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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长月烬明 원작소설 (黑月光拿稳 한국어)

[장월신명长月烬明]원작소설-137장 번외6 작은소소와 마신<한국어 번역-黑月光拿稳BE剧本>

by 그림일기 그릿몬스터 2025. 6. 7.

⭐본 글은 드라마 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黑月光拿稳BE剧本)을 제가 번역한 것이라, 의역 있을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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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원작소설 흑월광나온 [黑月光拿稳BE剧本] 한국어 번역

137장. 번외6 작은소소와 마신



마신은, '범인'이였을 때의 자신이 어떻게 죽었는지를 기억하고 있었다.  

속세에서의 삶은 짧았다. 

그는 스물두 살에 전쟁에서 패배하여 연악하(连岳河)에서 죽었다.  

소늠의 군대가 성 아래까지 밀고 들어왔고, 그는 포로가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래서 스스로 불길 속으로 몸을 던졌다.  

그것이 어떤 기개나 절개 때문은 아니었다. 

단 하나의 희망이라도 있었다면,

담태신은 결코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소늠의 손에 죽느니, 차라리  스스로 선택하는 편이 나았다. 
적어도 그 편이 더 존엄할 테니까.  

물론, 존엄 같은 것은 그의 인생에서 별 의미가 없는 것이었지만.  

돌이켜보면, 그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고, 어린 시절은 궁정에서 기어오르듯 살아남았다. 

어린시절 살아남은 그는 하국에 볼모로 보내졌고,
가까스로 주국(周国)으로 돌아갔지만, 
아버지와 형제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다,

결국 진정한 천재지자(天之骄子)인 소늠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담태신은 불길 속에 누운 채, 백성들이 산을 울리며 만세를 외치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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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29화-드라마에서는 엽석무 죽고 불에 타 죽으려는 담태신


그리고 그 곁에서, 부드럽고도 눈부신 여인이 소늠의 손을 꼭 잡고 서 있었다.  

아득한 의식 속에서 담태신은 그녀의 이름을 떠올렸다. 

그녀는 엽빙상, 소늠의 아내였다.  

그는 소늠이 가진 모든 것을 갖고 싶어 했고, 

그 과정에서 엽빙상조차 탐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모든 것을 잃어버린 순간, 

그는 그녀를 잃은 것에 대해 그다지 큰 후회를 느끼지 못했다.  

몸을 에워싼 고통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심했다. 

그는 몸을 웅크린 채 눈빛에 독기를 품고,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마음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의 권력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지만, 엽빙상에 대한 미련은 그리 크지 않았다.  

손에 넣으면 소늠을 이긴 것이고, 놓쳐버린다 해도 굳이 집착할 필요는 없었다.  

평생을 타인을 흉내 내며 살아온 소년은 생의 끝자락에서 문득 어찌할 바를 몰랐다.

불꽃이 그의 몸을 집어삼킬 때, 

그는 생각했다. 
 
그는 평생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증오, 애증을 흉내 내며 살아왔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

그는 정말로 그 ‘엽빙상’이라는 여인을 좋아했던 걸까?  

그 답은 알 수 없었다.  

세상을 뒤덮은 한바탕 큰불이 그의 시신을 태워버렸다.  

역사 속에서, '담태 가문'의 마지막 젊은 황자를 기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한발 사영이 그의 몸을 거둬 갔다.  


사골이 깨어났고,

그날 이후 마신(魔神)이 세상에 강림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담태신은 깨달았다. 


세상의 마신(魔神)은 태어날 때부터 외로움을 운명으로 짊어진 존재라는 것을. 

 

그는 독이 서린 심장을 품고 마도의 길을 걸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을까,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도신노(屠神弩)가 당겨질 때마다 나약한 신선들이 그의 발밑으로 하나둘 쓰러졌고, 

그는 흥미로운 듯 그들의 시체를 쌓아 ‘만선총(万仙冢)’을 만들었다.  

현의(玄衣)를 걸친 남자는 그 무덤 위에 앉아 공기 속에 퍼진 짙은 핏내를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이 향기에 취했다.  

한때 저 하늘 높은 곳에서 군림하던 신선들이,

이제 그의 손아귀에서 나약한 개미나 다름없었다.  

뜨겁고 붉은 피가 그의 손끝을 타고 흘러내렸다.  

 

 

——


속세의 신분을 벗어던진 지 430년이 되던 해, 
그는 전생의 소늠이었던 공야적무를 마주했다. 

공야적무가 마지막 숨을 붙잡고 있을 때, 담태신은 검 자루로 그의 몸을 툭툭 찌르며 물었다.  

“내게 말해 봐라. 

네가 한때 사랑했던 그 사람, 결국 어떻게 되었느냐?”  

그는 이미 '엽빙상'의 이름도 얼굴도 잊어버렸다. 

다만 자신이 아직 인간이던 시절, 

끝내 배우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만이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공야적무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렇게 선혼이 흩어지며 사라졌다.  

담태신은 무표정하게 그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참천검(斩天剑)을 거두고 그의 시체를 만선총 속으로 내던졌다. 

그것도 조롱하듯, 모욕하듯 내팽개쳤다.  

 

 

———

그렇게 날이 지나고 또 지나, 
이제 수수께끼 같은 두려움에 떨며 지하에서 숨어 사는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인간과 수련자들.  

하지만 점점, 

더 이상 그들의 피조차 그의 흥미를 자극하지 못했다.

담태신은 이제 그 음습한 쥐새끼들을 잡아낼 의욕조차 없었다. 

차라리 마계 깊은 곳에서 영원히 잠들어 버리는 편이 나았다.  

한발(旱魃) 사영과 경멸은 그를 걱정한 나머지, 여인들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우스워서 웃음이 나왔다. 

마신(魔神)에게는 본디 감정이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여인을 보낸다고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그녀들이 아무리 옷을 벗고 유혹한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그저 창백한 살덩이에 불과했다.  

그들은 수많은 여인들을 데려왔다. 


요염하고 매혹적인 마계의 무희, 
두려움에 몸을 떨며 애원하는 수련자와 신선들, 
심지어 어디선가 찾아낸 평범한 인간 여자들까지.  

담태신이 그녀들 앞에 걸어가자, 강렬한 위압감에 짓눌려 감히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  

그는 발끝으로 그녀들의 턱을 들어 올리며 명령했다.  

"말해 봐."  

"마신님, 제발 목숨만은 살려 주십시오. 제발 살려 주십시오."  

그는 비웃음을 흘렸다. 

마음속은 한 점의 물결도 없이 고요했고, 

심지어 어릴 적 품었던 호기심조차 사라져 버린 듯했다.  

 


무정(无情)하고 무애(无爱)한 존재. 

그것이야말로 천도가 마신에게 내린 가장 가혹한 형벌이었다.  

 

그는 무수한 죄악을 저질렀으나, 단 한 번도 진정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이 세상 누구도 그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며, 

언젠가 그가 죽더라도 그의 시신을 거둘 이는 없을 것이다. 

육계(六界)는 그날을 축하하며 환호성을 지를 뿐.  




그렇게 지루한 나날이 이어지던 어느 날, 경멸이 그에게 보고했다.  

"만선총(万仙冢)에서 공야적무의 시체가 사라졌습니다."

담태신은 갑자기 흥미가 생겼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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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1화-너 였구나


그의 화신은 순식간에 만선총(万仙冢) 곁에 나타났고, 은은한 향기를 따라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를 보았다.  



한 어린 소녀가 검을 타고 날아오르며 공야적무의 시신을 훔쳐 도망치고 있었다.  

소녀는 눈을 비비며 울고 있었다. 

그러나 공야적무의 시신이 이미 부패해가고 있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꼭 껴안았다.  

"사형, 소소가 데려갈게. 
우리, 같이 집으로 가자."  

담태신은 무표정하게 한동안 지켜보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소녀는 시신과 함께 검에서 굴러 떨어졌고, 무겁게 지상으로 추락했다.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이 세상 어떤 수련자도 감히 그의 영역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데, 
하필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꼬마 계집아이가 

호랑이의 심장이라도 삼킨 듯 대담하게도 공야적무의 시신을 훔쳐 가려 하다니.  

 

소녀는 땅에서 몸을 일으켰다. 

놀라고 의심스러운 눈으로 사방을 둘러보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몸 여기저기에 멍이 들었지만, 

작은 나무 목마를 불러내 시신을 그 위에 올려놓고 다시 떠나려 했다.  

 


담태신은 망토 아래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 

그러자 그 목마는 한 장의 종이로 변해 바람에 흩날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제는 더 이상 사람을 태울 수 없는 가벼운 종잇장일 뿐이었다.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단히 입을 다물고 다시 몸을 숙여 공야적무의 시신을 등에 업고 걸어가려 했다.  

 


담태신은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손바닥을 뒤집자, 진화(真火)가 타올랐다.  

맹렬한 불꽃이 치솟으며 그들 주위를 집어삼켰다.

 

소녀는 불길 속에서 공야적무를 지키려 했지만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 

아무리 꽉 끌어안아도 소용없었다. 

그저 눈앞에서 사형이 재로 변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참이 지나, 소녀는 불길 속에서 기어 나와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담태신은 냉담한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신기하게도 진화(真火)에 닿았음에도 다치지 않았다. 

설마 아직 성장하지 않은 봉황 신족(神族)인가?  

순간적으로 그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신족이 완전히 성장하기 전에 어린 시절에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하지만 그녀가 공야적무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자신이 인간으로서 죽어갔던 그해가 떠올랐다.  

그때도 불길이 거대하게 타올라 도시 전체를 집어삼킬 듯했다. 

사람들은 모두 기뻐하며 손뼉을 쳤고, 

단 한 명도 그를 지켜주거나 함께 있어 주지 않았다.  

——수년이 지난 지금, 
담태신은 다시금 그때의 원망과 질투를 느꼈다.  

 


결국 그는 소소를 죽이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았지만,

스스로도 왜, 그녀에게서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또다시 십여 년이 흘렀다.  

담태신조차도 거의 잊어버린 그날, 부하가 보고했다.  

“수련자 중에 배신자가 나타났습니다. 

타고난 영체(靈體)를 가진 수련자를 붙잡아 바치려고 합니다.”  

그는 다시 한 번 그 소녀를 보게 되었다.  

배신한 같은 문파의 동문에게 속아 문파 밖으로 유인된 그녀는, 결국 담태신 앞에 끌려왔다.


경멸은 소소의 손을 영혼석에 올려놓았다.  

영혼석이 밝게 빛났다. 
오직 순수하고 깨끗한 영혼만이 영혼석을 빛나게 할 수 있다.  

경멸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배신자는 몹시 기뻐했다.  

마왕의 궁전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고, 음산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담태신은 왕좌에 앉아 있었고, 온몸을 검은 안개가 감싸고 있었다.  

검은 망토가 그의 몸을 휘감아 얼굴마저 가리고 있었으며, 드러난 두 눈은 감정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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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1화- 마신 등장


그는 차갑게 궁전의 모든 것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궁전 한가운데 서 있는 작은 하얀 그림자를 내려다보았다.  

소녀는 주변 요괴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인을 맺으며 반격을 시도했다. 


기세는 사나웠지만, 이런 일을 처음 겪는 데다 

나이도 어려서 경멸 같은 이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소소는 검을 타고 날아 도망치려 했지만,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마족에게 손바닥으로 쳐 맞고 다시 궁전 안으로 튕겨 나왔다.  

마족들은 하나같이 눈치가 빨랐다. 
왕좌에 앉은 마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이 소녀를 희롱하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 
그가 묵인하는 것처럼 보이자, 그들은 더욱 거칠어졌다.  

소소의 하얀 치마는 흙투성이가 되었고, 

바닥을 여러 번 구르며 필사적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끝내 벗어나지 못했다.  

마침내 그녀는 초조한 나머지 원형으로 돌아가 버렸다. 
작은 새가 되어 날개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마궁의 등불이 “파직” 소리를 내며 타올랐다.  

담태신의 창백한 피부는 등불빛을 받아 더욱 하얗게 떠올랐다. 
그는 턱을 괴고 앉아,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장월신명 - 500년 후 마신 담태신



작은 소소는 훌쩍이며 딸꾹질을 하기 시작했다.  

배신자는 소소를 가리키며 아첨하듯 말했다. 

“저는 특별히 마존께 충성을 맹세하려 왔습니다. 
이 아이는 제가 마존께 바치는 선물입니다.”  

다음 순간, 배신자의 눈이 크게 뜨여졌고, 

목에서 “크흑, 크흑” 하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피가 그의 입가를 따라 흘러내렸다.  

그렇게, 그는 너무나도 쉽게 죽어버렸다.  

궁전 안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고, 모두 뒤늦게 깨달았다. 



——마신께서 기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담태신은 갑자기 창백한 손을 뻗어, 그녀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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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월신명 1화-소소 잡아 올린 마신


소소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담태신은 그녀가 얼굴이 붉어지도록 참고 있기에, 

무슨 대단한 말을 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난 너 안 무서워!”  


그녀는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담태신은 망토 속에서 미묘하게 입꼬리를 올렸고, 

그녀의 벌벌 떨리는 두 다리를 흘끗 내려다보았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작은 봉황의 발바닥은 말랑말랑하고, 연약했다.  

성체가 된 봉황족이라면 불길로 고대의 불주산(不周山)을 불태울 수도 있다. 


그들의 붉은 깃털에서 떨어지는 업화(業火)는 세상의 모든 죄악을 태워버릴 수 있다.  

 


과연… 언젠가,—— 
이 아이가 자신 같은 죄악을 불태울 수 있을까?  



그는 깨끗하고 맑은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상고(上古)의 멸망 이후, 
이제 이 세상에 상고의 존재라고는 '마지막으로 남은 신' 하나와, 
그리고 그 자신처럼 '고독을 위해 태어난 마물'뿐이었다.  

그는 그녀의 미간에 있는 붉은 깃털을 가볍게 건드리더니, 
갑자기 손을 들어 그녀를 형양종(衡阳宗)으로 던져버렸다.  

 


사영이 뛰어나오며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존상, 그냥 이렇게 보내버리실 겁니까?"  

그는 냉담하게 대답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선계의 수련자 입니다." 
사영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어째서 선계의 수련자를 그냥 놓아주신 겁니까?"  

 


그는 새까만 눈동자로 손바닥 위에 떨어진 봉황의 깃털을 바라보았다. 

"사영, 너는 숙명(夙命)을 믿느냐?"  

사영은 깜짝 놀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상고의 마신 또한 그녀에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불사의 몸을 지닌 상고의 마신은 신들에게 포위당했고, 
요왕(妖王)의 배신을 당해, 천지 사이로 소멸하고 말았다.

 

 

——


마신(魔神)에게는 자신에 대한 예지(預知) 능력이 있었다.  

이것은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사실이었다.  

상고(上古)의 마신은 스스로의 죽음을 예지하였고, 
그 운명을 피하기 위해 방법을 모색하다가 '동비도(同悲道)' 를 창조했다. 

그는 천도(天道)를 벗어나 숙명을 거슬러 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가장 우스운 것은, 상고의 마신이 결국 '동비도' 위에서 죽었다는 사실이었다.  

담태신의 예지 능력은 그가 범인의 육신을 벗어나 마신이 되는 순간 발현되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보았다.  


육신이 '동비도' 에 녹아들어, 영원히 고독과 냉기에 휩싸이고, 

암흑 속에 갇히게 될 미래를.  

 


마(魔)는 원래 이기적인 존재였다. 

담태신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오직 자신만을 사랑했다.  

설령 육계(六界)가 전부 먼지가 되어 사라진다 해도, 그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므로 사영과 경멸이 그에게 '동비도' 를 열어달라고 간청했을 때, 
그는 손에 쥔 신주(神珠) 몇 개를 굴리며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들은 착각했다.  

——그는, 담태신은, 절대로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다.
——그는 차라리 천하를 저버릴지언정, 자신은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남은 신족(神族)이라…' 
 
담태신은 생각했다.  


천신(天神)이 그토록 창생(苍生)을 사랑한다면, 

이 비열한 마(魔) 또한 구원해 줄 수 있을까?  

 

 

그는 손바닥 위의 봉황 깃털을 굴리며 피식 웃었다.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상고(上古)의 전철이 눈앞에 있다.  

'동비도(同悲道)' 를 열어 죽음을 맞이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한 번 호쾌하게 도박을 해보는 건 어떨까?  



그는 손에 든 깃털을 가볍게 던졌다. 
 
깃털은 네 개의 신주(神珠)와 함께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의 창백한 손가락이 공중에서 원을 그리자, 신주들이 하나로 모여 투명한 유리 구슬이 되었다.  

그 유리 구슬이 봉황의 깃털을 감쌌다.  

그는 손가락 끝을 튕겨 한 방울의 피를 떨어뜨렸다.  

유리 신석(琉璃神石)에 힘이 부여되었다.  

점차, 유리는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가녀린 발, 가볍게 흩날리는 치마 자락, 성스러운 얼굴이 하나둘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미간 한가운데, 선명한 주사(朱砂) 점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허공에 떠 있었다.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단단한 의지를 머금었고, 검을 든 손끝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담태신의 입가에 걸려 있던 희롱의 미소가 서서히 굳어졌다.  

그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 그의 삶에서 처음으로
한 사람을 올려다보았다. ——


그리고 가슴 깊은 곳,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가볍게 뜯어내듯,  
그에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 을 심어주었다.

 


그것은 자란 후의 작은 봉황의 모습이었다.  

예상치 못하게 그녀가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담태신은 손을 뻗어 신녀상을 받아 쥐었다.  

 


——차갑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존재. 

비록 그녀가 가까이에 있었지만,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는 기묘한 표정으로 신녀상을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어딘가 일그러진 감정이 스쳤다.  

 


담태신은 문득 포기하지 않고 대담하게 공야적무의 시신을 훔쳐 가려 했던 아이를 떠올렸다. 

오로지 사형이 체면을 지키며 떠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려소소 인가?"  

 

 

마신에게는 본디 감정이란 것이 없었다. 

그는 자신이 품고 있는 이 낯선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가 성장한 후의 신녀상 하나로는, 그의 원래 계획을 바꿀 수 없었다.  

 


담태신은 네 개의 신주를 사용해 동비도를 여는 대신, 
그것들로 유리 신녀상을 만들어 과거의 시간으로, 

어린 시절의 자신 곁으로 보내버렸다.  

 



선문이 려소소를 500년 전으로 보낼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 요괴와 마족들이 술렁였다.

"존상, 어쩌시겠습니까?

우리가 그들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담태신은 소매를 한 번 털었다. 

허공에 수면(水鏡)이 나타나 선계의 모습을 비추었다.  

그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 모든 것이 그가 설계한 판이었다. 

 

정해진 숙명을 원치 않는다면,

그는 육계 창생(蒼生)과 한 판의 도박을 벌이면 되는 일이었다.  

그가 지면,—— 

숙명대로 죽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기면, —— 

그는 숙명을 벗어나 육계가 그의 길을 닦아줄 것이었다.  

 


——
소녀 려소소는 법진(法陣) 한가운데에 앉아 두 손으로 인을 맺고 있었다. 

그녀 앞에는 간신히 수리된 신기(神器) 과거경이 놓여 있었다.  

과거경에 비친 그녀의 모습은, 그가 과거로 보냈던 신녀상과 한 치의 차이도 없이 똑같았다.  

"오백 년 전으로 가서 내 사골(邪骨)을 뽑겠다고?" 

그는 턱을 괴고 수경(水鏡) 속의 장면을 바라보며 묘한 기대감이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사골을 뽑으려면, 내가 감정을 가져야 할 텐데. 
그렇다면 언젠가, 
네가 그를 지키던 것처럼 나도 지켜줄 수 있을까?"  

그는 문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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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경 속의 소녀를 향해 낮게 속삭였다.  


"한번 해보아라. 


날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렇지 못하면,—— 
육계의 운명을 건 이 도박에서 
너는 반드시 지게 될 것이다."  



그때만 해도, 천하를 호령하는 마신은 자신이 패배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지 신녀를 이용해 자신의 숙명을 바꿀 생각뿐이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다. 

이 이야기는 음모와 이기심에서 시작되었으나, 
결국 사랑과 헌신으로 끝나게 된다는 것을——




 

<계속>

 

해당 글은 제가 열심히 작성하였으니, 무단으로 복제 하지 말아주세요

* 이미지 출처 : 구글, 티빙, YOU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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