엔 적절치 않습니다. 부디 궁으로 돌아가 쉬시지요.”

엽빙상은 말했다. 

“위 내관의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위희는 마음이 떠 있는 듯, 곧장 앞을 향해 걸어갔다.

엽빙상은 위희가 향하는 곳이 바로 비취궁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잠시 발을 멈췄지만, 위희의 조언을 따르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위엄 있는 궁궐 앞, 선혈이 길게 뻗어 있었고, 한 사람의 머리가 데굴데굴 굴러 엽빙상의 치맛자락 가까이까지 왔다.
뒤따르던 소혜가 비명을 질렀다.

엽빙상의 얼굴에서도 핏기가 가셨고, 뒤편의 월영위가 소혜의 입을 막으며 차갑게 말했다. 
“부인, 실례하겠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사정이 있어 부인을 뵙기 어렵습니다. 부디 먼저 돌아가 주십시오.”

엽빙상은 얼른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월영위는 소혜를 놓아주었다. 
소혜는 다리가 풀려 엽빙상에게 바짝 기대섰다.

엽빙상은 더 이상 보지 못하고, 소혜를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소소가 위희의 부름을 받고 왔을 때, 월영위들은 바닥의 흔적을 정리하고 있었다.

석양은 핏빛처럼 붉었고, 검은 옷의 황제는 높은 계단 위에 앉아, 손에 검을 들고 붉게 물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전신에는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리는 듯한 냉랭한 기운이 감돌았고, 손가락은 검 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주변의 궁인들은 모두 물러났다.

사방이 말끔히 정리되었지만, 짙은 피비린내는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소소는 담태신이 들고 있는 검을 흘끗 보았다. 

그도 시선을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둘은 잠시 눈을 마주쳤고, 소소는 그의 앞에 쪼그려 앉아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사람을 죽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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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1화-사람을 죽였다고 말하는 담태신 (출처:티빙)


그는 그녀를 잠시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어루만졌다.
“과인은 너를 위해서 그런거야.” 

그는 검을 내려놓으며 눈속의 차가운 어둠을 걷어냈다. 

무엇을 떠올렸는지, 낮게 웃었다. 
“네가 황후가 되고 싶다고 했지. 채 노인이 말하길, 
자기가 죽지 않는 한 내가 너를 황후로 삼을 수 없다고 했어. 그래서 그를 죽였지.”

소소는 갑자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시가 목에 걸린 듯한 감각, 한편으로는 메스꺼움, 그러나 그의 담담한 눈을 마주하자 오싹함이 밀려왔다.

담태신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가 “쉿” 하는 손모양을 하며 태연하게 말했다. 
“걱정 마, 과인이 사람을 죽였다는 건 아무도 몰라. 
채 노인은 고향에 내려가 양로할 나이였고, 산적들의 무차별 습격으로 죽은 거지.”

소소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그를 바라보았다. 
“왜 위희를 시켜서 나를 오라고 한 거야?”

담태신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다들 내가 너를 황후로 삼는 걸 반대하길래,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너한테 보여주고 싶었어.”

청년의 눈꼬리엔 핏기가 감돌았다. 
웃음이 사라지자 그는 두 손으로 소소의 어깨를 감싸 안아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구옥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이 사람 뭐야?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좋아하면 온 힘을 다해 잘해주고, 모든 걸 상대를 위해 생각하는 거 아니야?”

담태신은 지금, 오히려 우리 작은 주인의 마음의 부담만 더하고 있잖아.

그는 사람을 죽였고, 그 사실을 그녀가 알도록 만들었다. 그녀를 위해 사람을 죽였다고.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그의 품 안에서는 차가운 쇠비린내와 피냄새가 풍겼다. 
소소는 고개를 돌리며, 그의 얼굴을 땅에 내리꽂아 발로 밟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가 말했다. 

“엽석무.”

“말해!” 소소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너를 황후로 세운다고 해서 아무런 이득도 없었고, 오히려 과인에게는 온갖 귀찮은 일만 생겼어.”

“내가 억지로 시켰어?”

“그러니까, 나중에 네가 나한테 잘하지 않으면,” 

그는 혼자 중얼거리듯 말했다. 목소리를 낮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이는 어조는 낮고 싸늘했으며, 마치 필사적으로 그녀를 휘감는 독사 같았다. 
“절대 너를 그냥 두지 않을 거야.”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청년의 차가운 표정 아래, 아주 미세하게 숨겨진 혼란스러움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도 자신이 이 길을 선택한 것이 옳은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정복을 포기하고, 그동안 추구해온 힘을 포기하며, 눈앞에 깊은 낭떠러지가 펼쳐져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속으로 떨어져 피투성이가 되고 모든 것을 잃게 될 걸 알면서도, 그는 결국 그 길을 택한 것이다.

소소는 자신의 손을 내려놓고 낮게 “응” 하고 대답했다.

귓가로 전해지는 그의 가슴 뛰는 소리는 놀라울 만큼 평온했다. 

만약 그가 타고난 마신으로서 애정이라는 감정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모든 것이 우스꽝스러운 웃음거리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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