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113장 반신(半神) <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림일기 그릿몬스터 2025. 5. 26.

[장월신명]원작소설 黑月光拿稳BE剧本- 00장. 마지막 (한국어)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113장. 반신(半神)



소소의 손이 담태신의 손에 닿는 순간, 그는 마치 불에 덴 것처럼 손을 급히 거두었다.

그의 마음속 동요를 감지한 '도신노'가 번쩍이며 튀어나와, 
마치 모두를 가로막으려는 듯한 기세로 앞을 가렸다.

보지 마! 
너희는 절대 보면 안 돼!

검붉은 활과 쇠뇌에서 뿜어져 나오는 번개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것은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은 채, 주변 모든 이들의 시야를 가차 없이 휩쓸었다.

"아아악!"

비명이 터져 나왔고, 소소는 본능적으로 소매를 들어 얼굴을 가렸다.

그러나 단 한순간, 단 한순간이 지나고 나자—
그의 모습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소소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녀의 손가락 끝에는 그의 핏방울이 묻어 있었다.

그는 대체… 어떻게 된 걸까?
 


 

호요(虎妖)는 몸을 커다랗게 불려, 기진맥진한 담태신을 등에 태운 채 미친 듯이 달렸다.

그는 오랜 세월 동안 담태신을 따라다녔고, 
또 담태신은 원래 대범한 성격이라, 호요는 그의 곁에서 수련하며 꽤 많은 법력을 얻었다.

하지만… 그는 평소에 제대로 단련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필사적으로 뛰어야 하니, 
온몸에 붙은 살이 흔들리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혀를 길게 내민 채, 헉헉거리며 필사적으로 달려가는데—

"푹!"
도신노가 차갑게 반짝이며 화살을 형상화하더니, 그 화살이 호요의 엉덩이를 정통으로 찔렀다.

"끄아아악!"
호요는 비명을 지르며 꼬리를 잔뜩 움츠렸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숨이 차 헉헉대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야말로 바람처럼 내달렸다.

도신노는 마치 그림자처럼 그를 뒤쫓았다.

호요는 똑똑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판단할 수도 없었기에, 
그저 담태신을 과거 스승이 그를 처음 발견했던 곳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그곳이 바로 그 …
음산한 귀곡하(鬼哭河, 귀신들이 울부짖는 강)가 있는 곳 근처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호요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바닥에 담태신을 내려놓았다.
 

담태신의 옷은 이미 너덜너덜 찢어져 있었고, 
그 창백한 몸 위로는 흉측한 생채기들이 가득했다.

온몸을 뒤덮은 붉은 균열은 마치 무언가 그를 갈기갈기 찢어 놓은 듯했고, 그는 손가락으로 땅을 깊이 파고들었다.

그는 산 채로 뼈와 근육이 갈라지는 듯한 고통을 견디고 있었다.

손등의 피부는 찢어졌다가 다시 돋아나기를 반복하며, 점점 피범벅이 된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 모습은, 마치 오래전 조요가 그를 처음 발견했을 때와 똑같았다.

그는 마치 귀곡하에서 기어 나오는 어두운 원혼처럼 보였고, 오직 그의 뼈만이 희미하게 금빛을 띠고 있었다.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35화-몸에서 도신노 빼자 쓰러진 창구민-담태신



달이 언제 떴는지 모를 겨울밤, 
창백한 달빛이 얼음처럼 차가운 낫이 되어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밤은 끝없이 이어졌다.

주변에서는 귀물(鬼物)들이 몰려들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담태신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의 자신은 너무나 약해서 누구에게도 저항할 수 없다는 걸. 
만약 대요괴 하나만 나타난다면, 그는 손쓸 틈도 없이 죽고 말 것이다.

‘죽으면 안 된다.… 나는 절대 죽을 수 없어…!’

담태신은 손톱이 부러지도록 땅을 움켜쥐며, 그는 필사적으로 앞으로 기어갔다.

호요는 감히 그를 건드리지도 못했다.

지금의 담태신은 그를 조금이라도 잘못 건드리면, 그의 몸이 산산조각이 나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호요는 조심스럽게 뒤따르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담태신을 노리는 요괴들에게 이를 드러내어 으르렁거릴 뿐이었다.

담태신은 얼마나 기어갔는지도 모른 채, 결국 옆에 있는 산속 동굴로 들어갔고, 그는 그곳에 엎드려 있었다.

차가운 땅바닥이 그의 뺨에 닿았다.

너무 차가웠다.




동이 틀 무렵, 장작을 주우러 나온 아이들이 지나가다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괴물이다! 여기 괴물이 있어!"

"괴물을 죽여! 돌을 던져서 죽여버리자!"

돌멩이들이 동굴 안으로 던져졌다.

호요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는 곧장 밖으로 뛰쳐나가, 아이들을 쫓아내 버렸다.
 

희미한 의식 속에서…

누군가가 길게 한숨을 쉬었다.

"후회하느냐? 
이것이 바로 네가 명계의 귀곡하로 들어가, 그녀를 오백 년간 찾아 헤맨 대가다.."

매년 그랬다. 
무려 오백 번이나.

"그 누구도 너를 이해하지 못한다. 
수련자들은 너를 오해하고, 인간들은 너를 두려워한다. 
네가 사랑한 그녀는 너를 증오한다."

"오백 년의 고통 속에서, 너는 홀로 걸어왔다."

"아직도 모르겠느냐?"

"너는 태어날 때부터 '천생사골(天生邪骨, 태어나면서부터 사악한 뼈를 지닌 존재)'이다. 
이 세상에서… 어디에도 네가 머물 곳은 없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한 여인이 천천히 다가왔다.

그녀는 붉은 우산을 받쳐 들고 있었다.

그녀의 발걸음은 가벼웠고, 어딘가 연민이 서린 눈길로 그를 내려다보았다.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34화-안타까운 눈빛으로 담태신 바라보는 사영



소소는 원래 담태신의 행방을 추적할 수 있었지만,
'도신노'가 방해하는 바람에 그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소화성에는 시신이 들판을 뒤덮었고, 땅에는 요괴들의 사체 또한 수두룩했다.

중우는 한 자루 검으로 변해 그녀의 손에 들렸고, 소소는 검을 타고 하늘을 날았다. 
위에서 내려다본 도시 전체는 거의 죽음의 도시가 되어 있었다.

지금 모든 사람들이 말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창구민이 한 짓이다."

그가 혼원검을 조유의 몸에 찔러 넣는 장면을 수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한때 담태신을 신뢰했던 장해는,
소요종을 대표해 그에게 '척살령(斥杀令)'을 내렸다.

"소요종의 제자라면 누구든 창구민을 보면 즉시 죽여라."
 
 

얼마나 날아갔을까, 소소의 눈앞에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그를 향해 내려가며 조심스레 다가갔다.

다가가던 순간—

그 사람이 고개를 돌리자, 시간의 흐름이 갑자기 멈춘 듯했다. 
눈앞에 펼쳐진 건 낯익은 얼굴이었다.

"이(二), 둘째 오라버니…?"
소소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

그는… 오백 년 전의 옛 지인.

엽저풍.

그는 진짜 엽저풍인가?
아니면, 세월이 흘러 다시 태어난 그의 환생인가?
 

"누구...?"
엽저풍은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듯, 잠시 멈칫했다.

그러다 그녀가 자신을 '둘쨰 오라버니(二哥)' 라고 부르자,
그의 눈빛에 순간 흔들림이 스쳤다.

그의 품에서 작은 여우 한 마리가 흥분한 듯 찍찍 울어댔다.

엽저풍은 잠시 생각하더니, 망설이며 입을 열었다.

"너 혹시… '석무'인가?"

소소는 부정하지 않았다.

눈앞에 주사처럼 붉고 아름다운 이 선녀를 보며 엽저풍은 세월의 무상함을 실감했다. 

세상은 변했고, 많은 이들은 이미 흙이 되어 사라졌다.

그가 기억하는 그날, 수많은 장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셋째 동생은 단호하게 성벽 아래로 뛰어내렸다.

그 셋째가…

바로 눈앞의 이 아름다운 여인이 되었다.

"왜 소화성에서 나온 거야?"
소소는 그의 품속에 있는 여우를 보며 물었다.

"이 여우… 혹시 편연 이야?"

엽저풍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야기가 길어."
 

그는 오백 전의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와 담태신이 주국 황궁을 떠난 어느 날, 담태신이 엽저풍에게 말했다.

"나는 이제 '무상선도(无上仙道)'를 찾아 떠난다."
그는 최고의 선도를 추구하러 가겠다고 했다.

떠나기 전, 담태신은 유리병 하나를 엽저풍에게 건네주었고, 
그 병 안에는 편연의 혼 하나와 혼백 하나가 담겨 있었다.

그것이 바로 엽저풍이 편연이 죽었다는 걸 알면서도, 담태신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따랐던 이유였다.

그날 이후, 엽저풍은 삼계를 떠돌며 길을 찾았다.

그러다 우연히 요괴 하나를 죽였는데, 뜻밖에도 '취생주(聚生珠()'를 손에 넣었다.
그는 취생주를 사용해 유리병 속 편연의 남은 혼을 보존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결국, 유리병 속의 혼은 '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는 수백 년을 들여 순수하고 어리숙한 작은 여우 한 마리를 키워냈다.

그러나 그 여우는 영혼은 있어도 지혜는 없었고, 
더 이상 예전의 '구미호'가 아니었고,
일곱 개의 꼬리를 가졌던 그날의 편연도 아니었다.

그녀는…그저 평범한 한 마리 작은 '여우 요괴'였다.

그녀의 꼬리는 하나뿐이었고, 그녀는 단순한 요괴였다.

엽저풍은 그녀를 잃었던 연인을 되찾은 것처럼 아끼고 사랑했지만, 
그녀는 엽저풍을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자신을 보살펴 주는 '주인'으로만 여겼다.

작은 여우는 자유를 동경했고, 해마다 도망치려 했다. 
숲으로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러다 어느 날, 마침내 그는 그녀에게서 도망쳤고, 돌아보며 본 것은, 
늘 강하고 고지식하던 그 남자가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때—그녀는 처음으로 그를 보았다.

늘 강하고 고집스럽던 그 남자가, 처음으로 자신을 향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머뭇거리며 발걸음을 되돌렸다.
그리고 다시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 후, 엽저풍은 '소화성'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성주(城主)가 되었다.

그는 편연을 키우며 살았다.

세상은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소화성은 만큼은 그와 편연이 함께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모든 것이 요마(妖魔)들에게 짓밟혔다.. 
이제 소화성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그나마 목숨을 건진 것도 전적으로 조유 선존 덕분이었다.

"그렇다면, 누가 소화성을 학살한 건지 오라버니가 직접 공격한 자를 본 거야?"
소소가 물었다.

엽저풍은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 사람은… 소늠과 똑같이 생겼어.
그리고…

그는 섬뜩한 마검(魔剑)을 들고 있었다."

 
소소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엽저풍은 담태신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셋째 동생은 소늠을 깊이 사랑했으니, 
분명 그의 환생을 찾고 있었던 거구나."

소소는 나직이 말했다.
"그는 내 사형이야…

그리고 이제, 확실해졌어.
이 모든 것이…담태신이 한 일이 아니라는 걸."

"셋째 동생!"

엽저풍이 다급하게 외쳤다.

"너, 나를 구해준 그 '선존'을 보았니?"

"……"

"그분이 나와 편연을 구해줬지만, 
내가 보기엔 그의 몸에 마기가 서려 있었어. 

마치… 마족들에게 공격을 당한 것처럼 말이야."

소소는 그제야, 엽저풍을 구한 자가 '조유 선군'이라는 걸 깨달았다.

"오라버니, 방금 뭐라고 했어? 
조유 선군의 몸에서 마기가 느껴졌다고?"

그녀의 머릿속에서, 하나의 끔찍한 가능성이 떠올랐다.

혹시 담태신이 사문의 스승을 죽인 것도, 
 마기를 심어진 조요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그를 죽였던 것인가?

안 돼! 
지금쯤 요마계 사람들이 분명 담태신을 찾고 있을 것이다.

수도사나 범인들은 모두 그를 죽이려 하고 있다. 
자신이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소소는 오해가 거듭된 끝에 자신도 요마계에 투신하지 않을 자신이 없었다.

지금 당장 담태신을 찾아야 해!
 
 
“셋째 동생!”
엽저풍이 갑자기 말했다. 


“그때 나와 폐하가 헤어진 뒤, 사실 멀리 가지 않았어. 
나는 그를 따라가 봤지. 
그가 명계의 귀곡하로 뛰어드는 걸 봤어.
너도 귀곡하가 어떤 곳인지 알고 있지?”

소소는 멍하니 굳어버렸다.

그녀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어릴 적 구옥이 아직 남아 있을 때,
장난을 치다 걸리면 구옥은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겁을 주곤 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가장 무서운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손을 뒤집으면 구름이 되고, 다시 뒤집으면 비가 되는 무소불위의 마신(魔神),

그리고 다른 하나는 끝없는 어둠과 절망이 도사리는, 음산하고도 끔찍한 ‘귀곡하(鬼哭河)’였다.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그 강에는 끝이 없었으며, 빛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살아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었고, 

그곳에 떨어진 영혼은 갈가리 찢기며 끝내 산산이 부서져 소멸해버린다고 했다.
 

"그때 그는 엽씨 가문을 공격했고, 나도 그를 미워했지.
그래서, 편연의 혼을 되찾고 나면,
어떻게든 그를 죽일 방법을 찾으려 했어."

그러나 엽저풍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나중에는 말이야…
굳이 내가 손을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

"그는 살아 있는 게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그를 미워하기보다 오히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군."

적어도,
그의 편연에게는 혼 하나와 혼백 하나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소소는 담태신에게 그 어떤 것도 남겨주지 못했다.
 
"그리고, 또 하나 줄 게 있어.”
엽저풍은 수물대(储物袋. 저장 부대)에서 '낡은 반지' 하나를 꺼냈다.


"그때...폐하가 할머니를 구했어."

 
"그리고, 나는 그 은혜를 갚기 위해 할머니를 끝까지 보살피며 임종을 지켰어.
이건, 할머니가 네게 남긴 유품이야.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단 하나의 소원을 남기셨어.
'우리 석무는 이미 가정을 이뤘다.
그러니, 부디 남은 생을 평안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그 반려자가, 그녀를 소중히 여기고,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기를.
단 한 사람을 위해, 한평생. 
일생 일대의 사랑으로...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25화-석무의 남편으로 자신이 잘 돌보겠다고 할머니 가시는길 편히 보내주는 담태신

 
반지는 따뜻했다.

그녀의 손바닥 위에 놓인 작은 물체에서, 
마치 오래전부터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한 온기가 전해졌다.

그 순간—
그녀의 영대가 마치 누군가에 의해 조용히 두드려진 듯했다.


과거의 담태신에 대한 원망.
엽석무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죄책감

그 모든 것들이— 
이 순간 모두 녹아내렸다.


'뚝.'
반지 위로,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졌다.


 소소는 ‘무정도’를 수련한 이후, 더 이상 눈물을 흘릴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녀의 감정은 이미 말라버렸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엽석무의 사랑과 원망.
려소소의 사랑과 원망.

그 모든 감정이 하나의 답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아버지 구현자의 말이 점점 또렷해졌다.

 
"진정한 무정(无情)을 깨닫기 위해선, 
먼저 ‘진정한 사랑(动情)’을 알아야 한다."

무정(无情)을 깨닫기 위해— 
그녀는 먼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해야 했다.

그것이, 무정도를 완성하는 마지막 한 걸음이었다.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은, 언제나 사랑받고 있었다는 것을.

할머니가,

그리고—
한때 감정을 가지지 못했던 담태신에게도.


그는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가장 서툰 방식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이제라도 그를 되찾을 수 있을까?
 
 
엽저풍은 눈앞의 ‘신녀’를 놀라움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썹 위 붉은 주사(朱砂)가 눈물처럼 번져 내리더니—
다시 달맞이꽃처럼 활짝 피어났고, 
그 붉은 주사는 점차 차갑고도 고요한 **반신(半神)의 인장(神印)** 으로 변해갔다.


원래 봉황은 본래 신(神)이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는 반요(半妖) 반신(半神)의 피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의 혈통은 누군가에 의해 인위적으로 억제되었고, 
그 때문에 그녀는 수많은 윤회를 거듭하며 시련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소소에게 있어 진정한 ‘시련(历劫)’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신(神)이 되는 것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소소는 예상하지 못했다. 
단 한 번 놓친 것이, 인간 세상에서는 벌써 한 달이 지나버렸다는 것을.

겨울인데도 인간계는 여전히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고,
반면 선계의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전설 속의 상고 신계에서는 시간이 멈추어 있기에 '영생(永生)'이 가능하다고들 했다.

그녀는 여전히 담태신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구현자를 비롯한 선계의 대능자들이 마침내 마역의 문을 열 방법을 찾아냈다.

그리고 바로 오늘.
그들은 마역로 쳐들어가 ‘구전현회진’을 파괴할 것이다.

소소는 조용히 시선을 내리깔았다.
손바닥 위에서, 푸른빛이 감도는 ‘취생주’가 영롱하게 빛났다.

그것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엽저풍과 그녀 모두 그것이 매우 중요한 물건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었다.

마계로 가까워질수록, 요광(摇光)의 긴장감이 더욱 뚜렷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마족을 몰살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차 있었지만,
요광의 마음속에는 혼란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야적무’—
그는 이미 정신을 잃고 수많은 사람을 학살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공야적무에게 한 줄기 생존의 가능성이 있기를 바랐다. 

단지 사형의 몸속에 심어진 마단(魔丹)만 제거할 수 있다면,
그는 여전히 예전처럼 청렴하고 강직했던 사형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더 이상 구할 수 없다면,
그는 완전히 마족의 일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마역의 경계’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역의 문이 열렸다! 열렸다!"

"그 마녀 사영을 죽이고, 경멸도 죽여라!”
그리고 ‘구전현회진’을 반드시 파괴해야 한다!’"


 
그러나,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붉은빛이 감도는 한 우산이,
그들의 시야 속으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가 경계하며 한걸음씩 뒤로 물러섰다.

그때, 은방울이 울리는 듯한 낭랑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멀리서 찾아온 귀한 손님들이네.”

“사영이 어찌 마땅히 맞이하지 않겠느냐?”

붉은 우산이 서서히 위로 들리며, 한 여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는 마치 요염한 꿈속에서나 나올 법한 절세의 미색을 지닌 존재였다.

그러나, 그녀의 붉게 빛나는 눈동자 속에는 잔혹함과 농염한 흉계가 번뜩이고 있었다.

"하지만, 너희 같은 풋내기들이 감히 이곳에서 함부로 소리칠 자격이 있을까?"

"내가 허락한다고 해서, ‘우리 마군(魔君)’께서도 허락하실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녀의 말에, ‘청무장로’는 분노로 치를 떨었다.

"마녀! 너는 감히 우리 ‘적무’를 타락시켰다!
그는 당당한 선문의 제자이거늘, 
어찌 감히 네 따위에게 이런 수모를 당하게 놔둘 수 있겠느냐! 
오늘 이 청무가 네 개 같은 목숨을 끊어주마!”

그러나, 사영은 오히려 기묘한 미소를 지으며 조소했다.
"하, 우습군."

"내가 말한 마군(魔君)은…
너희 형양의 그 풋내기 ‘형양의 솜털 애송이’ 따위가 아니다."

청무는 분노하며 그녀에게 단숨에 공격을 퍼부었다.
참을 수 없던 수많은 선문 사람들도 그 뒤를 따라 사영을 향해 일제히 공격해 들어갔다.

하지만 사영은 꿈쩍도 하지 않고, 눈빛에 뜨거운 열기를 담은 채 허공의 한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곳을, 마치 무언가를 간절히 기다리는 듯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소소는 왠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고, 따라 시선을 들었다.
 

그 순간—검은 안개가 소용돌이치며 몰려드는 하늘에서,
현의(玄衣.검은옷)를 입은 한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강한 마기의 흐름에 따라, 그의 옷자락이 휘날리며 어둠 속에서도 더욱 기이한 위압감을 풍겼다.

옷깃에 새겨진 은빛 문양은 기이하고 요사스러웠으며,
그는 조용히 참천검을 쥐고 있었다.

예전 공야적무가 참천검을 쥐었을 때만 해도 그 검은 위압감을 발휘했지만, 
지금 이 남자의 손에 있는 참천검은 마치 죽은 것처럼 무섭도록 고요했다.

남자의 이마에는 불꽃 같기도 하고 칼날 같기도 한 검은색의 '타락신인'의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가 눈을 떴다.

그 순간, ‘경계의 압도적인 억제력’이 모든 이들을 뒤로 밀어냈다.

심지어 구현자의 마음마저도 곤두박질쳤다.
어떻게 이런 일이…


"말도 안 돼…!!"

"전설 속의 ‘마신인(魔神印)’…!!"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38화-제면 죽이고 참천검 흡수 후 이마에 마신인 나타나며 마신 되는 담태신

 
남자의 피부는 여전히 병적으로 창백했고, 얼굴은 수려했지만,
이제 그를 얕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를 하찮게 여기지 않았다.

누군가가 먼저 도망쳤다.

그것을 시작으로, 선문 측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현의(玄衣) 남자는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한 마디를 뱉었다.
"참천(斩天), 멸하라."

그가 참천검을 내려쳤다.
순간—참천검이 진동하더니, 하늘이 찢기듯 거대한 틈이 생겼다.

하늘이 갈라지며 피빛 홍련이 피어났다.

참천검이 내려오자, 폭우처럼 퍼진 두려운 검기의 기세가 순식간에 수백 리를 뒤덮었고, 
도망치던 제자들은 비명조차 지르기도 전에 단숨에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유쾌한 듯 웃었다.

수많은 영혼들이 그의 손바닥 위로 빨려 들어갔고, 
그는 그것들을 가루로 짓뭉개 버렸다.

그의 뒤에서, ‘도신노’가 전개되었다.
이번엔 남아 있는 이들을 향해 겨누어졌다.

"이곳에 남아 있는 모두를 죽인다."

장월신명-장월신명원작소설-장월신명원작소설번역-장월신명소설한국어-장월신명번역-흑월광나온-장월신명원작소설-113장 -담태신-라운희
장월신명 38화-참천검 든 담태신

 




그가 수련자들을 죽이는 건 개미를 짓누르는 것보다 쉬웠다.

모든 수련자들은 그제야 깨달았다. 
오늘 이 자리에서 더 이상 마역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구현자가 외쳤다. 
“소소, 어서 가거라!”

더 늦기 전에 떠나지 않으면, 모두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을 것이다.

도신노가 완전히 당겨지기 직전, 그 순간— 

그 현의 마신의 손을 누군가가 붙잡았다.


“담태신!”

 

소녀의 미간에는 신인의 낙인이 피어오른 꽃처럼 떠올랐고, 
그녀의 눈동자에는 잔잔한 물빛이 어렸다. 


"엽석무가 돌아왔어.
너는? "

 
<계속>
 
⭐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 장월신명[长月烬明] 드라마와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이 어떻게 재미있게 각색되었는지, 드라마 비교 리뷰는 아래 링크에서 감상하세요! ❤️
https://m.blog.naver.com/acgmt777

 

기록하는 블로그 : 네이버 블로그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그림일기

blog.naver.com

📌 다음 장 바로가기➡️

📌 이전 장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