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을 보고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국내에서는 출간되지 않아서, 중국어 본을 찾아보게 되었고 제가 보기 위해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궁금해 하시는 블로그 이웃분들이 많아, 블로그에 적게 되어, 혹시라도 저작권 문제가 생긴다면 이 블로그의 글은 추후에 비공개될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흑월광나온(한국어 개인번역)
9장. 서자
담태신은 묵묵히 동상으로 상처 입은 손가락을 감추었다.
"삼소저(三小姐)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연회에 입고갈 옷은 이 옷밖에 없습니다."
소소는 그의 현재 처지를 떠올리고는 약간 민망한 듯 코웃음을 쳤다.
사실 엽부에서는 그가 체면만 구기지 않으면 됐지, 춥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소년은 조용히 마차 구석에 앉아 향로를 바라보고 있었고,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었다.
소소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직접 보지 않았다면, 오백 년 후 마궁의 왕좌에 앉아 피도 눈물도 없이 사람을 학살하는 잔혹한 남자가 이 우울한 소년과 같은 인물이라고는 결코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직접 목격했다. 마왕이 사람을 죽일 때, 마치 개미 한 마리를 짓밟는 것처럼 가차없었다!
그런데 눈앞의 담태신은 사람을 죽이는 것은커녕, 물고기 한 마리도 죽이기 어려워 보였다.
사악한 존재라는 녀석이, 겨우 손이 동상에 걸릴 정도로 무력하다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소소는 본래 강한 자에게는 강하게, 약한 자에게는 약하게 대하는 성격이었다.
‘이 세상은 크고 넓으며, 수련자는 이미 천지의 이치를 깨달았으나, 여전히 풀 한 포기에도 연민을 가진다.’
만약 그가 계속 이 모양이라면, 언젠가 그녀가 그의 사골을 뽑고, 영혼을 흩어뜨려야 할 때 마음이 약해질까 봐 걱정되었다.
겉으로 보기엔 사소한 문제 같지만, 수련자에게 있어 마음이 흔들리면 그를 처단할 때 도심(道心)이 흔들려 더 이상 길을 나아갈 수 없게 된다.
소소의 꿈은 신이 되는 것이었다. 태고의 진신(真神. 신(神)보다 한단계 높은 최고경지)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
그러니 그녀는 반드시 도심을 굳게 지키고, 언제나 그의 본모습을 기억해야만 했다.
소소는 결심을 굳히고 말했다.
"담태신, 머리를 들어. 그리고 차갑고 음산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내 턱을 움켜쥐어."
"삼소저?"
"내가 시키는 대로 해! 왜 묻는 거야!"
소년은 잠시 망설이더니 마침내 고개를 들었지만, 다음 동작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소소는 초조해하며 볼을 부풀렸다. "너 남자 맞아? 좀 더 압도적인 기세를 보여봐!"
그 말이 끝나자마자, 소년의 원래 소심하던 눈빛이 순간 차갑게 변했다.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냉정하게 그녀를 응시했고, 창백한 손가락이 자연스레 그녀의 턱을 움켜쥐었다.
그는 비록 마른 편이었지만, 원래부터 소소보다 훨씬 키가 컸다.
지금 그녀를 내려다보며 냉랭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 눈빛은 싸늘했고, 어딘가 잔혹함이 서려 있었다.
소소의 작은 턱이 그의 차가운 손가락에 닿았고,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졌다. 거의 놀라서 검을 뽑아 그를 베어버릴 뻔했다.
내 검! 내 검 어디 갔어?!

담태신은 그렇게 몇 초간 소소를 응시하다가, 그녀가 눈을 크게 뜨는 순간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삼소저, 이렇게 하면 되는 겁니까?"
그 순간, 방금 전까지 느껴졌던 잔인하고 포악한 기운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소소: "……"
좋아, 정말 너무나도 훌륭하게 해냈어.
이제는 밥을 못 먹든, 옷이 없든, 손이 동상에 걸리든 상관없었다.
눈앞의 이 소년이 마차 안에서 얼어 죽든, 마차에서 뛰어내려 말발굽에 짓밟혀 가루가 되든, 소소는 더 이상 동정심을 가질 일이 없을 것이다.
사악한 존재는 결국 사악한 존재일 뿐. 언젠가 그는 반드시 미래의 그 무자비한 살육 괴물로 변할 것이다.
방금 그 모습, 완전히 본성을 드러낸 연기였다.
소소는 결심했다. 앞으로 마물에게 동정심이 생길 조짐이 보이면, 담태신에게 잔혹한 마왕의 연기를 시켜야겠다고.
그렇게 하면 도심이 완전히 굳건해질 테니까.
어떤 수련자도 그녀의 도심을 흔들 수 없게 될 것이다.
담태신은 눈앞의 소녀가 긴장에서 점차 안정을 되찾는 것을 보고, 소매 속의 손을 살짝 움직였다.
그녀의 턱을 잡았던 자리에서 감각이 남아 있는지 느껴보며, 손가락을 살짝 움켜쥐었다.
그러고는 거칠게 손을 꽉 쥐었다.
동상에 걸린 상처가 아리고 가려웠다.
그는 힘을 꽤나 세게 주었다.
손끝에서 살이 터지는 느낌이 들었고, 곧 피가 솟구칠 듯했지만, 그는 그제야 눈빛을 어둡게 깔고 손을 멈췄다.
이렇게 둘이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어느새 마차는 선왕부에 도착해 있었다.
소소는 그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다. 방금 스스로 나서서 겁을 집어먹은 탓에, 지금은 어떻게든 그와 같이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다.
그녀는 재빨리 마차에서 뛰어내렸다.
마차 옆에서 소소를 부축하려던 춘도는 깜짝 놀랐다.
"아가씨!"
"괜찮아."
"엽 삼소저의 몸이 그렇게 빨리 나아졌습니까?"
비꼬는 듯한 말투가 들려왔고, 소소가 시선을 들었다.
눈앞에는 비웃음을 머금은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옥관을 쓴 그는 단정한 이목구비를 가졌으며, 몸에서 책 읽는 이의 기품이 풍겼다. 하지만 단순한 학자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그의 눈빛에는 가득한 불손함이 담겨 있었고, 마치 채찍을 건네주기라도 하면, 주저 없이 소소를 후려쳐 바닥을 뒹굴게 만들 듯한 태도였다.
소소의 머릿속에 갑자기 떠오른 이름.
방의지.
강직한 기개를 지녔고, 온몸이 가시로 뒤덮인 예부시랑(禮部侍郎)이었다.
그가 자신에게 전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소소는 그가 단 몇 번의 붓질로 그려낸 인상적인 그림을 떠올렸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사람, 꽤 대단했다.
어릴 적 소소는 손가락을 깨물며 동문 아이들과 함께 글씨를 배우곤 했다. 그때 혼나지 않은 날이 거의 없었다.
장문인 아버지는 그녀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한숨을 쉬었다. "이렇게 영리하게 태어나 놓고, 왜 배우는 건 이리도 느린 거냐?"
그래서 소소는 인간 세상의 장원급제 같은 존재를 상당히 존경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방 대인. 이제 완전히 나았습니다."
방의지는 코웃음을 쳤다. "삼 소저께서는 몸이 우직한 소처럼 튼튼하시니 당연히 회복이 빠르겠지요. 오히려 다른 사람은 병을 얻어 아직도 감기를 앓고 있더군요."
소소: "……"
그녀는 재능 있는 학자에게 화해의 손짓을 보냈건만, 그 학자는 그 손을 잡고 그녀를 후려치기 시작했다.
아니, 뭐? 우직한 소처럼 튼튼하다고?
그녀는 이제 그 화해의 손짓을 거두고 싶었다. 엽 석무도 분명 사랑스럽고 예쁜 아가씨였는데, 방의지는 사람을 비꼴 때 정말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소소는 미소를 거두고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방대인이 말씀하신 대로라면, 큰언니께서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았다고요?"
"엽 삼 소저께서는 알면서 묻는 것이겠지요." 방의지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소소는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했다.
"큰언니는 선왕의 측실입니다. 같은 집안의 여동생인 저조차도 그녀의 몸 상태를 잘 모릅니다. 그런데 외부인이시면서, 사내인 벙대인은 어째서 그녀의 사정을 그렇게 잘 알고 계시는 걸까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방대인이 난봉꾼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어요."
방의지는 장난기 어린 눈빛을 거두고 차갑게 평가했다. "말에 가시가 있군."
소녀는 그의 말을 듣고 장난스럽게 눈을 깜빡였다.
자신만 남을 공격할 수 있다는 건가? 원래 몸의 주인이 잘못한 일이라면 소소는 마땅히 보상하고 사과할 것이다.
하지만 원래 몸의 주인도, 현재의 자신도, 방의지를 해친 적은 없었다.
굳이 자기에게 악감정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억지로 참아가며 잘해줄 이유는 없었다.
두 여인 간의 다툼에, 상관도 없는 남자가 억지로 끼어들어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인가?
이때, 엽 장군 역시 딸이 방의지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았다.
엽 효는 다가오며 물었다. "방대인, 내 여식과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소?"
방의지는 시선을 돌리고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엽 대장군, 본관과 삼 소저는 서로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인사만 나눴을 뿐이지요."
그러면서 막 마차에서 내린 담태신을 힐끗 보더니 애매한 어조로 말했다. "그보다도 질자전하, 오랜만이군요. 보기보다 더욱 초췌해진 듯합니다."
담태신은 방의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방 대인이 잘못 보셨습니다."
방의지는 가볍게 웃으며 엽 장군을 향해 손짓했다. "엽 대장군, 먼저 가시지요."
엽 효는 본래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었기에 특별히 사양하지 않고 앞장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방의지는 그 뒤를 따랐다.
소소는 담태신을 힐끗 보며 물었다. "너, 방의지를 알아?"
담태신은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모릅니다."
소소는 속으로 생각했다. 누굴 속이려고 하는 거야? 다른 건 몰라도, 연적이라면 서로 존재를 알고 있어야 하는 법이지.
설령 몰랐다고 해도, 그날 함께 물에 뛰어들었을 때 분명 마주쳤잖아.
하지만 그가 굳이 말하고 싶지 않다면, 소소도 이런 자리에서 굳이 캐물을 생각은 없었다.
오늘 선왕부는 꽤나 떠들썩했다.
육(六)전하 소늠, 그는 대하국에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먼저 그의 가문을 보자면, 생모는 황후였으며, 황후는 태후의 먼 조카였다.
황제와 황후가 혼인한 후, 황후는 오랫동안 자식을 낳지 못했다.
황제는 몇 년을 기다렸지만 후궁이 너무 적적한 것을 보고, 결국 후궁의 피임약을 거둬들였다. 그 결과 후궁들이 하나둘씩 임신하기 시작했다.
황후는 속이 타들어 갔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의 배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스물여덟이 되어서야 비로소 적장자 소린을 낳았다.
적장자의 신분이야 말할 것도 없이 귀했으며, 그 당시 국사는 즉석에서 그의 운명을 점쳤다.
"육(六)전하의 앞날은 무한한 가능성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대(大)하국의 국운이 육(六)전하와 함께하겠군요."
이런 말까지 나왔으니, 황후가 이 아들을 목숨처럼 여긴 것은 물론이고, 황제와 태후 또한 이 아이를 특별히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신분을 떠나 성격과 능력만 봐도, 소늠은 문무를 겸비한 군자였고, 용모 또한 신선처럼 아름다웠다.
그가 열일곱 살이 되던 해, 황제는 그의 실력을 시험해 보고자 그해의 무과 장원과 겨루게 했는데, 결과적으로 무과 장원이 그를 이기지 못했다.
사람들은 추측하기 시작했다. 이제 성인이 된 육(六)전하의 무예 실력은, 어쩌면 엽 대장군과 맞먹을지도 모른다고.
물론 엽 효가 소늠과 겨룰 일은 없겠지만, 그것이 육(六)전하의 전지전능한 신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만약 도성의 미혼 여성들에게 가장 혼인하고 싶은 남자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아마 100명중 99명은 수줍게 육(六)전하의 이름을 말했을 것이다.
그래서 엽 빙상이 소늠과 혼인했을 때, 도성의 아가씨들은 마치 꿈이 산산조각 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철저히 무너진 사람은 바로 원래 몸의 주인이었던 엽 석무였다. 그녀는 거의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황제가 아직 태자를 책봉하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소늠을 선왕으로 봉했다는 것은, 그가 육(六)전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역사적으로 볼 때, 너무 일찍 태자로 책봉된 이들이 실제로 황위에 오른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것이 바로 '지나친 칭찬으로 망치는 것'이었다.
가장 사나운 늑대들이 서로 황위를 두고 다투는 가운데, 가장 강한 자만이 제위에 오를 수 있었다. 황제는 소늠이 너무 일찍 표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신하들은 모두 영리한 사람들이었기에, 이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선왕전하 소늠의 생일 연회에는 많은 인사들이 참석해 성대한 자리를 만들었다.
소소가 연회장에 들어서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엽 대장군의 가족으로서, 소소와 담태신은 엽 대장군의 뒤쪽 자리에 앉았다.
이런 자리에는 엽 가문의 서녀인 엽 난음이 올 수 없었다.
소소는 참지 못하고 상석에 앉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소늠은 한 신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소소는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범인의 신분인 선왕은 대사형과는 몇 가지 차이가 있었다. 공예적무는 이목구비가 더욱 속세를 초월한 듯했으며, ‘경이로운 미모’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담태신은 소소의 시선을 따라 선왕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곧 무심히 시선을 거두고는 앞에 놓인 술잔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했다.
잠시 후, 연주 소리가 울려 퍼지기 직전, 선왕부의 시녀들이 한 소녀를 부축하여 데리고 나왔다.
소늠의 차갑고 맑았던 표정이 순식간에 부드러워졌다. "빙상, 이리 와."
여인은 차가운 손을 소늠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누구의 설명도 필요 없이, 소소는 멀리 서 있는 그 여인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았다.
며칠 전 그림 속 인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녀는 눈처럼 하얀 여우털 망토를 두르고 있었으며, 희고 고운 피부를 지녔다.
고개를 살짝 숙이자 부드럽고 수줍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녀의 머리에는 단순한 청색 비단 장식끈이 묶여 있었으며, 그 모습은 섬세하고 우아했다.
엽 빙상의 용모는 화려함이 지나치지도, 담백함이 모자라지도 않아, 그야말로 ‘월하미인’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했다.
그녀가 등장하자, 독설가인 방의지조차도 날카로운 시선은커녕, 눈조차 깜빡이지 못한 채 아련한 동경의 눈빛만 남아 있었다.
연회에 참석한 대신들의 집안 여인들은 엽 빙상을 바라보며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깨물고 손수건을 꼬아 쥐었다.
이 서자 언니의 파급력은 정말 어마어마하군, 소소는 속으로 생각했다.
춘도는 잔뜩 긴장했다. 혹시나 삼소저가 또 화를 낼까 봐 걱정이 되었다.
여성스러운 매력이 넘치는 대소저에 비하면, 삼소저의 얼굴에는 아직 덜 자란 듯한 아기 살이 남아 있어, 귀엽기는 해도 요염함은 부족했다.
그러나 춘도가 삼소저를 바라봤을 때, 그녀는 딸기를 하나 물고선, 검고 맑은 눈으로 대소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는 순수한 호기심만이 깃들어 있었다.
춘도: ……어? 삼소저가 이렇게 평온하다고?
춘도는 전혀 몰랐다——
오백 년 후, 삼계에서 한 여수(女修:도를 닦는 여성)가 그야말로 신(神)과 마(魔) 마저도 넋을 잃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운 존재가 될 것이며, 심지어 여우족들조차 그녀를 동경할 것이라는 사실을.
타고난 영태(灵胎)를 가진 어린 여수 (女修:도를 닦는 여성) 라니, 인간 세상에서는 수천 년이 지나도 볼 수 없는 절세의 미모였다.
그 세계가 이미 혼란스러워진 뒤에도, 팔황(八荒) 전역에서 막 태어난 마족조차 알고 있었다.
미모로 따지자면, 심지어 고대에 몰락한 신녀들조차 형양종에서 좀처럼 문을 나서지 않는 그 어린 여수(女修:도를 닦는 여성) 를 뛰어넘지 못한다고.
그녀의 이름은 리소소(黎苏苏)였다.
사람들은 심지어 이런 추측까지 내놓았다——
마왕이 소소를 죽이지 않는 이유가, 혹시라도 어린 소녀가 장차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그녀가 자라기를 기다렸다가 화로정(혼례할 정인)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닐까?
소소는 자신의 본체, 그 신성한 기운이 자연스럽게 감도는 ‘재앙의 미모’를 가진 얼굴을 백 년 동안 봐 왔다.
그렇기에 엽빙상의 얼굴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게다가 수진계(修真界: 도를 닦는 자들의 세계)의 미모 수준은 전반적으로 터무니없이 높은 편이었고, 엽빙상보다도 더 아름다운 여수들을 찾으려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었다.
소소는 정신이 팔려 허탈해 보이는 방의지를 힐끗 보다가 무언가 떠올랐다.
그리고는 본능적으로 옆에 있는 담태신을 바라보았다.
소년은 눈을 살짝 내리깔고 있었지만,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고는 의아한 듯 소소와 시선을 마주쳤다.
소소는 별 흥미 없이 시선을 돌려버렸다.
뭐야, 원래라면 옆에 있는 이 사악한 존재도 엽빙상을 넋을 놓고 바라보아야 할 텐데.
그런데 그는 의외로 너무나도 자제하고 있었다.
혹시 맞을까 봐 겁나는 걸까?
현재 엽빙상은 소늠의 후궁에서 유일한 여인으로, 소늠의 뒤편에 앉았다. 그리고 엽대장군을 향해 부드럽게 고개를 숙였다.
"아버지."
엽효는 고개를 끄덕이며, 호랑이 같은 눈빛으로 뒤에서 딸기를 먹고 있는 막내딸을 노려보았다.
"석무!"
소소는 입안에 반쯤 베어 문 딸기를 얼른 삼켰다.
알아요, 알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되는 거잖아요! 이제는 아주 익숙하다고요!
소소는 자리에서 일어나 엽빙상을 향해 몸을 살짝 숙이며 미안한 듯 말했다.
"죄송해요, 큰언니. 얼마 전 궁중 연회에서 석무가 언니를 밀어서는 안 됐어요. 여기서 사과드릴게요. 부디 용서해 주세요."
엽빙상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우리 자매끼리 장난친 거잖아. 난 삼동생이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걸 알아."
그녀는 부드러운 눈길로 소소를 살펴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삼동생이 많이 자랐구나."
이렇게 포용력이 있을 줄은 소소도 예상하지 못했다.
분명 원래의 엽석무는 큰언니를 극도로 싫어했는데, 사람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니, 소소의 마음속에 있던 의심이 조금 사라졌고, 대신 미안한 감정이 더욱 진실하게 다가왔다.
엽빙상은 확실히 병색이 완연했다. 화장 아래에서도 몸이 좋지 않다는 것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역시나, 연회 중에도 그녀는 가끔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낮게 기침을 했다.
곁에 있던 시녀 소혜가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마마, 그렇게 쉽게 엽 삼소저를 용서하시는 건가요? 그날은 분명 고의적으로…"
엽빙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소혜, 더 이상 말하지 마."
소혜는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아직 시집가기 전부터 삼소저는 대소저를 자주 괴롭혔다. 이제 대소저에게 든든한 배경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소저에게 한 발씩 양보하고 있었다.
엽빙상은 조용히 한숨을 쉬며 엽대장군 뒤편에서 자주빛 비단 유군( 襦裙 .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부디 삼동생이 진심으로 철이 든 거였으면 좋겠다.
<계속>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드라마와 소설이 다른 등장인물 소개
(드라마를 보시고, 소설을 보시는 분들 중, 등장인물이 약간씩 변경이 있어서 헷갈리실수 있어, 첨언 남깁니다.)
🔸 방의지 : 드라마에 나오는 방의지는 소설에 나오는 방의지(장원급제 문관)와 우경(정치적으로는 집안때문에 조왕의 사람이지만, 소늠과 소요종에서 함께 동문해서 요괴를 잡을수 있는 소늠의 친구)을 합해서 구축한 캐릭터로 보입니다.
🔸 엽청우 : 드라마에서 나오는 엽청우는 소설에서 나오는 첫째 엽청우(국격의 가관을 지키는 무장. 융통성이 없는 성격) 와 둘째 엽저풍(학문에 조예가 깊음. 편연을 사랑함)을 합해서 만든 캐릭터로 보입니다.
🔸 엽철우 : 드라마의 첫쨰아들 엽철우는, 소설에 나오는 셋째(삼공자) 엽철운으로 캐릭터가 대체된것 같습니다. (도박을 하는 한량)
방의지를 제외한 엽가의 가족들 중 드라마에 나오지 않는 인물은들 큰 비중은 없으니, 소설은 소설대로 읽으시면 이해하시는데 큰 무리는 없을것 같습니다.
🎁 장월신명 드라마와 원작소설(#黑月光拿稳)가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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