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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66장. 창생부 (한국어)

by 그림일기 그릿몬스터 2025. 5. 5.

  본 글은 국내 미 출간된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직접 번역한 것입니다. 무단으로 복제하지 말아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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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 한국어 번역

66장. 창생부


소소는 자신이 밖으로 나와 이런 말을 듣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할머니가 방의지를 숨겼다니. 그녀의 마음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노부인은 고집이 센 사람이었고, 자신처럼 임무를 지닌 것도 아니었다. 노부인의 마음속에는 가문과 나라의 영예가 자리하고 있었다.
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소늠은 영웅이었고, 방의지는 대하(大夏)의 중신(重臣)이었으며,

오히려 담태신은 적국의 원수 였다.
노부인은 절대로 방의지를 넘기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담태신은……

소소는 차가운 눈빛을 한 담태신과 마주했다.
"할머니를 해칠 거야?"

담태신은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역적을 넘기면, 그녀는 말년을 편안히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저항한다면, 나는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그의 눈빛에는 살기가 서려 있었다.

소소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직접 가서 설득할게! 할머니는 연로하시고, 너와 맞서 싸울 생각도 없어!"

담태신은 몸을 곧게 펴며 냉소했다.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그녀를 풀어준다면, 그녀는 그 능력으로 엽노부인을 데리고 도망칠 수도 있고, 어쩌면 방의지까지 함께 데려갈 수도 있었다.

소소는 더 이상 말이 통하지 않자 단숨에 밖으로 달려 나갔다.
담태신의 눈빛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그 순간, 식혼번 안의 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고, 소소의 발밑에서 현색 진법이 번쩍이며 손발이 구속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혀끝을 깨물고 피를 삼킨 후, 낮은 목소리로 법술을 외쳤다.

“렬진(掠阵), 파(破)!”

검은 안개가 흩어지고, 소소는날렵한 몸짓으로 순식간에 뒤쪽의 정원 바위 뒤로 사라졌다.


담태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분노에 차서 외쳤다.
"당장 잡아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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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2화-나가는 엽석무 붙잡으려는 담태신 (출처:티빙)


그녀를 놓칠 수 없었다.
만약 그녀가 엽노부인을 데리고 가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소소는 그의 권력을 탐내지 않으며, 그를 좋아하지도 않으며, 그의 협박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그녀를 붙잡아 둘 아무런 방법이 없는 것이다!

 
입백우와 입백목응을 비롯한 사람들조차 엽 가문의 셋째 아가씨가 눈 깜짝할 사이에 노도사의 진법을 깨뜨릴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노도사 자신조차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나 담태신은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즉시 그녀를 쫓았다.

입백우는 경공술이 뛰어나 단숨에 그녀를 따라잡았다.

소소는 술법을 쓸 줄은 알아도 무공에는 서툴렀고, 전송 진법을 그릴 시간도 없었다.
결국 그녀는 입백우의 일격을 간신히 피하려 했으나, 달리는 속도로는 그를 이길 수 없어 결국 길이 가로막혔다.

그때, 담태신도 뒤따라 도착했고, 그의 시선은 마치 매처럼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
"만약 한 걸음 더 움직이면, 내가 먼저 엽저풍을 죽이겠다!"

소소도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죽여. 그자는 이미 엽가(叶家)의 사람이 아니다."

엽저풍은 고개를 떨군 채, 창백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하늘에서 열두 자루의 복숭아나무 검이 떨어졌다.
열두 자루의 복숭아나무 검이 갑자기 공중에 나타났고, 소소는 짧은 주문을 읊조리며 몸을 굴려 피했다. 역시나 입백목응도 전투에 가세한 것이었다.

소소가 법술을 사용하자, 입백목응은 즉시 이를 해제하는 법술을 펼쳤다.

소소의 신법은 본래 공격성이 없었기에, 무공까지 뛰어난 입백우와 함께 싸우는 것은 소소에게 너무 불리했다.
그들은 형제이기에 손발이 척척 맞았고, 소소는 금세 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불리한 상황에 놓이자, 담태신은 움켜쥔 주먹을 그제야 조금 풀었다.

그러나 소소는 곧 전장을 빠르게 훑어보았다.

그리고 가장 약한 상대를 목표로 삼았다.

그녀는 눈빛을 반짝이며 일부러 입백우의 일격을 정통으로 맞고는, 그 반동으로 담태신 쪽으로 몸을 날렸다.
담태신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받아내려 했다.

그러나 노도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폐하! 그 요괴 소녀가 속이려 합니다!"

담태신은 순간적으로 지난번 일을 떠올리고는,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엽석무(叶夕雾)!"

소소는 그가 속지 않는 것을 보고, 공중에서 허리를 꺾고, 가볍게 회전하며 땅에 내려앉았다.

그러나 입백목응이 즉시 손을 뻗었다. 
“가라!”

그녀의 손에서 은색 팔찌 하나가 공중에서 순식간에 수많은 은고리로 나뉘며 날아갔다.

소소는 그것이 영기(灵器)임을 한눈에 알아보았고, 절대 정면으로 맞설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접근하는 은색 고리들을 발로 차 날려 보냈다.

그때, 노도가 다시 조언했다.
“폐하, 만약 이때 '식혼번'을 쓰신다면, 그 요괴 계집은…”

그가 말을 다 마치기도 전에 담태신이 고개를 돌려 그를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죽고 싶나?"

노도는 즉시 몸을 벌벌 떨며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튕겨져 나간 은고리 중 하나가 멀리 날아가더니, 누군가가 놀라 소리쳤다. 
"부인님!"

누군가 경악하며 외쳤다.

소소가 돌아보자,
그녀가 발로 찬 고리가 붉은 옷을 입은 여인의 가슴을 향해 직격했다.

엽빙상.

엽빙상은 가슴을 부여잡고, 창백한 얼굴로 땅에 쓰러졌다. 소혜가 급히 그녀를 부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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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0화-쓰러지는 엽빙상 (출처:티빙)


소소는 한순간 멍해졌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하자, 입백우에게 붙잡혔음에도 전혀 저항하지 않았다.

담태신의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

그는 거의 죽어가는 엽빙상을 품에 안으며, 차갑게 소소를 노려보았다.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네가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 과인이 차근차근 알려주겠다."

소소는 뜻하지 않게 사람을 해칠 뻔한 상황에 충격을 받아, 얼굴이 창백해진 채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소늠의 죽음은 그녀에게 커다란 마음의 응어리였다. 그녀는 선도의 길을 닦고 있으며, 무고한 이를 죽이는 것은 큰 죄악이었다. 
더군다나 소늠은 생전에 그녀에게 엽빙상을 해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었다, 

그녀는 두려웠다...
다시 누군가가 자신 때문에 죽을까 봐...

구옥이 그녀의 뇌리 속에서 의문스럽게 말했다.
"작은 주인님, 내가 계속 주의하고 있었어. 주인님이 걷어 찬 은환(銀環)은 애초에 사람을 맞힐 수 없었어."

어떻게 이렇게 절묘하게 엽빙상을 맞힐 수 있었단 말인가?

소소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뭐라고?"

구옥은 그녀를 속일 리 없다. 
만약 영기(靈器)인 은환 자체가 사람을 맞힐 수 없었다면, 오직 하나, 어떤 것이 은환을 조종했다는 뜻이었다.

은환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신기(仙器. 신의 기물)였다!

소소는 문득 엽빙상의 몸에 있는 호심린(護心鱗)을 떠올렸다.

머릿속을 가득 메웠던 안개가 순식간에 걷히는 듯했다.
그녀는 마침내, 왜 오랫동안 엽빙상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껴졌는지 깨달았다.

원래 몸의 자매였던 엽빙상은 분명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엽빙상은 일부러 은환을 조종해 자신을 맞힌 것이었다!

소소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구옥도 자연스레 생각할 수 있었다.

구옥은 화가 난 듯 말했다.  
"우리는 예전에 그녀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괜히 그렇게 믿었네."

구옥이 눈치채지 못했더라면, 담태신은 물론이고, 소소 자신조차 엽빙상을 다치게 한 것이 자신이라고 믿고 죄책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소소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쩌면, 그녀는 예전엔 정말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몰라."

언제부터 그녀의 태도가 변한 걸까? 소소는 가장 처음 악몽 속 환상에서, 엽빙상이 그 안의 소늠 곁을 떠나기 싫어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 엽빙상은 꿈속에서 수년 동안 황후로 살았고, 아들도 하나 있었다.

소소는 갑자기 눈을 치켜들었다.



예전에는 분명 좋은 사람이었다. 
소혜의 걱정 어린 시선을 보며, 엽빙상은 그렇게 생각했다.

호심린이 그녀의 심맥을 보호하고 있었기에, 얼굴은 창백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태의들이 허둥지둥 달려와 진맥하고 치료를 시작했지만, 엽빙상의 시선은 바깥의 현의(검은 옷) 황제에게로 향했다. 
담태신은 차가운 표정으로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엽빙상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셋째 동생을 어떻게 벌할까?
셋째 동생은 이리저리 날뛰며 담태신과 맞서 싸웠으니, 그는 분명 가볍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엽빙상은 힘없이 입술을 손으로 가린 채 기침을 몇 번 하며 생각했다. 
자신도 한때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 
그녀는 상경(上京)의 가난한 백성들에게 은전과 식량을 나눠주었고, 아이들을 위해 서당을 열어주었으며, 하인들에게도 예의를 갖추고,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고, 길 잃은 작은 동물들을 거두어 보살폈다. 
한때 질자로 살았던 담태신을 얕잡아본 적도 단 한 번 없었다.

하지만 좋은 사람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악몽의 세계에서, 좋은 황후였다. 하지만 결국 남편은 마음이 변했고, 아들은 죽었다. 
그녀의 마음은 서서히 잿더미로 변해갔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는 셋째 동생과 큰 오라버니만을 편애했다.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은 스스로 애써 손에 넣어야만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셋째가 그녀와 다투려 드는 것이다!

셋째는 분명 모든 걸 가지고 있지 않은가, 빛나는 출신 성분에, 모두의 사랑까지. 
그런데 자신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천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엽석무는 마치 그녀 머리 위를 짓누르는 먹구름 같았다. 

언젠가는 상주가 천환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간 것처럼,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

엽빙상은 손을 내려놓고, 위로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폐하, 걱정 마세요. 첩은 괜찮습니다."

태의가 말했다.  
"부인은 심맥에 상처를 입지 않으셨으니, 잘 쉬시면 틀림없이 회복하실 겁니다."

담태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 쉬도록."

검은 옷의 청년은 눈에 분노를 품고, 소매를 휘날리며 자리를 떠났다.

소혜는 콧소리를 내며 비웃듯 말했다.  
"삼소저가 여러 사람 보는 앞에서 부인을 해쳤으니, 폐하께서 절대 가만두지 않으실 거예요!"

엽빙상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 대며 말했다.  
"그렇게 말해선 안 돼. 삼매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부인!"

엽빙상은 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저으며 그녀를 말렸다.



승건전 안에는 향이 피워지고 있었다. 담태신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분홍 옷을 입은 소녀는 무릎을 안고 침상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생각에 잠긴 채 멍하니 있었고, 눈앞에 놓인 찻잔에서 피어나는 뜨거운 김이 그녀의 속눈썹을 살짝 적셨다.

그의 발소리가 들리자, 소소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말했다.  
"내가 그녀한테 사과하길 바란다면 헛된 기대야. 이제 약수 밧줄 고리는 날 묶어두지 못해. 더 다가오면, 언제든 널 한 대 후려칠 수 있어."

담태신이 말했다.  
"너는 과인이 너더러 사과하게 만들 거라 생각했느냐?"

"아닌가?" 소녀는 고개를 들어 물었다.

 
소소는 분명 분노에 찬 얼굴을 보게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의외로 담태신은 매우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말했다.  

 
"과인은 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임을 알고 있다."

이 말이 나오자, 소소는 물론이고 구옥까지도 깜짝 놀랐다.

담태신은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  
"왜 그런 눈으로 과인을 보느냐?"

소소가 말했다.  
"알면서도 그녀한테 무슨 일 생기면 나한테 따지겠다고 했어?"

담태신이 말했다.  
"그녀가 일부러 그런 것이든 아니든, 너는 그녀를 다치게 해선 안 된다."

소소는 놀라움이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청년은 그런 시선에 아무런 이상도 느끼지 못한 듯했다. 
그는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옅은 안개 같은 김 사이로 보이는 검은 머리카락과 붉은 입술, 마치 병약하지만 해를 끼치지 못할 어린 사슴 같았다.
그런데도 소소는 이유 없이 싸늘한 기운을 느꼈다.

구옥이 몸을 부르르 떨더니, 그녀의 속마음을 대신 말해주었다.  
"이게 바로 타고난 사골을 지닌 마태란건가……"

그에게는 정이 없다. 진정한 감정이란 것도 없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감정을 흉내 낼 뿐, 마음속은 언제나 냉담하다. 
모든 걸 꿰뚫어보고 있으면서도, 마땅히 보여야 할 감정을 연기할 뿐이다.

그의 마음속에서 엽빙상은 좋아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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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1화-담태신이 엽빙상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엽석무 (출처:티빙)


그래서 그는 소늠이 엽빙상을 지키던 것처럼, 엽빙상을 지키는 법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다.
담태신은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소소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했다. 
그럼 엽빙상은 괜히 그 한 방을 맞은 셈 아닌가?

그녀의 기분은 한결 나아졌다. 
갑자기 그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 안더니, 어린아이를 다루듯 상냥하게 말했다.  

"있지, 폐하, 제발 우리 할머니는 좀 놔줘. 
내가 앞으로 매일 너한테 창생부 그리는 법 가르쳐줄게. 
예전에 너도 쓸 수 있었던 그거 말이야. 
너도 안 때릴 거고, 팔황자도 같이 찾아줄게. 어때, 괜찮지?"

그의 얼굴은 뼈마저 단정하게 예뻤고, 소녀의 부드러운 손바닥 안에서 고요히 감겨 있었다.


담태신은 익숙하지 않은 듯 그녀의 손을 치우고 시선을 돌린 채 냉정하게 말했다.  
"넌 도망칠 거다."

"안 그래! 진짜 안 그럴게! 나 약속해!"

"하!."

"제발 부탁이야. 그분은 연세도 많고, 폐하한테 아무런 위협도 안 돼."

그녀의 눈빛이 점점 슬퍼지며 멍하니 말했다.  
"오라버니는 전사했고, 아버지는 유배됐어. 이제 나한텐 할머니밖에 없어."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마치 그녀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를 분별하려는 듯했다.

잠시 후, 소소는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과인이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엽 노부인을 만나게 해주마. 
하지만 방의지는, 과인이 반드시 죽일 것이다."

소소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담태신이 말했다.  
"이것이 황권이다."

그러니 더는 물러설 수 없다. 방의지의 손에는 잠룡위가 있다. 
그 자들이 살아 있는 한, 그는 언젠가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목이 땅에 떨어져 있을까 두려울 수밖에 없다.

나의 침상 곁에서 타인이 코를 골며 잘 수 없는 법이다.

소소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일어서며 말했다.  
"가자."

소소는 서둘러 그를 따라 나섰다. 
문을 나서기 직전, 담태신의 걸음이 잠시 멈췄고, 소소는 혹시나 그가 마음을 바꿀까봐 급히 물었다.  
"왜 그래?"

"방금 네가 한 말, 기억해둬라."

"뭐라고?" 소소는 순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보고는 상기시켰다. 
"창생부."

소녀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폐하가 할머니 잘 지켜주기만 하면, 내가 창생부 가르쳐줄게. 안 때릴게. 도망도 안 가고, 팔황자도 찾아줄 거야."

그는 입꼬리를 살짝 움직이더니 먼저 앞장서서 걸었다.

항상 경계심이 강한 입백목녕은 소소를 예의주시하며, 그녀가 담태신을 해치지나 않을까 조심스레 지켜봤다.

소소는 담태신을 따라 한적한 작은 뜰로 들어섰다.
지금 그 뜰 바깥은 중무장한 군사들이 완전히 포위하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였다.구옥이 말했다. 
"멀리서 약수의 화살을 겨눈 자들이 있어. 방대인은 도망치지 못할 거야."

담태신은 정말로 방의지를 포위해 죽이려는 것이다.

소소는 마음이 무거웠다. 지난 1년 동안, 그녀는 옛 사람들을 하나둘씩 잃는 것을 지켜봤다. 
도(道)는 생사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 하지만, 진짜 그 순간이 오면, 누가 감정 없이 버틸 수 있겠는가.

소소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방의지가 잠룡위를 가지고 있다면서 왜 이렇게 초라하게 몸을 숨기고 있는 걸까?

그가 주국 황궁에서 탈출하던 그날 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소소가 다 생각하기도 전에, 그녀는 지팡이를 짚고 있지만 정신이 또렷한 한 노인을 보았다.
"할머니!"
"석무야!"
엽가의 노부인은 작은 뜰 입구에 서서 지팡이를 가로막아 담태신의 부하 병사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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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9화-엽석무 할머니 챙겨준 담태신 (출처:티빙)


이 병사들은 이전에 엽저풍이 막아선 덕에 뜰 안으로 들이닥치지 못했으며, 지금은 담태신이 직접 왔기 때문에 그가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는 감히 경솔히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소소는 다가가 조용히 말했다. “할머니, 비켜 주세요.”

당신이 그의 발아래서 진흙처럼 짓밟힌다 해도, 아무 소용 없어요.

염 노부인은 말없이 지팡이로 그녀의 팔을 세게 내리쳤다.
소소는 피하지 않았다.

담태신은 싸늘한 눈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염 노부인은 말했다. 
“네가 큰애처럼 저 도적놈에게 마음을 줬다면, 당장 나가. 다시는 나를 할머니라 부르지도 마라.”

소소는 눈가가 붉어졌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염 노부인의 손이 떨리고, 가슴속 깊이 쓰라림이 몰려왔다.

그녀라고 어찌 석무가 어떤 아이인지 모르겠는가. 
당시 엽 가문이 유배를 당했을 때, 온 가족 가운데 오직 소소만이 검을 들고 남은 여인들과 아이들을 지켜냈다.

소소는 노부인을 업고, 수도에서 만주까지 걸어왔다.

주국과 하국이 전쟁 중이던 반년 동안, 엽효는 말하길, 석무가 싸움터에서 그를 구해냈다고 했다. 
또한 소늠을 대신해 오랫동안 성을 지켰다.

만약 엽효가 억지로 그녀를 되돌려 보내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녀는 아직도 전쟁터에 있을지도 몰랐다.

엽가의 적녀, 석무의 마음은 본래부터 결코 한 남자에게 머무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뼛속까지 엽 가문의 혼을 지닌 아이였다. 굽히지 않고, 강인하며, 곧았다.

염 노부인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그녀는 반드시 방의지를 구하러 나섰을 것이다.

다만, 셋째는 자신마저 여기서 죽는 걸 보고 싶지 않았을 뿐이다.
염 노부인의 몸이 갑작스레 축 처졌고, 소소는 그녀를 부축했다. 

그 순간, 소소 역시 자신이 단지 엽석무 이기만을 바랐다. 
그녀가 소소가 아니라 오로지 엽석무 이기만 했다면, 검을 쥐고 목숨을 걸어 방의지와 잠룡위를 데리고 반드시 떠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리소소였다.
한 발짝만 잘못 디뎌도, 위험에 처하는 건 단지 할머니뿐만 아니라, 삼계의 모든 존재였다. 
그것은 만겁의 화를 초래할 일이었다.

염 노부인의 마른 손이 그녀를 안아주고,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었다.
소소의 눈가가 갑작스레 뜨겁고 시큰해졌다.

그때, 방의지가 방에서 나왔다.
그는 이미 남장으로 갈아입고 있었고,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인사하며 말했다. 
“삼 아가씨.”

소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방의지는 안색이 창백했고, 어딘가 다친 듯해 보였다.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삼 아가씨와 노부인께 누를 끼쳐드려, 송구합니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오늘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란 것을. 
어쩌면, 주국에 와서 엽빙상을 찾으려던 그 순간부터 그는 살아 돌아갈 생각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방의지는 소소를 바라보며 무언가 말하고 싶어 했지만, 
“소생이…… 너……”라며 입술을 달싹이다가,

오랜 침묵 끝에 등을 곧게 펴고, 나직이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됐습니다.”

소소는 그가 끝내 하지 못한 말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 강직한 기개를 지닌 장원 급제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깊이 바라보았고, 입백우에게 붙잡혔다.

산들바람이 뜰 안의 푸른 대나무를 흔들었다.
주국의 봄이 곧 다가오고 있었다.

소소가 방의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건 삼월 초였다.

전해지기로는 담태신이 아무것도 심문해내지 못했고, 방대인은 자결했다고 한다. 
그의 치아 속에는 독약이 숨겨져 있었고, 덕분에 시신은 온전하게 보존되었으며, 죽음은 무척이나 평온했다.

소소의 추측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 날을 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국은 쇠약해졌고, 푸른 산에는 충신들의 뼈가 묻혔다. 주전파였던 방의지는 절조 있는 사람이었다.
 
담태신은 끝내 잠룡위를 손에 넣지 못했다.
이 신비로운 호위대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담태신은 분노에 찬 나머지 직접 나서서 사람들을 찾으러 나갔고, 한 달 넘게 돌아오지 않았다. 

할머니 역시 담태신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고, 소소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주국은 봄을 맞이했고, 궁 안은 아름다운 풍경으로 가득했다. 

어느 저녁, 호랑이 요괴가 거들먹거리며 들어와서는 몇 마리 작은 짐승들을 소소가 자는 작은 침상 위에 던졌다.
소소는 그것을 쫓아가 머리에 혹이 나도록 두들겨주었다.

이 녀석은 얻어맞는 건 잊고 먹을 것만 기억하는 녀석이라,
사흘이 멀다 하고 복수를 꿈꾸지만, 지능이 모자라 매번 얻어터지기만 했다.

 
그것은 사람을 먹은 적이 있고, 몸에는 짙은 요기(妖氣)가 가득했다. 
소소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그와 싸웠다.

한 사람과 한 호랑이는 작은 궁전의 절반을 추격하며 달렸다.

호랑이는 길을 가리지 않고 도망쳤고, 결국 성천전으로 돌아왔다.

호랑이는 그곳에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이 돌아온 것을 알지 못했다.

담태신이 옷을 입고 있었고, 호랑이 요괴는 마치 목숨을 구하기라도 하듯이 뛰어들어, 그의 목욕탕에 빠져 물이 크게 튀었다.

담태신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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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18화-엽석무가 거위에게 쫒기는것 보고 웃는 담태신


호랑이는 몸을 떨며 물속에서 나와, 두 발을 모으고 미친 듯이 절을 하며, 조금 뒤에 들어온 소소의 뒤로 숨어들었다.

소소는 담태신을 보고도 잠시 멈칫했다.

눈앞의 비열한 호랑이는 손바닥 크기로 줄어들어 눈물을 글썽이며 떨고 있었다.
그녀는 그것을 냉정하게 집어 들고 한 발로 차서 날려보냈다.

손바닥만한 호랑이 요괴는 감사한 듯 소소를 한 번 바라보고, 순순히 네 발을 펼쳐 날아갔다.

한 달 만에 본 담태신은 원래도 마른 체격에 더욱 창백해 보였다.

한달 동안 그는 악명 높은 모습으로 잠룡위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수색했지만, 그 어떤 흔적도 찾지 못했다. 그의 기분이 얼마나 나빴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소소는 궁 안에서 들은 바가 있다.
담태신이 대대적으로 사람을 찾고, 궁 밖에서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했다.

담태신이 잠룡위를 찾지 못했다는 것은, 그의 월영위가 소늠의 잠룡위만큼 뛰어나지 못함을 의미했다.

소소는 마음속으로 다소 고소한 감정을 느꼈다.

호랑이가 문 밖으로 뛰어 나갔고, 담태신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늙은 도사를 불러 호랑이 요괴를 화로에 던지게 하라."

이제 호랑이는 죽지 않으면, 껍질이 벗겨질 것이다. 
소소는 그가 기분이 나쁘다는 걸 알았기에, 그쪽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궁에서 꽤 즐겁게 지냈다. 
특별한 신분이 없었기 때문에, 궁녀들이 그녀에게 일을 시킬 수 없었고, 또한 그녀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담태신이 돌아오자, 궁전 안의 공기가 급격히 차가워졌다.
소소의 침상이 더러워져서, 그녀는 체념하며 궁녀에게 깨끗한 이불을 요청하여 새로 침상을 정리했다.

청년 황제는 머리를 풀고, 용침에 앉아 그녀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물었다. 
"잠룡위가 너의 손에 있는 거냐?"

소소는 침상 정리하던 동작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만약 진짜로 내 손에 있다면, 나는 오늘 밤 네가 끝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는 잠시 그녀를 쳐다본 후, 갑자기 말했다. 
"이리 와라."

소소는 의아한 표정으로 걸어갔다. 
"왜?"

"나는 지난번에 너에게 엽가 노부인을 만나게 해줬다." 
청년은 검은 눈을 깜빡이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소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그래서," 그는 입술을 삐죽거린 후, 불쾌하게 말했다. 
"너는 네 약속을 지켜야 한다."

소소는 자신이 했던 말을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 
"팔황자 찾는 일, 나는 당연히 널 속이지 않아. 하지만 사람을 추적하려면 그의 개인적인 물건이 필요해. 
그는 예전에 궁에서 살았었지. 네가 사람을 보내서 물건을 찾아서 나한테 가져오면, 내가 방법을 생각해볼게."

소소는 말을 마친 후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손목이 갑자기 잡혔다.

그녀는 여전히 베개를 끌어안고 있었다.
 "뭐 또 할 일이 있어?"

담태신은 입술을 삐죽이며, 눈빛에서 불쾌함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예쁜 흑요석처럼, 차가운 빛을 띠고 있었다.

조금은 자신이 속은 것에 대한 불쾌한 감정이 느껴졌다.

그때, 구옥이 소소에게 작은 목소리로 일렀다. 
"네가 말했잖아, 그에게 '창생부(苍生符)'를 가르친다고."

아, 맞다, 그런 말을 했었지.

그러나 소소는 이 사람이 영 못마땅해서, 일부러 모르는 척하며 말했다. 
"다른 일은 없어?"

담태신은 그녀가 전혀 기억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창생부(苍生符)."

소소는 웃으며 말했다. "거의 잊을 뻔했네, 지금 해볼래?"

청년 황제는 "응."이라고 대답했다.

소소는 그가 스스로 말할 때까지 기다리게 했고, 담태신은 마치 그녀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위희, 주사와 부적지 가져와."
잠시 후, 주사와 부적지가 소소의 손에 쥐어졌다.


소소는 이 일로 담태신을 놀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그려서 자고 싶었다. 

그녀는 예전에 담태신에게 ‘창생부(苍生符)’를 그리는 법을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것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허상의 형태로 그의 눈앞에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에게 잠시 동안 세상의 모든 생명들을 보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것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부적이었다.

소소는 부적을 완성한 후 그를 향해 건네며 말했다. 
"법결 기억나?"

담태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부적이 그의 손에 닿자, 바람 없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어두운 파란색 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고, 담태신의 눈앞에는 소소가 졸린 눈을 비비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 됐어? 마음을 진정시켰으면, 나는 자러 갈 거야."

담태신은 그녀의 턱을 움켜잡았다. 
"너, 과인을 놀리는 거냐!"

소소는 그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서, 그의 손을 툭 치며 말했다. 
"너 또 뭐 하는 거야!"

담태신은 말했다. 
"과인은 아무것도 못 봤다."

소소는 잠시 멈칫하며 말했다. 
"그럴 리가 없잖아."

그는 자신의 학문을 의심하는 듯했다. 
소소는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 않다는 표정을 보고, 다시 한 번 주사로 붉은 부적을 그렸다.

이번에는 소소가 직접 그가 보는 앞에서 해보였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산과 강을 보았고, 인간 세상은 평화로웠으며, 백조들이 울고, 오색 구름이 하늘을 가득 채웠다.

“봐, 분명히 할 수 있었잖아.” 
소소는 손을 내밀어 허상의 구름을 한 송이 꺼내며 말했다. 그러자 ‘창생부(苍生符)’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담태신은 그녀를 찡그리며 바라보았다.

보이지 않았다. 여전히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지난번에는 볼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부적이 사라지면서 여전히 그의 눈앞에는 머리에 분홍 벚꽃을 꽂은 소소만 있었다.

“나는 못 본다.”

소소는 화가 났다. 그녀는 담태신이 일부러 어리석게 구는 것 같았다. 
그의 사람들은 소늠의 잠룡위에게 무참히 당했을 것이고, 돌아온 후 기분이 나쁘니까 그녀를 잡아 덤비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곧바로 일을 멈추고 말했다. “네가 혼자서 놀아!”

그녀가 가려고 하자, 담태신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잡으려 했다.

소소는 돌아보지 않고, 공중에서 촛불이 날아가 담태신의 손끝을 태우자 그는 손을 움켜잡았다. 
“너!”

그때, 구옥이 조용히 말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 주인님. 소소가 ‘창생부(苍生符)’를 제대로 배우지 않은 거야.”

구옥은 말을 이어갔다. 
“소소의 아버지가 예전에 ‘ 창생부(苍生符)’를 가지고 너를 놀릴 때,
이 부적은 오직 ‘세상의 이치를 마음에 품은 사람’에게만 유효하다고 말하지 않았지. 
담태신이 예전에 볼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마음속에 오직 권력과 세상만 있었기 때문이야.”

소소는 그런 결과가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이제...” 구옥은 잠시 침묵 후 말했다.
“‘창생부(苍生符)’가 다 타버리고, 이제 네가 그 앞에 있어.”

그는 세상을 볼 수 없다.
소년 마신의 마음속 감정은 더 이상 순수하지 않았다.

소소가 돌아보자, 청년의 청년의 손가락이 온통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담태신의 검은 눈동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고, 분노 속에서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 섞여 있었다.

소소는 이것이 좋은 기회임을 알았다.

그녀는 다시 돌아가며 말했다. “제가 배우는 데 부족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담태신은 주먹을 꽉 쥐며 차가운 조롱을 퍼붓으려 했다.

그때, 소소는 갑자기 그의 얼굴을 감싸 안고, 그의 얼굴에 입술을 가볍게 찍었다. 
그녀는 무심하게 말했다. “미안해!”

얼굴에 닿은 부드러운 감촉에 담태신은 움직일 수 없었다.

잠시 후, 그는 이내 반응을 보이며 그녀의 옷깃을 잡고 말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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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드라마) 19화-담태신 볼에 뽀뽀하는 엽석무 (출처 : 티빙)


“염치없다고?” 소소가 그 말을 이어갔다.

두 사람은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 담태신은 눈앞의 소녀의 속눈썹까지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그는 입술을 꽉 깨물며,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소소는 물었다. “그럼 이제 기분이 좋아졌어?”

담태신은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빨을 갈며 한 마디를 내뱉었다. 
“나는 ‘창생부(苍生符)’가 필요하다.”

소소는 약간의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 
“‘창생부(苍生符)’가 아마 안될 거야. 대신, 내가 한 번만 너에게 입맞춤해주면 이 일 잊게 해줄게. 어떻게 할래?”

담태신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마치 그녀가 전혀 가치 없는 웃음거리에 불과한 것처럼.

소소가 말했다.
“그럼, 알겠어. 방법을 생각해볼게. ‘창생부(苍生符)’ 보는 방법. 찾아줄게.”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떠날 생각이었다.

하지만 담태신은 손을 놓지 않고, 고집스럽고 굳은 태도로 그녀를 붙잡았다. 
그는 그녀의 눈에서 몇 가지 장난기 섞인 기색을 읽어내며 움직이지 않았다.

소소는 이 상황이 계속해서 굳어질 거라 생각했을 때, 
담태신이 갑자기 그녀의 뒷머리를 잡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눈을 감고, 차갑고 약간 떨리는 입술을 그녀에게 맞췄다.

소소의 눈 속에 미소가 서서히 퍼졌다.

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소설번역-장월신명한국어-번역-라운희-담태신-마신-엽석무에게-입맞추는-담태신
장월신명 23화-엽석무에게 제대로 처음 입맞추는 담태신 (출처:티빙)


 
<계속>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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