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21장. 네가 사랑하는 사람
소소가 물었다.
"예뻐?"
이 작은 마법은 어릴 적, 문파 밖 세상을 동경하던 그녀를 달래기 위해 장문이 가르쳐 준 것이었다.
덕분에 그녀는 쉽게 만물이 자라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었고, 장문은 그녀가 장난삼아 문파 밖으로 뛰쳐나가는 일을 막을 수 있었다.
원래라면 굳이 부적을 매개로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력이 없기에, 무엇을 하든 외부의 힘에 의존해야 했다.
담태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깊이 찡그린 채 차갑게 그녀를 한 번 바라보더니, 부적 따위는 배우지 않겠다는 듯 묵묵히 일어나 밖으로 걸어나갔다.
그의 뒷모습이 눈 속으로 사라지자, 소소는 낮게 중얼거렸다.
"뭐야, 이유 없이 틱틱대기는."
담태신이 배우지 않겠다면 말든지. 오히려 잘됐다.
그가 가고 나서야 공격용 부적을 그릴 수 있으니...
수십 장을 그리고 나서야 겨우 두세 장이 제대로 완성되었다.
소소가 부적을 잘 정리해 두고 있을 때, 춘도가 돌아왔다. 소녀의 눈이 반짝였다.
"아가씨, 큰아가씨께 편지를 전해드렸어요!"
소소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선왕 전하의 답장을 기다리면 된다.
엽빙상이 소소의 편지를 열었다.
시녀 소혜가 말했다.
"마마, 삼(三)소저가 또 저택으로 뭔가를 보내오다니, 정말 염치도 없어요!
아직 몸도 제대로 회복되지 않으셨는데, 이 편지는 제가 가져가 태워버릴게요!"
엽빙상은 고개를 저었다.
"삼(三)동생이 편지에서 정식으로 할 말이 있다고 했어."
소혜가 빈정거렸다.
"정식으로 할 말이요? 삼(三)소저는 거짓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에요.
제 생각에는, 그냥 선왕전하를 뵐 핑계를 대는 것뿐이에요. 마마께서 절대 속아 넘어가시면 안 돼요!"
"하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소혜는 답답한 듯 말했다.
" 삼(三)소저가 그런 성격인데, 정말 중요한 일을 걱정하겠어요?
전하께서 속아 넘어가지 않으시니, 이제 마마를 이용하려는 거죠!"
엽빙상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그녀는 입을 가린 채 기침을 했다.
저번에 악몽에서 깨어난 이후로 몸 상태가 계속 좋지 않았다.
소늠도 그녀를 걱정해, 궁에서 태의를 특별히 불러 치료를 받게 했다.
그녀의 가느다란 옥 같은 손가락이 입술을 가렸고, 가는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 모습은 오히려 그녀를 더욱 병약하고 아름답게 보이게 했다.
엽빙상은 길게 내리깐 속눈썹을 떨며 말했다.
"어쨌든 이 편지는 왕야께 전달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내 잘못이 되겠지. 소혜, 삼(三)동생의 편지를 왕야께 보내드려."
소혜는 못마땅한 얼굴로 편지를 받아들었지만, 무언가 떠오른 듯 눈을 반짝였다.
그래, 이건 삼(三)소저의 것이니 선왕전하의 사람에게 넘겨주면서 삼(三)소저가 보낸 거라고 하면 된다.
그러면 이 편지도 예전처럼 그냥 처리될 것이다.
선왕전하가 이걸 볼 리가 없어.
소혜는 갑자기 기지를 발휘하며 더는 측비를 귀찮게 하지 않기로 하고, 공손히 몸을 숙였다.
"네, 지금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소혜가 멀어지자, 엽빙상은 조용히 턱을 괴고 창밖의 눈 덮인 풍경을 바라보았다.
긴 속눈썹 아래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소소는 끝내 소늠으로부터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내일이면 엽저풍과 노부인이 돌아오는 날이다.
소소가 뭔가를 할 생각이라면, 엽저풍이 돌아오기 전에 서둘러야 했다.
소소는 사람을 시켜 복숭아나무로 검을 만들게 하고, 손가락을 베어 피를 떨어뜨린 뒤, 그 위에 여러 개의 선법을 새겼다.
비록 그녀에게 영력이 남아 있지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여우 요괴가 황연에서 탈출했을 때, 분명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정기를 흡수하며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것이니, 지금이 기회였다.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미리 전송부적(순간이동 부적)을 그려 두었다.
여우 요괴를 이기지 못하면, 도망치면 되니까.
모든 준비를 마친 후, 소소는 춘도에게 물었다.
"담태신은 어디 갔어?"
춘도가 말했다. "저는 못 봤어요."
희희가 덧붙였다. "아침에 질자 전하께서 외출하신 것 같아요.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소소는 놀라며 물었다.
"너희 혹시 그가 어디로 갔는지 알아?"
그녀는 요 며칠 동안 무기 제작에 몰두하느라, 담태신의 움직임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
희희가 말했다. "저도 잘 몰라요. 아가씨께서 집사님께 한번 여쭤보시는 게 어때요?"
"됐어. 나 먼저 나가볼게. 혹시라도 담태신이 돌아오면, 너희는 경비병들에게 지시해서 그를 붙잡아 둬. 다시 나가지 못하게 해."
묭요의 요단을 그가 삼킨 건 그렇다 쳐도, 혹시라도 여우요괴의 단약까지 노린다면 정말 골치 아프니까.
소소는 혼자서 밖으로 나섰다.
그녀는 일부러 정오를 골랐다. 비록 겨울이었지만, 한낮의 태양은 강렬했다.
이 시간대라면 요괴의 힘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갖춘 그녀는 몸을 가볍게 움직이기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등에 복숭아나무 검을 둘러맸다. 소매에는 온갖 잡다한 부적을 챙겨 넣었다.
어떤 것은 유용했고, 어떤 것은 쓸모가 없었다.
그녀는 도사에게서 산 은방울 법기를 허리에 달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맑은 소리가 울렸다.
소늠은 마차에 앉아 그녀 곁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거의 그녀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소녀는 머리를 높이 묶고, 온몸에 온갖 기묘한 물건들을 걸치고 있었다.
그러나 햇빛을 정면으로 받은 그녀의 얼굴은 유난히 생기 넘쳤고,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환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소늠이 이전에 보았던 삼(三)소저는 모든 이들의 시선을 받으려 애쓰는 화려한 나비 같았지만, 지금의 삼(三)소저는 이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제는 외모나 옷차림에 신경 쓰는 것 같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그런 모습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였다.
비록 그녀의 옷차림은 다소 기묘했으나, 반짝이는 눈동자와 아름다운 얼굴 덕에 길을 지나던 많은 공자들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정작 그녀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오로지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었다.
소늠은 오늘 아침 조정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담태신은 아마도…… 소늠의 마음속에 한숨이 스쳤다.
“ 삼(三)소저.” 그가 입을 열었다.
소소가 고개를 돌리자, 마차 위에서 그녀를 내려다보는 소늠이 보였다. 그녀는 여우 요괴를 상대하러 가기 전에 그를 만나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가슴속에 희망이 피어오르며 그녀는 반가운 마음으로 말했다.
“왕야.”
소늠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 삼(三)소저가 여기에 무슨 일로 온 것이냐?”
그의 질문은 단도직입적이었다. 소소는 곧바로 여우 요괴에 대한 일을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설명했다.
소늠은 원래 그녀에게 질자와 관련된 이야기를 전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여우 요괴의 존재를 듣자, 그의 표정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 삼(三)소저, 왜 미리 나에게 말하지 않았지?”
소늠의 목소리에는 약간의 나무람이 섞여 있었다.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찌하여 한 명의 귀족 가문의 아가씨가 제멋대로 요괴를 퇴치하려고 하는 것인가?
그녀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알고 있기나 한 것일까?
소소는 순간 멈칫했다. 분명 춘도를 시켜 서신을 선왕부로 보냈는데, 정작 선왕은 전혀 모르는 듯했다.
그녀는 문득 놀라운 추측이 스쳤지만, 끝내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어차피 엽빙상이 자신이 소늠과 접촉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소소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제 잘못입니다, 왕야. 이제라도 아셨으니 다행이에요. 혹시 아는 주술사가 있으신가요?”
소늠은 짧게 대답했다.
“잠시 기다리거라.”
그는 한 시종을 불러 몇 마디 속삭였고, 시종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
그 후 소늠은 소소를 데리고 찻집으로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흰옷을 입은 남자가 급히 도착했다.
“소늠! 사형은 정말 내 아버지를 욕보이는군요! 나를 도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거요?
며칠에 한 번씩 이런 골치 아픈 일에 끌어들이고!
분명히 말해 두지만, 나는 조왕의 사람입니다! 조왕의 사람이라고!”
소소는 놀란 눈으로 우경을 바라보았다.
우경은 겉보기엔 점잖고 부드러워 보였지만, 입만 열면 이렇게 거친 사람이었다니.
소소는 이전에 조왕의 곁에서 그를 본 적이 있었는데, 뜻밖에도 그가 선왕과 이렇게 사적으로 왕래하는 사이였다니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우경도 한 박자 늦게 소소를 알아보고는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소늠은 마치 방금 전 욕설을 듣지 못한 듯 태연하게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사제, 앉게. 삼(三)소저가 상황을 설명해 줄 걸세.”
소소는 건조한 목소리로 다시 한 번 여우 요괴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우경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여우 요괴? 책에서 본, 사람의 정기를 빨아먹는다는 그거 말인가?”
사실 그는 요괴 퇴치를 배우긴 했지만, 이전까지 인간 세상의 요괴들은 모두 심연 아래에 봉인되어 있었다.
그러니 그가 배운 것은 결국 허공에다 연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난번에 악몽 속 요괴를 상대했던 것이 우경이 실제 요괴와 처음으로 겨뤄본 경험이었다.
소늠이 물었다. “사제가 감당할 수 있겠느냐?”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해봐야 알겠지. 우선 돌아가서 며칠 준비를……”
소소는 즉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됩니다.”
내일이면 엽저풍이 돌아온다. 만약 그 전에 여우 요괴가 먼저 움직이면, 그녀의 둘째 오라버니가 위험해진다.
소늠도 우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
나도 오늘 당장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여우 요괴가 하루라도 이 세상에 머무르면, 백성들이 그만큼 더 위험해지는 법이지.”
우경은 다리를 꼬며 태연하게 물었다.
“그럼 이번엔 내게 어떤 이득이 있지?”
소늠은 검은빛이 도는 단검 하나를 그에게 던졌다.
우경의 눈이 반짝 빛났고, 그는 단검을 재빨리 챙기더니 여전히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코웃음을 쳤다.
“좋아, 가자. 길이나 안내해.”
소늠은 소소를 향해 말했다.
“ 삼(三)소저는 우리에게 길만 알려주고, 걱정하지 말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시오.”
요괴 퇴치는 사람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력 있는 자가 가야 효과적이다.
오히려 너무 많은 사람이 가면 방해만 될 뿐이었다.
소소는 소늠이 자신을 걱정하는 걸 알았다. 그는 책임감이 강하고 보호 본능이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소소의 눈으로 보기에, 눈앞의 요괴 퇴치사 우경은 비록 실력이 있긴 하나, 실제 전투 경험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무작정 가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제가 장소를 말해주지 않을 테니 직접 찾아가시든가요. 아니면 저를 데려가세요.”
소늠이 난처한 듯 찡그렸다.
그러자 우경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난 네가 가는 거 찬성!”
결국 세 사람은 여우 요괴가 숨어 있는 저택으로 향했다.
붉은 매화는 여전히 화려하게 피어 있었지만, 그 향기는 많이 엷어져 있었다.
세 사람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지만, 요괴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우경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요즘 도성에서 실종된 사람들이 꽤 많다더군.”
그의 말투는 가벼웠지만, 모두의 마음은 무거웠다.
특히 소소는 더욱 그랬다. 그녀는 실종된 사람들이 아마도 여우 요괴에게 잡혀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짐작했다.
엽저풍이 제공하던 제물이 끊기자, 여우 요괴는 다른 사람들을 잡아간 것이다.
"이제 어디서 찾아야 하지?"
소늠이 물었다.
우경은 소매에서 나침반을 꺼냈다. 나침반의 바늘이 미친 듯이 회전했다.
우경은 혀를 찼다.
"세상에, 제법 강한 요괴잖아……"
마침내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켰다.
우경이 말했다.
"이제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면 돼."
같은 시각, 창가에 서 있던 소년은 검은 눈동자로 그들이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옷의 남자가 망설이며 물었다.
"전하?"
담태신은 담담하게 말했다.
"알고 있다."
"그럼 언제 주국으로 떠나실 겁니까? 부인께서 나루터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더 늦어지면 위험합니다. 소인은 전하께서 오늘 밤 바로 출발하셨으면 합니다."
검은 옷의 남자는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늦어지면 감당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전하께서 이곳에 머무르시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담태신은 소소 일행이 사라지는 방향을 바라보며 비웃듯 낮게 중얼거렸다.
"제 힘도 모르고 덤비는군."
검은 옷의 남자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조심스레 물었다.
"전하, 아직 미련이 남아 계신 일이라도 있으신 겁니까?"
"아니다."
담태신은 차갑게 대답했다.
"오늘 밤 떠난다."
검은 옷의 남자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소인은 이 날을 기다리며 14년을 참아왔습니다. 드디어 전하를 모시게 되었군요!"
담태신은 미소를 지었다.
겨울철에 보기 드문 화창한 날씨였다. 하지만 하국(夏国)의 백성들에게 주어진 평온한 날들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전쟁의 신 엽효의 피는 보통 사람보다 더 뜨거울까?
그 피가 얼굴에 튀면, 어떤 느낌일까?
담태신은 손가락을 이마에 갖다 댄 채 낮게 웃음을 흘렸다.
그 표정에는 경멸이 서려 있었지만, 동시에 자기 자신을 혐오하는 감정도 깃들어 있었다.
소소는 요괴 퇴치사를 데려오니 확실히 편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혼자 왔다면, 여우 요괴를 찾아내는 것부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세 사람은 숨을 죽이고 대나무 숲 밖에 웅크리고 있었다.
작고 정교한 대나무집 안에서 은은한 향기가 퍼져 나왔다.
소소가 낮은 목소리로 경고했다.
"매혹 향이니, 너무 많이 들이마시지 마세요."
여우 요괴의 매혹 향을 과하게 흡입하면 정신을 잃게 된다.
우경은 주머니에서 작은 알약 세 개를 꺼내 나눠 주었다.
소소가 그것을 삼키자, 확실히 짙은 향기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우경은 허공에서 붉은 실을 꺼내더니 한쪽 끝을 소늠에게 건넸다.
소늠은 뜻을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우경은 가벼운 걸음으로 대나무집을 둘러싼 채 붉은 실을 배치하기 시작했다.
소소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우경이 진법을 펼치고 있었고, 그것도 위력이 상당한 '낙혼진(落魂阵)'이었다.
낙혼진이란, 십이 대진 중 하나로 정사각형의 형상을 이루며, 네 개의 구름이 사방의 모서리를 주관하고, 적을 맞닥뜨리면 감당하기 어려우며, 그 체계는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오묘하다. 활용 방법은 무궁무진하지만, 홀로 사용해서는 완전한 위력을 발휘할 수 없고, 반드시 양(陽)과 조화되어야 한다.
우경은 한 걸음 한 걸음을 세밀하게 계산하며 정교하게 배치했다.
소소는 놀라웠다.
오백년 전, 우경이 선문(仙门)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이런 진법을 익히고 있다니.
하지만 아쉽게도 인원이 부족했다. 총 세 명뿐이었기에 사방의 네 개 지점을 완벽하게 채울 수 없었다.
우경은 소소에게 다가와 또 다른 붉은 실을 쥐여 주었다.
그리고 스스로 진 안으로 발을 들이며 손가락을 꼬아 주문을 외우자, 몇 자루의 작은 은빛 검이 그의 등 뒤 허공에 떠올랐다.
"소멸하라!"
작은 검들이 빠르게 대나무집을 향해 날아갔다.
순간, 대나무집이 폭발하며 산산이 부서졌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던 노란 옷의 여인이 뒹굴며 튕겨 나왔다.
그녀의 옷은 헐벗었고, 상황이 위급하다는 걸 깨닫고는 눈을 가늘게 뜨며 모두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곁에는 남자 몇 명이 알몸으로 쓰러져 있었으며, 눈은 흐리멍덩하고 얼굴은 홍조를 띠고 있었다.
두 명은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그런데도 어떤 남자는 여우 요괴에게 집착하며 몸을 기어가 그녀를 끌어안고 입맞춤을 하려 했다.
"아름다운 여인이여, 미인……"
여우 요괴는 그를 발로 걷어차고는, 우경을 보며 능글맞게 웃었다.
"어머, 작은 도련님도 이 몸과 함께 불꽃 같은 밤을 보내고 싶어?"
그녀는 옷을 걸치지도 않은 채였다.
소늠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반면, 우경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혀를 차더니 감탄했다.
"역시 여우 요괴답군……"
몸매가 아주 대단한데?
여우 요괴의 목소리는 요염했지만, 얼굴만 보면 오히려 청순해 보였다.
그녀는 발을 콕콕 구르며 애교스럽게 우경에게 몸을 기대며 말했다.
"방금 너무 아팠어요."
우경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그럼 제가 미인에게 제대로 사과해야겠군요……"
그는 두 팔을 벌려 그녀를 받아줄 듯했다.
그 순간, 손가락이 가볍게 움직이자 소소와 소늠은 그의 의도를 깨닫고 동시에 붉은 실을 조였다.
붉은 실이 밝게 빛나며 순식간에 그물을 이루어 여우 요괴를 감쌌다.
낙혼진이 발동되며 그녀의 움직임이 봉인되었고, 붉은 실이 그녀를 단단히 감쌌다.
여우 요괴의 미소가 사라지며, 싸늘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곱게 주는 술을 마시지 않고, 벌주를 마시겠다 이거지!"
소소는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외쳤다.
"빨리 피하세요!"
우경은 순발력 있게 땅으로 몸을 날렸다.
그 순간, 여우 요괴의 등 뒤에서 갑자기 일곱 개의 황금빛 꼬리가 자라났다. 칠미호!
붉은 실이 언제 끊어졌는지 모르게, 조각조각 갈라져 버렸다.
소소는 황급히 우경을 일으켜 세우며 따졌다.
"이 붉은 실, 속박하는 용도의 실 아니었어?"
우경은 여우 요괴의 꼬리에 맞을 뻔한 걸 간신히 피하며 흙을 뱉었다.
"그런 귀한 걸 어디서 구해! 그런 건 저기 신선들이나 갖고 있는 물건이지."
소소는 말문이 막혔다.
칠미호(7개 꼬리 여우요괴)를 보니 절망감이 밀려왔다.
대체 어떻게 싸워야 하지?
여우 요괴는 소소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 어린 계집애도 있었네? 감히 날 속이려 들어? 나 화났어, 정말로."
그녀의 꼬리가 거대하게 부풀더니, 세 사람을 향해 휘둘렀다.
소소는 우경을 붙잡고 빠르게 뒤로 물러나 공격을 피했다.
그녀는 서둘러 복숭아나무 검을 꺼내 들었다.
소매 속에서 부적 세 장이 날아가며, 강렬한 빛을 내뿜었다.
여우 요괴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건 좀 쓸만하네……"
하지만 아쉽게도 신선의 몸이 아닌 이상, 대체 자신을 어쩌겠다는 걸까?
번뢰부(번개,낙뢰부적)가 여우 요괴를 향해 내리꽂혔다.
여우 요괴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그 공격을 정면으로 받아냈으나, 순식간에 피부가 찢어지고 살이 드러났다.
나머지 두 장의 부적은 그녀의 꼬리를 태워 새까맣게 만들었고, 공기 중에는 은근한 고기 냄새가 풍겼다.
복숭아나무 검이 그녀를 포박하여 계속 몸을 피하게 만들었다.
소늠이 금빛 밧줄을 꺼내 여우 요괴의 손과 발을 묶어 나무에 단단히 묶어버렸다.
그 틈을 타서 우경은 마치 돈이라도 쏟아 붓는 것처럼, 저장 주머니에서 온갖 물건을 꺼내 여우 요괴에게 던졌다.
여우 요괴는 무차별 공격을 당해 얼굴과 어깨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녀는 분노로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그동안 빨아들인 정기가 거의 모두 날아갔다!
그녀는 분노에 찬 외침과 함께 밧줄을 끊고 소소를 향해 돌진했다.
소늠이 칼을 뽑아 그녀의 날카로운 손톱과 맞섰다.
그의 검술은 매우 뛰어났다.
겨우 인간일 뿐인데도, 여우 요괴와 몇 번이나 대등하게 맞섰다.
우경이 소소를 끌어당기며 소리쳤다.
"망할, 뭐 하고 있어? 빨리 도망치라고!"
"소늠이 아직……"
"그 자식은 자기 도망갈 방법쯤은 알고 있어!"
우경은 말이 끝나자마자 먼저 도망쳤다.
소소도 알고 있었다.
네 개, 다섯 개 꼬리 정도의 요괴였다면 오늘 이길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곱 개 꼬리를 가진 여우 요괴에게는, 지금 도망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녀는 우경을 따라 전력으로 뛰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늠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여우 요괴는 분노에 차 그들을 놓칠 생각이 없었고, 곧바로 날아와 추격했다.
그리고 그때, 그들 앞에는 커다란 늪이 펼쳐졌다.
우경은 이를 악물며 소리쳤다.
"오늘 운빨 뭐야, 완전 개판이잖아!"
여우 요괴는 크게 웃으며 머리카락을 손끝에서 빙빙 돌렸다.
"이렇게 된 이상, 너희에게 아주 재미있는 죽음을 선물해 줄까 해."
그녀는 꼬리를 들어 올렸고, 그 힘에 세 사람은 그대로 늪으로 내던져졌다.
여우 요괴는 강둑에 드러누워 일곱 개의 꼬리를 흔들며 그들이 늪 속으로 가라앉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소늠을 바라보며 아쉬운 듯 말했다.
"정말 아깝다. 이렇게 잘생긴 남자와 하룻밤 정을 나눌 수도 있었을 텐데."
소늠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몸을 가누며 최대한 천천히 가라앉으려 애썼다.
반면, 우경은 전혀 침착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여우 요괴에게 욕을 퍼부었다.
"너 같은 역겨운 남자는 내 취향이 아니야."
여우 요괴가 눈을 살짝 깜박이며 말했다.
"어차피 너희는 곧 죽을 거잖아? 마지막으로 너희가 어떤 취향인지 좀 볼까?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만족시켜 줄 수도 있는데?"
그녀의 긴 꼬리가 우경의 몸에 닿았다.
우경의 욕설이 멈췄고, 그의 눈빛에 점점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여우 요괴는 자기 얼굴을 쓰다듬으며 요염하게 웃었다.
"오~ 원래 귀엽고 활발한 여자를 좋아하는구나."
그녀는 이번엔 소늠 쪽으로 몸을 돌렸다.
소늠은 여전히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우 요괴의 꼬리가 그의 몸을 스쳤다.
"이 여자는 꽤 예쁘네. 네 아내야? 하지만 네 마음속에는 책임과 보호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 그녀가 차지한 자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겠어."
그녀의 꼬리는 다시 소소의 뺨을 스쳐 지나갔다.
잠시 후, 여우 요괴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재미있네, 정말 재미있어. 너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없구나?
이렇게 순수한 사람이라니, 정말 오랜만이야……
하지만 아쉽게도, 넌 오늘 여기서 죽을 운명이야."
소소는 점점 더 깊이 가라앉고 있었다. 어느새 늪이 턱 밑까지 차올랐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정신을 집중해 선술로 바람을 다스리려 했다.
만약 성공한다면, 세 사람 모두 살아날 희망이 있었다.
여우 요괴는 지루한 듯한 표정으로 소늠을 놀리다가, 이내 그의 눈앞에서 엽빙상으로 변했다.
소늠의 얼굴에는 점점 부드러운 기색이 떠올랐다.
여우 요괴의 목소리조차도 엽빙상의 음색과 똑같이 변해 있었다.
여우 요괴는 의기양양하게 소소를 힐끔 보았다.
소소는 소늠을 깨우려고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점점 더 늪 속으로 가라앉으면서 숨이 막혀 왔다.
황연에서 튀어나온 게 칠미호인줄 알았더라면, 절대 와 보지도 않않았을 거야!
설마 거기서 튀어나온 게 칠미호일 줄이야!
엽저풍은 도대체 무슨 대요괴를 건드린 거야?!
소소는 손가락을 필사적으로 움직이며 바람을 다스리는 주문을 외웠다.
빨리, 어서!
...
그때, 여우 요괴가 한껏 이 순간을 즐기던 중 갑자기 "응?" 하고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마침내, 태양이 완전히 저물었다.
대나무 숲에서 검은 옷을 입은 한 소년이 천천히 걸어나왔다.
칠흑 같은 머리카락에 붉은 입술.
그는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소소는 눈을 크게 뜨며 경악했다.
담태신!
여우 요괴는 그를 바라보며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정말 잘생겼네."
그녀는 어깨의 상처를 부여잡고, 혀로 입술을 핥으며 속삭였다.
"나 좀 치료해 줘."
담태신은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좋아."
그의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여우 요괴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내가 한번 볼까?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여우 요괴는 요염한 걸음걸이로 담태신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의 여우 꼬리가 담태신의 뺨 가까이 닿았을 때, 그는 가볍게 손을 들어 그것을 붙잡았다.
여우 요괴는 요염하게 웃으며 그의 마음속 깊은 곳을 들여다보려 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녀의 웃음은 사라지고, 대신 당혹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너…"
소년이 차갑게 말했다.
"어때? 보였어?"
여우 요괴는 담태신을 복잡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담태신의 소매 속에서 아미자(峨眉刺)가 미끄러져 나오려 했다.
그러나 여우 요괴는 다시 요염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난 더 이상 너랑 놀아줄 생각 없어. 저기 봐, 네 동료들이 곧 죽게 생겼네. 세 명 중 한 명밖에 구할 시간이 없을 텐데?"
그녀는 앙갚음을 하는 성격이었다.
자신을 번뢰부(번개,낙뢰부적)로 다치게 만든 일을 떠올리자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래서 날아가기 직전, 소소를 힐끔 보며 입가에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녀의 정혈(정수,요기가 담긴 한 방울의 피)을 튕겨, 소소의 미간에 떨어뜨렸다.
'그 신비로운 소년이 어떤 존재인지, 이 순수한 소녀를 통해 한번 맛을 봐야겠어.'
그녀는 순식간에 작은 황색 여우로 변신해 숲속으로 사라졌다.
담태신은 천천히 늪을 향해 걸어갔다.
여우 요괴의 말처럼, 세 사람의 상태는 위태로웠다.
늪은 곧 그들을 완전히 집어삼킬 듯했고, 소늠과 우경은 여우 요괴에게 당해 이미 기절한 상태였다.
소년은 늪가에 앉았다.
소소는 숨을 참고, 아름다운 눈동자로 그를 응시했다.
하지만 담태신은 그들을 구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소소는 직감했다.
그는 여우 요괴의 내단을 원하고 있었고, 아마 처음부터 그들을 몰래 따라오며 어부지리를 노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 요괴가 칠미호라는 걸 확인한 순간, 그는 계획을 보류한 것이다.
소소의 입이 늪에 잠겨 말을 할 수 없었기에, 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신호를 보냈다.
제발 사람답게 행동해서 한 명이라도 끌어내 줘!
그러나 담태신은 깊고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할 뿐, 여전히 미동도 하지 않았다.
이제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사실 그녀가 크게 당황하지 않은 이유는 소매 속에 비장의 무기, 전송 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부적도 영력을 소모해야 작동할 수 있었다.
방금 막 영력을 모으는 데 성공했으니 이제 동료들과 함께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담태신이 돕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다.
전송 부적이 허공으로 떠오르자, 늪에 빠져 있던 소린과 우경이 점점 희미해지며 사라졌다.
그러나 잠시 후, 소소는 여전히 늪에 남아 있었다.
……!?
뭐야? 왜 나만 전송되지 않은 거지?
그 순간, 그녀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
혹시… 여우 요괴가 떠나기 전 내 미간에 떨어뜨린 정혈 때문인가?
그녀는 이제 요기를 띠고 있었고, 전송 부적은 요괴를 전송할 수 없었다!
.
그제야 모든 상황을 깨달은 소소는 다시 담태신을 쳐다보았다.
소년의 눈동자에는 조소가 서려 있었다.
그는 흥미롭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소소는 절대로 그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어차피 부탁해도 소용없을 테니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상황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깨어나지 않은 구옥(勾玉)이 있었다.
'내 목숨을 포기하는 건 나 스스로 결정해야 해. 누구도 내 생사를 좌우할 수 없어!'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조용히 늪에 잠겨갔다.
담태신의 눈에서 점점 웃음기가 사라지더니, 차가운 분노가 서렸다.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오늘이 하국을 떠나야 하는 그의 마지막 기한이었다.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소소의 머리를 내려다보다가, 뒤돌아서서 걸어갔다.
'정말이지, 역겨울 정도로 짜증 나는 성격이군.'
남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고, 차라리 죽을지언정 자신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다니.
그는 몇 걸음 더 내디뎠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늪에서 한 소녀가 힘에 의해 밀려 나오며 바닥에 쓰러졌다.
소소는 땅에 엎드린 채로 끊임없이 기침을 해댔다.
그러나 그녀는 기쁨에 차 있었다.
'이 순간에 바람 다스리기(御风)가 성공했다고?!'
인간의 잠재력은 역시 무궁무진하구나.
그러나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는 담태신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넌 아직도 안 갔어?"
이렇게 오래 잠겨 있었던 만큼, 그는 이미 떠났을 거라고 생각했다.
담태신의 얼굴빛이 변하더니, 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목에 아미자(峨眉刺)를 겨누었다.
"네가 죽지도 않았는데, 내가 어떻게 갈 수 있겠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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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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